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매치 Big Match-로봇들의 봄 /우원호 (……) 바둑의 신神 VS 사이보그 21세기 최대의 역사적인 빅 매치에서 알파고가 완승했네 이세돌이 완패했네 (……) 인간들의 두뇌와 손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들이 인간들을 지배하는 로봇들의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네 인간들의 봄은 가고 로봇들의 봄이 왔네 - 우원호 시집 ‘폴 세잔의 정물화가 있는 풍경’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매년 약 14,000톤의 우주먼지에 유기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되었다는 학설이 있다. 이 유기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인체의 구성 원소들인 수소나 탄소 같은 원자들이다. 이것들을 더 쪼갠다면 전자나 양성자나 중성자, 또 더 나아가면 무슨 쿼크(Quark)나 초끈이나 파장(波長) 같은 물질이 될 것이다. 인간도 결국 ‘물질’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알파고라는 ‘물질’이 아무리 중무장한다 해도 우리에게는 ‘사랑’이라는 극한의 무기가 있다. 인간의 피조물인 로봇들의 봄이 왔다 해도, 우리에게는 저 하늘, 저 태양 아래…
1923년 미국의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서는 뒤샹이 작품 활동을 접고 체스 선수가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 소문이 날만도 했던 것이 당시 뒤샹은 일 년에 몇 차례나 국제 체스 경기에 출전했고 작품 활동을 매우 등한시했기 때문에다. 심지어 니스, 파리, LA 등에서 열린 체스 경기에서 그는 꽤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1924년 오토 노르망디 체스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기사는 뒤샹이 매우 진지하고 열정적인 체수 선수이며 매우 직설적인 전략을 쓰는 선수라고 평한다. 그러면서 다다이스트(Dadaist) 뒤샹이 체스 판 앞에서만큼은 다다이스트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뒤샹이 처음 체스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은 뉴욕에 정착하고 난 바로 다음부터였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인 1919년 미국에서는 금주법이 내려졌다. 뉴욕의 예술가들은 그 시절 뉴욕의 거리가 적막했었다고 술회한다. 금주법이 내려졌다고 사람들이 전혀 술은 마시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높은 값을 지불하면 밀거래되던 술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술값은 치솟았고, 가난한 예술가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공장과 가게가 뒤섞인 공동주택 내의 작업실은 안락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계곡은 흔히 여름 관광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평상에 둘러앉아 수박이라도 한 통 시원하게 쪼개 먹은 경험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계곡에도 사계절은 존재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곡은 늘 그 자리에 있다. 푸릇한 봄을 시작으로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선물하고, 가을에 단풍이 쌓인 풍경과 겨울 설경도 챙길만한 볼거리다. 계곡이라는 단어에서 시원한 여름 어느 한나절의 추억을 떠올렸다면 지금부턴 겨울 계곡에 대한 추억을 차곡차곡 적립해 보자. 포천 백운계곡 곳곳에 놓였던 평상이 말끔하게 치워져 제 모습을 찾은 계곡에서 겨울 여행은 다시 시작된다. 눈 내린 흥룡사에 풍경소리 자욱한 백운계곡 백운산과 광덕산이 만나는 곳에 10㎞에 달하는 계곡이 만들어졌고, 백운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운계곡 주차장에 차를 대고 쉬엄쉬엄 걷다 보면 얼마 되지 않아 신라말 도선국사가 창건한 흥룡사를 만나게 된다. 절의 위치를 정할 당시 나무로 만든 세 마리의 새를 날려 보냈는데 그중 한 마리가 내려앉은 백운산에 절을 세웠다고 알려진다. 절을 지나 백운교를 건너 걷다 보면 금세 깊은 산세로 들어선 느낌을 받는다. 신선들이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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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토성산 (積土成山)’.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작은 물건도 많이 모이면 상상도 못할 만큼 커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른바 가성비 정책, 즉 적은 예산으로 도민의 삶과 경제에 미치는 직접 효과가 큰 정책을 주도하는 이 지사의 평소 철학을 잘 나타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도정이든 국정이든 행정이든 다 똑같아 화끈하게 한방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성과는 조그마한 것들을 여러 군데에서 많이해 끌어내야 한다. 결국은 조그마한 게 쌓여서 어느 순간에는 변한 것을 느끼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국가와 지자체의 가장 큰 역할은 그 구성원들이 공정하게 자기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격차와 불평등과 불공정을 정상화하려는 처절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도 투기나 특정인의 부의 축적 수단이 돼어온 부동산 불균형 문제가 다뤄지길 기대했다. 이는 이 지사가 소득 불균형과 부동산 투기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주창해온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과 맥을 같이 한다. 이 지사는 특히 ‘공정’을 강조하며 취임 이후 지난 1년 반동안 ‘새로운 경기 공정한
