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과정속 증인은 매우 중요하다. 증인의 증언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기도 하고 재판이 뒤집히 기도 해서다. 따라서 민사재판이건 형사재판이건 증인이 등장하지 않는 사건은 없다. 하지만 예부터 이러한 증인의 증언이 증거로서 절대성을 보장 받지는 못했다. 증인은 살아 있는 인간이어서 애초부터 그 경험한 바가 정확하지 못할 경우가 있을 뿐 아니라, 가령 그것이 정확하였다 하더라도 그 기억이 흐려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해관계에 따라 양심을 속이고 거짓을 진술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도 누구든지 증인이 될 수 있었으나 근친자(近親者)에게 형사책임이 돌아갈 위험이 있는 증언은 금지시켰다. 과학적인 증거의 수집이 거의 어려워서 증인의 증언이 중요했던 그 당시에도 증인의 자격에 많은 제한이 가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소송당사자와 동거하는 친속(親屬)과 외조부모·외손·처의 부모·사위 또는 손부·부(夫)의 형제·형제의 처 및 노비 등은 서로 증인이 될 수 없게 한 것 등이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증인이 감정(鑑定)·서증(書證)·검증(檢證)·당사자 신문과 더불어 증거 확보하는 방법중 하나로 치부 되
천년송 바람소리 /김종빈 와운마을 언덕빼기 한아씨와 할매 낭구 찡하고 짠한 맘 솔바람으로 울어내며 하세월 지켜 본 천년 못 볼 꼴 많았겠다 목숨이나 부지하려 숨어든 것도 죄일까 아랫마을 무지랭이 빨치산이 뭐다냐며 파르르 거꾸러지던 핏빛, 외마디 비명 지아비 뼈를 묻고 쫓겨나듯 내려간 산 곱게 물든 뜬구름이 밀고 온 진양조로 노부부 양팔에 안겨 토해내는 진혼곡이다. 나이 사십이면 유혹에 지지 않고 불혹(不惑), 오십이면 하늘의 뜻을 알며 지천명(知天命), 육십이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들린다는 이순( 耳順). 공자님의 말씀인데 오늘날 우리들의 삶에는 더 이상 이해 적용이 어려워 보인다. 세상의 순리를 듣는 耳順, 또한 하늘의 뜻을 새기는 일이기도 하다知天命, 나아가 일상의 불협화음을 보상받고 미혹됨이 없이 不惑, 담담하게 늙어가는 일, 비로소 어른이 되어간다고 한다. 시인이 말하는 것처럼 어떤 서러움이 깊게 그을린 진혼곡 같다. 나열, 중첨, 부연시키는 엮음의 표현형태로 시적인 이미지를 구체화시켜 어떤 토속적인 정취와 사람들의 상황들이 잘 읽혀진다. 전설로 전언에 오는 연가로 읽어나가야 할까. 뜬금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행복이란 상태는 어떠한 것일까 일시적인 감…
다음 달 27일이면 미허가, 미신고축사 적법화 행정처분 유예기간이 종료된다. 아직도 상당수의 축산농가는 적법화를 추진 중에 있거나 아예 시작도 못한 농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나 환경부는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 결국 생산자단체에서 ‘적법화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농가’에 대해 추가적으로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며 청원 중에 있다. 이런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1차적으로 가축분뇨의 자원순환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2013년 환경부가 가축분뇨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18년 3월 25일부터 단계적으로 불법시설물에 대해 ‘사용중지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행하지 않을 때 ‘폐쇄명령’까지 하도록 해 ‘축산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크나큰 부담을 주는 법 개정을 꼼꼼하게 하지 못한데 있다. 축산농가들의 ‘어떻게 되겠지’하는 안이한 인식과 ‘버티고 보자’는 무분별한 대응으로 적법화를 위한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데 기인하기도 하다. 이제부터라도…
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나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누구나 건강하기 위해 좋은 것을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한다. 이러한 육신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영혼의 건강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명의는 세 명의 의사가 있는데, 그것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일까? 우선 잘 먹기도 해야 하지만 잘 자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잘 먹고 잘못 자면 잠이 안 오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잠 못 이루는 한 여름 밤에 불면증에 걸리면 수면이 부족해 체중이 증가하면서 심장 질환과 염증까지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염증 반응 지표인 C-반응성 단백(CRP)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이들이 뒷골목 먹자골목, 음식점에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새껏 먹고 마시며 2차 3차 허송세월한다. 내 몸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발암물질인 흡연과 술을 즐기면서 밤을 지새워 잠을 설친다. 새벽에 집에 들어가면 가정불화는 물론 생체 호르몬의 흐름이 깨지면서 뱃살이 나오고 탄수화물 중독증에 시달린다.
