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살인 개미’라고 불리는 붉은 불개미 1천200여 마리가 발견돼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이어 인천항에서 1마리, 부산항에서 2마리가 발견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엔 경기도 평택항에서 애벌레를 포함, 700여 마리나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붉은 불개미가 수백 마리 발견됐다고 밝혔다. 불개미 집도 발견됐다고 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여왕개미는 포획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개미는 여왕개미의 산란으로 개체수를 확산시킨다. 그러므로 반드시 여왕개미를 찾아내야만 한다. 방역당국은 점성페인트 방어벽, 스프레이 약제 살포, 컨테이너 소독 후 반출 등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붉은 불개미의 크기가 3~6㎜정도로 작아서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몸체가 적갈색인 붉은 불개미는 강한 독성을 갖고 있다. 꼬리 부분에 있는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 심한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를 유발해 체질에 따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살인개미라고 불리는 것은 북미에서 붉은 불개미 침에 찔려 사망한 사례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
과거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졌던 변화가 이제는 몇 년, 아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몇 달 이내에도 이루어질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그 변화의 물결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삶의 바꿔놓았다. 오늘은 변화의 기로에 선 기업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는 세계 경제 침제의 장기화, 소득 불균형 심화, 고용 없는 성장, 고령화 시대 진입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 우리 사회의 난제를 풀기 위해 사회적 차원의 다양한 접근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필자는 우리 사회의 난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알아보자.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의 1차적인 목표는 이윤창출이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부터 기업은 단순히 이윤창출만을 목표로 해서는 지속적인 유지 및 발전이 힘들어지게 되었다. 이는 기업의 생존확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기업들의 생존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15년 9월 이른 바 ‘디젤게이트’가…
이쿼녹스 /이상국 씻은 듯이, 이 얼마나 간절한 말인가 누이가 개울물에 무 밑동을 씻듯 봄날 천방둑에 옥양목을 빨아 널 듯 혹은 밤새 열에 들뜬 아이가 날이 밝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부르튼 입술로 어머니를 부르듯 아, 씻은 듯이 얼마나 가고 싶은 곳인가 - 발견 / 2017년·여름호 우리말의 맛깔스러움에 나는 종종 이 나라 시인됨을 행복해하곤 한다. 천하의 연금술사도 어찌 번역할 도리가 없을 듯한 표현과 단어의 묘미는 한국인만이 쓸 수 있고 읽어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고유영역임에 분명하다. 화자는 ‘씻은 듯이’라는 부사어를 가지고 그 말이 지닌 감각적 느낌을 자신의 경험에 견주어 시화(詩化)한다. 갓 뽑은 뒤 개울물에 씻은 말쑥한 무 밑동을 보았는가. 천방둑에 빨아 널은 새하얀 옥양목을 보았는가. 가슴을 새까맣게 태우던 아이가 열을 떨쳐버렸을 때의 후련함을 맛보았는가. 이들 정한들은 불과 몇 십 년 전 비슷한 일을 겪어온 세대들에게 한없는 추억과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씻은 듯이 맑던 비 갠 하늘과 씻은 듯이 청아하던 새소리와 통증으로 부여잡았던 환부도 결국 씻은 듯이 아물던 멍 자국들이 새삼 그리워지는 그곳, 시공을 넘…