사람에게 미래를 보는 눈이 주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생각만 해도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린다. 타고난 운명을 미리 알아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길흉화복에 적절히 대처, 희로애락중 슬픔과 분노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불행하게도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다. 그래서 사는 동안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속에 방황한다. 특히 해가 바뀌고 나이가 들어 갈수록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 간다.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체념하며 살아가지만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문제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나타난다. 어느 시대 누구를 막론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는 이유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점(占)이다. 역사도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다. 정보와 미래 예측이 가능한 자료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도 역할엔 변함이 없다. 인기도 식을줄 모른다. 거기엔 무속인들도 포함된다. 덕분(?)에 첨단시대지만 사람의 내일을 예언하는 점(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거대한 시장으로 커가고 있다. 규모가 영화산업에 육박하는 2조원이 넘는다는 조사도 있다. 점점 불확실 시대로 가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언제쯤 괜찮아질까. 풀리긴 할까. 나이에 상관없
2017년 12월 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중한 29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총 69명의 사상자와 약 20억 35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 된 참혹한 현장은 대중사우나, 헬스클럽, 음식점 등 우리가 수시로 이용하는 일상생활 공간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천 화재현장 사망자 중 20명이 여자사우나에서 발생했고 이들은 비상구가 선반에 막혀있어 비상구를 찾지 못한 채 출입구 부근에서 다수가 사망했다. 이에 반해 3층 남자사우나에서는 이발사가 비상구로 안내해 모두 대피했다. 결국 화재발생 당시 현장에서 이들의 생사를 가른 것은 바로 비상구였다. 모든 사물은 무관심하면 차츰차츰 사라지거나 존재감이 없어져 사물 본연의 가치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비상구 역시 사용자들의 무관심과 소홀함으로 인해 점점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는건 아닌지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비상구에 설치된 도어클로저 제거 또는 고임목 설치, 비상구 주변 선반 및 장애물 방치 등 우리가 평상 시 눈으로 보고도 무심코 지나버린 피난시설 안전관리의 소홀함이 제2, 제3의 제천 스포츠센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제
사랑에의 길 /이반 투르게네프 모든 감정은 사랑으로, 정열로, 이끌어질 수 있다. 증오로, 연민도, 냉담도, 존경도, 우정도, 공포도… 그리고 멸시까지도 그렇다. 감정이란 감정은 모두… 단 하나 감사만을 빼놓고. 감사는---부채, 사람은 누구나 부채를 갚는다… 그러나 사랑은---돈이 아니다. - 투르게네프 ‘투르게네프 산문시’ 김학수 옮김 / 민음사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회의적인 자문을 할 때는, 대개는 지난한 사랑이 끝난 후이다. 투르게네프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사랑의 요소로 대답하고 있다. 너와 나는 모든 감정을 ‘증오도, 연민도, 냉담도, 존경도, 우정도, 공포도…/그리고 멸시까지도 차용할 것이다. 감정이란 감정은 모두…’ 동원될 것이다. 여기에서 시인은 안온하고 평화로운 요소보다 불행한 요소를 더 추가하며 사랑을 의미한다. 그리고 ‘감사’를 제외하며, 사랑은 교환의 가치가 될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더욱이 ‘사랑은-돈이 아니’라며, 사랑이 ‘자본화’ 되어가는 점을 경계한다.…
한 해를 마감하는 문학 행사에 참석해보면 결국 화제는 이 혼탁하고 불안한 시대에 과연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조 섞인 이야기로 귀결된다. 작가라면 시대를 불문하고 던지는 공통된 화두일 것이다. 영국에서 출생하여 미국 시민이 된 오든(W. H. Auden 1907-73) 역시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암울한 시대적 상황에서 이 같은 화두를 던졌다. 1939년 1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현대시인이자 극작가인 예이츠(W. B. Yeats 1865-1939)가 작고하자 오든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비가(悲歌) 「W. B. 예이츠를 기리며」(“In Memory of W. B. Yeats”)를 썼다. 이 시는 시인의 죽음과 예술을 노래하는 탁월한 비가 중의 하나로 꼽힐 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관계, 나아가 사회를 개혁할 시인의 새로운 역할을 노래하는 예언적 명상시로도 높이 평가된다. 그는 한 겨울에 사라졌다./ 개울은 얼어붙었고, 공항은 인적이 드물고,/ 눈은 공공 조각상들의 형체를 바꾸어놓았다./.... 그가 죽은 날은 어둡고 추운 날이었다. (「W. B. 예이츠를 기리며」 1부 첫 부분) 첫 시행은 언뜻 모든 자연 현상이 시인의
신년인터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교사와 교육공무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성과급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추진될 전망이다. 또 미래교육에 적합한 공간을 지닌 학교설립이 추진되며, 담임교사 대신 지도교사제도 도입이 검토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020년 신년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19일 도교육청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9년도 추진사업의 성과를 밝히고, 향후 세가지 사업을 중점연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정 교육감은 “2020년은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희망’은 혁신교육 10년의 과정을 성찰하면서 ‘존엄, 정의, 평화’를 실천 가치로 정립하고 이 가치가 미래로 나아가는 원동력이자, 기본정신이며 교육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2030년 이후 미래사회 이끌 인재육성 초점 수원·부천·의왕 초·중·고 통합형 학교 건립 담임교사 대신 지도교사제도 도입 검토 임기 내 교직원 성과급제 폐지도 추진 고교학점제 등 교육시스템 변화 대비 매입형 유치원 정책 원점서 논의 필요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