오는 2021년 개성공단과 가까운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21만2천663㎡에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생산용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보관할 물류시설과, 개성공단 상품과 북한의 공산품과 특산품을 전시·홍보하는 판매장인 경기파주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23일 경기도와 파주시, 개성공단복합물류단지㈜가 ‘경기파주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 조성협약’을 체결했다. 경기파주개성공단 복합물류단지는 2013년 4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2016년 2월 공단 폐쇄로 천문학적 피해를 입은 뒤 공단 가동 재개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경기도와 파주시는 물류단지와 관련한 모든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고 물류단지 입주기업에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 또 개성공단복합물류단지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주민을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본보 26일자 1면) 개성공단은 지난 2004년 12월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남북이 개성공단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 10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끌고 두번째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였다. 이후 2000년 8월 방북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에게 개성특구 결정을 통보했다. 그리고 북측은
경기도내 복지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된다. 김경협·김두관·김민기·김영진·임종성 등 도내 국회의원 31명이 공동주최하는 매머드급 행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도내 복지기관·단체 등 15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29일 열리는 ‘복지대상자 선정기준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다. 경기도민 13만여 명이 불합리한 선정기준으로 복지 역차별을 받고 있어 열린다. 이날 행사는 이런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이 주관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다. 역차별은 ‘국민기초생활보장 및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국민기초 및 기초연금 복지대상자’는 이렇다. ▲대도시 (특별시, 광역시) ▲중소도시 (광역도의 시지역) ▲농어촌 (광역도의 군지역) 등 모두 3단계의 ‘지역별 주거유지 비용공제 기준’을 적용해 선정된다.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갖췄더라도 대도시에 거주할수록 기본재산액(주거유지비용) 공제가 커져 대상자로 선정될 확률이 높아진다. 공제기준에 따르면 ‘대도시’에 포함되는 ‘6대 광역시’보다 실제 전세가격이 비싼 경기도가 ‘중소도시’에 포함돼 발생했다. ‘복지 역차별’이라는 이유다. 도는 그동안 3단계로 분류된 현행 지역별 기본재산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성장의 대표 산업으로 꼽힌다. 세계 여행객 수는 2002년 약 7억 명, 2012년 10억 명을 넘어 2015년 12억 명, 2017년 13억 명에 이르고 있다. 세계화 추세와 함께 한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수는 관광객의 송출과 유입에 중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인접 국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거 해외여행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 대형 오일쇼크, 금융악재 등 관광 외적 요인들은 더미변수 처리해 영향 여부를 파악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세계화된 현재는 미세한 국제정세 변화에도 그 파급효과는 관광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관광학계에서도 국제관광 수요,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됐다. 아웃바운드 보다는 인바운드 개념에서 출발해 자국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륙별, 인근 중요국가별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주를 이뤘다. 요약하자면, 주요 결정요인은 소득, 상대물가, 교통비용(거리와 관련이 있는 항공료 등), 환율, 자원매력도 등이며 소득과 자원 매력도는 긍정적으로, 상대물가, 교통비용, 환율은 부정적으로 국제관광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
이탈리아 여행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멋지고 친절한 남자? 몇 배의 바가지? 아니, 아니. 가장 조심할 것은 첫째도 소매치기, 둘째도 소매치기, 셋째도 소매치기다. 오전 9시 로마 테르미니역. 카스트로 프레토리오역에서 B라인 전철을 타고 테르미니역에서 A라인으로 환승했다. 나처럼 바티칸 박물관을 가려는 사람들이 몰려서 역이 혼잡했다. 박물관 예약을 12시로 했지만 성 베드로 성당도 가야하기에 일찍 서둘렀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관광객 천지였다. 하필 배낭여행의 마지막 도시가 극성수기에 다다른 로마였다. 전동차 안은 서울의 출퇴근 전철보다 더 비좁았다. 에어컨이 가동되긴 하는 것 같은데 워낙 사람이 많아서 더웠다. 서로 맨살이 닿지 않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종합선물 세트처럼 다양한 인종을 꾹꾹 눌러 담은 전동차가 출입문을 서서히 닫기 시작했다. 그 때였다. 닫히는 전동차 문을 온몸을 던지듯 들어온 두 여자가 있었다.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비좁은 틈을 용케 뚫은 여자가 나를 스쳐 중앙으로 들어섰다. 숄을 어깨에 두른 그녀의 겨드랑이 밑이 내 팔을 스쳤다. 그 느낌은 ‘미끄덩’ 하고 살갗에 와 닿았다. 그 더운 날 숄까지 두르다니. 이
수원 행궁동 골목 안 ‘예술공간 봄’ 이윤숙 대표를 만나다 비영리 전시공간 ‘대안공간 눈’ 십여 년 동안 젊은 예술가 발굴·지원 행정 지원정책 부재로 올해 초 폐관 주민·관광객 예술체험 공간 등 변경 ‘예술공간 봄’ 카페·전시실 계속 운영 “대안공간 ‘눈’ 역할 이어나갈 것” 수원시 행궁동의 골목 안에 예술을 들여놓고 살아 숨 쉬고 있는 예술공간 봄. 지난 2005년부터 십여 년 동안 신진 작가들의 시각예술 활동 지원과 육성은 물론, 문화재보호정책 등으로 슬럼화 돼 가던 행궁동에 활기를 불어 넣었던 대안공간 눈이 올해 초에 폐관됐지만 눈과 함께하던 예술공간 봄은 그 연장선에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지난 22일 전(前) 대안공간 눈 대표이자 현(現) 예술공간 봄 대표인 이윤숙 조각가를 만나봤다. 대안공간 눈은 지난 1월 31일 많은 작가들과 관계자들의 안타까움 가운데 폐관됐다. 일반 주거 공간인 가정집을 개조한 눈은 그간 비영리 전시공간으로서 실험적인 젊은 예술가들에게 일종의 ‘비빌 수 있는 언덕&r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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