가평에는 특이한 학교가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클린 농업대학이 있고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 학교가 있다. 2007년 4월 농업경영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첫 문을 연 가평클린농업대학은 지난해 11기까지 배출했으며 현재 12기가 교육 중이다. 한편 가평 귀농귀촌 학교는 국비를 지원받아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로 현재 2기가 교육 중이며 3기 모집 광고가 나간 상태이다. 일전 귀농귀촌학교 교장으로부터 부탁할 일이 있다며 찾아왔기에 대화를 했다. 귀농귀촌 학교 설립 때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이 있어도 도움을 주지 못한 상태라 미안한 마음에 만나기는 했는데 듣고 보니 무거운 이야기다.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교육생들에게 교육 과정부터 시작해서 수료 후에도 꾸준한 도움이 되도록 멘토단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분들을 만나 의견을 구하는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한다. 도움을 줄만한 위치나 능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도와달라니 난감하기는 한데 아는 처지에 번번이 거절하는 것도 아닌듯하여 마지못해 승낙을 했다. 그리고 오늘이 그 첫 모임이라 다녀왔다. 여러분들이 오셨는데 지역에서 명망 있는 분들과 귀농귀촌을 진즉 하여 정착을 잘한 분들이었다. 살펴보니 생각보다 학교…
녹말가루에 요오드 용액을 섞으면 보라색으로 변한다고 했다. 풋내기 교사는 녹말가루와 요오드 용액, 스포이트, 샬레만 준비하면 가능한 실험으로 즐거운 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 생각만 해도 행복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실험인데도 마치 교사가 요술을 부려주는 것처럼 신기해하는 것도 좋지만 일 년 내내 실험실 근처에도 가지 않는 한 선배 교사가 “왜 혼자서 그따위 짓을 하느냐?”고 빈정댈 때마다 ‘이 아이들 중에서 과학자가 수두룩하게 나오도록 하고야 말겠다!’는 남모르는 각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행복이란 본래 쉽사리 실현될 수는 없는 것인지, 간단한 그 실험을 모임별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녹말은 거무튀튀해지기만 할 뿐 끝내 그 보라색을 보여주지 않아서 미리 참고서를 봐둔 한 성급한 아이는 시험지엔 보라색을 쓰면 되는지 그것만 말하라고 분통을 터뜨렸고, 빈둥빈둥 놀면서 ‘녹말+요오드=보라색’만 암기시키고 있을 선배 교사가 떠올라 교사도 분통이 터졌다. 50년 전쯤의 일이었다. 교과서가 없었던가? 그렇지 않다! 제 구실을 못했을 뿐이었다. 무엇인가 시시콜콜 설명하고 있었을 것이고,
보리는 인류가 재배한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다. 대체로 지금부터 약 1만 년 전에 재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서를 보면 구약시대에도 보리가 나온다. 로마시대에는 검투사들이 힘을 기르기 위해 보리를 즐겨 먹었다. 그리고 이런 검투사들을 ‘보리먹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호르데아리(Hordearii) 불렀다. 검투사들의 별칭이 알려주듯 격한 몸싸움을 하는 이들은 고기가 아닌 보리를 먹었으며, 부족한 영양분은 콩으로 대체함으로서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몇해 전 일본의 한 연구소는 보리의 효능에 대해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쌀만 먹인 쥐는 54분동안 680m를 달렸고 보리를 함께 먹인 쥐는 66분동안 825m를 달렸다. 기록에서 보면 두 번째 쥐가 20%정도 스테미너 증진효과를 냈다.”는 내용이다. 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보리가 지구력을 올려주는 효능이 있다며 로마인들은 일찍이 이를 검투사들에게 적용한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보리의 영양학적 가치는 그동안 과학적으로 수없이 검증됐다. 동의보감에도 보리의 영양은 오곡지장(五穀之長), 즉 쌀 보리 조 콩 기장 중 으뜸이라 기록되어 있다.성인병 및 암 예방에 좋
며칠 전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코미디 영화 ‘I feel pretty’가 개봉되었다. 순간순간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이지만 영화의 내용 또한 너무 좋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감상했다. 주인공 르네 베넷(에이미 슈머 역)은 지하 창고에서 온라인 업무나 관리하는 뚱뚱하고 못 생긴 여성이다. 헬스클럽에서의 얼굴과 몸매도 예쁜 다른 여자들을 보며 주눅이 들기도 하였지만 살을 빼려고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열심히 스피닝 페달을 밟는다. 그러다 체중을 감당 못한 사이클 머신이 망가지면서 그녀는 발이 미끄러져 넘어져 머리를 크게 부딪친 후 놀라운 변화를 경험한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캐릭터로 변신한 그녀는 자신은 뚱뚱하지만 아름답다고 착각하며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의 프런트 데스크 직원 자리에 서류를 접수하여 면접에서 합격을 한다. 이후 회사를 방문하는 VIP들에게 자신은 몸매와 얼굴만 믿고 일을 대충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고 특유의 친화력과 당당함으로 자신을 홍보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미친 거 아냐? 소리를 듣던 그녀는 일관성 있는 뻔뻔한 자신감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회사 프로젝트에 중요한 아이디어를 냄으로써 회사 내 브레인으로 자리잡게…
자공(子貢)이 스승인 공자(孔子)에게 정치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는 세 가지로 대답했다. 정치는 ‘백성들이 먹고살게 해주어야 하고(足食), 군사력을 키워 방어를 통해 생존이 가능해야 하고(足兵), 백성들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民信)’고 대답했다. ‘한서(漢書)’에도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백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임을 뜻한다. 임금된 자는 백성을 하늘 섬기듯 해야 하지만, 백성들의 하늘은 임금이 아니라 곧 식량임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옛 성현들도 경제문제만큼은 가장 절실한 것으로 봤다. 맹자(孟子)는 또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이 없다’고 했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생업을 보장하는, 즉 항산(恒産)이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일정한 마음, 항심(恒心)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이며, 그렇지 못하면 어떤 나쁜 짓이라도 할 수밖에 없으니 사후 처벌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우리 속담도 같은 맥락이다
투계 /고성만 맨드라미가 머리를 쭉 뻗었다가 푸드득 도약하여 칸나의 대가리를 찍는다 살점이 떨어져 나간다 우수수 날리는 깃털 피가 튄다 야산에 깊게 팬 자동차 바퀴 신발 흙 질컥거리며 환호성 지르는 사람들 마스카라 지워진 노을이 저녁 꽃을 줍는다 - ‘투계’전문 맨드라미와 칸나의 식물 이미지에서 닭이 싸우는 과정 즉 동물이미지로의 묘사전환이 빛나는 시이다. 특히 붉은 색이 주는 주위 환기력과 역동성이 선명하다. 맨드라미는 키가 작지만 “칸나의 대가리를 찍”고 있어서 강렬한 대항정신이 느껴진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피가 튀”는 장면은 여과 없는 싸움의 현장이다. 그런데 시인은 여기서 “깊게 팬 자동차 바퀴”를 통해 문명사회의 거친 이미지를 걸쳐 놓는다. 이 상황에서 볼 때 세상은 아이러니하다. 평화로워 보이는 칸나와 맨드라미 꽃들에서 억압된 사회의 이면을 보고 치열하게 싸워나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포착해 낼 줄 아는 그가 바로 고성만 시인이다. /박수빈 시인…
먼저 어떻든 우리 사회와 국가의 위기의식을 느끼고 무언가를 행동하여야겠다는 마음을 품는 사람들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면서 나는 일관되게 주장한다. 지금이 위기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나라의 기틀이 흔들릴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이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기회가 될 수 있는 조건들을 짚어보면 큰 위로가 되고 용기가 솟는다. 본래 위기(危機)란 말은 두 단어가 합하여진 합성어(合成語)이다. 위기란 단어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가 합하여진 단어이다. 어느 시대에나 위기는 닥치기 마련이고 그 위기에는 기회가 들어있다. 문제는 위기 속에 깃들어 있는 기회를 찾아내어 어떻게 바닥에서부터 새 출발하느냐가 문제일 따름이다.불가(佛家)에서 쓰는 말 중에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진일보(進一步)하라’는 말이 있다. 아마 도(道)를 깨치려면 백자나 되는 외나무 막대기 위에서 앞을 향하여 한 발 내디뎌라, 그런 결단이 있어야 득도(得道)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 담긴 말일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와 나라가 당면한 위기상황에서 나는 이런 말을 되풀이하고 싶다. 인간은 너 나 할 것 없이 조금만 편해지면 안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