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함께 하는 여러분의 ‘섹스 라이프(sex life)’는 어떠신가요?” 필자가 진행하는 부부의 성(性)과 관련된 강연에 오신 참여자들에게 필자가 항상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 강연에서 비슷한 반응이 나타난다. 어색한 미소가 시작되고 잠시 후 용기 있는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에이~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닙니다!” 이 말에 필자는 다시 질문한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가족(배우자)이 아닌 누구와 그래야 하나요?” 다시 참여자 얼굴에 어색한 미소가 나타난다. 성은 우리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다. 단순히 쾌락의 문제가 아니다. 20대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판 킨제이 보고서(강동우 성의학 연구소, 2016)’에 따르면 ‘성생활이 삶과 인간관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93.9%의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생활의 만족도는 어떨까? 4명 중 1명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만족 41%, 보통 36.1%, 불만족 23.8%)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상대의…
살아 생전, 간다라 미술의 상징이며 최고의 걸작품으로 평가받는 ‘석가모니 고행상(苦行像)’을 직접 친견하고 싶다. 파키스탄의 라호르박물관에 전시된 ‘간다라 불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고행상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 붓다의 6년간의 극한 고행을 묘사한 84㎝ 높이의 좌상으로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와 힘줄과 핏줄이 극사실적으로 표현된 간다라 미술의 상징이자 절정의 시기에 만들어져 이 시대 불교 미술사를 소개하는 책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간다라 양식은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으로 그리스 헬레니즘 문화가 고대 인도 북서부 지역인 간다라에 전해지면서 생겨난 불교미술 양식을 말한다. 붓다가 태어날 당시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인도는 16개국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인도 변방의 오지 북부의 카필라 왕국은 히말라야 산맥아래 부족국가 수준의 작은 나라로 이곳에서 태어난 붓다가 출가했을 때 약소국은 이미 정복을 당하고 강대국 마가다·코살라·아완티·왐사 등의 4개국이 서로 패권을 다퉜다. 인생의 목표가 분명해 삶과 죽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근원적인 인생고를 해결하고자 생명이라도 내던질 참이었던 붓다, 2600년 전 인도는 수행자를 존중해 공양(식사)을 대접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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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포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에 보내는 인천 서구 검단과 김포 주민들의 경고장’을 발표했다. 김포시 한강신도시총연합회와 인천 검단주민 총연합회를 비롯한 검단 지역 16개 아파트 주민들이 참여했다. 경고장의 내용은 ‘중앙정부가 GTX-D 노선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은 힘을 실으라’는 것이다. GTX-D 노선은 김포 주민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각종 철도사업에서 소외된 채 수도권 3개 지역의 쓰레기까지 처리했던 인천시 서구 검단지역 주민들의 염원이다. 김포시 한강신도시총연합회는 지난 4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에 조기 착공 의견을 올렸는데 27일 오전까지 1만 2천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청원 내용은 “2기 신도시인 김포와 검단의 서울 출퇴근 교통 불편 해소와 한강 하구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GTX-D의 빠른 노선 결정과 조기착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포·검단 지역을 출발점으로 해서 마곡·여의도를 관통해 잠실을 지나 하남 방면으로 가는 노선이 김포의 가치와 주민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11일 종료된 청원도 있다. 한강이남 가로라인은 수요가 폭발적인데도 불구하고 한강 아랫 쪽을 가로로 잇는 노선만 없다면서 김포-
희생에는 반드시 보상이 따라야 한다. 비록 보상을 바라고 한 행위가 아니더라도 그렇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 등 구성원을 보호해야할 책임이 있는 단위에서는 응당 그래야 한다. 개인의 희생을 강요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기북부지역은 암암리에 또 노골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했다. 접경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찾아주기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팔을 걷었다. 이 지사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만나 경기북부 주민들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요구했다. 군사 규제 완화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당연한 요구다. 지난 26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도-국방부 접경지역 지자체장 간담회’에서다. 이날 이 지사는 경기북부가 북한과 접경하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레 환기 시키며 이야기를 이끌었다. 당연한 사실을 재차 강조해 안보를 위해 커다란 희생을 치러온 지역 주민들의 인내와 헌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어 지금이 보상을 해야 할 적기(適期)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게 만드는 ‘선(先)현실인식 후(後)목적달성 화법’이다. 이와함께 ▲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꼭 필요하지 않은 군사규제 완화 ▲북부지역에
김 교사 : 요즘 학생들 때문에 속이 상하고 답답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이 교사 : 뭐가 그리 속상하고 답답하죠?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학생들 핑계를 대는 건 아닌가요? 김 교사 : 자기소개서, 동아리활동 같은 비교과 영역은 아예 없애버리고 교과 성적만 평가하면 좋겠다잖아요. 그뿐인가요? 심지어 수행평가조차 없애라는 학생들도 있어요. 이건 뭐…. 이 교사 : 그럴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과정을 중시하자며 수행평가를 강조하기 시작한 건 오래전이었죠. 대입전형에 반영되기 훨씬 전에 일반화됐잖아요. 학교교육에 관한 한 애초엔 이상적이기만 한 제도나 시책이 점차 변질되거나 사라지고 만 경우가 어디 한두 가지입니까? 김 교사 :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우리는 적용해보지 않은 교육제도가 거의 없고 성공시킨 제도도 없다는 자조적 농담도 들어봤어요. 고교 성적 1위인 한국 여학생을 하버드에서 받아주지 않아 의아했는데 봉사활동 실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는 사례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동사무소에 나가 일하고 자녀 이름의 확인서를 요청한 일이 기사화됐을 때 그게 바로 봉사활동이 무너질 징조였던 것 같아요. 이 교사 : 결코 사소한 사례들이 아니죠. 봉사활동의
오래된 케케묵은 논제다. 보존 대 개발, 관리 대 활용. 세계유산을 둘러싼 흔한 논쟁이다. 세계유산(world heritage)은 미래 세대에 전달할만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유산이다.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 문화재청에서도 지난 7월 지정된 ‘한국의 서원’의 체계적 보존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 안으로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이후 시행령을 마련해 5년 단위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대한 종합계획(문화재청)과 시행계획(지자체)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9개 서원을 통합 관리할 주체와 홍보와 활용방안을 포함한 통합관리체계를 2020년까지 마련하고, 안내판과 누리집, 홍보영상물, 해설사 양성 등도 통합해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문화재청의 보존·관리와 활용이라는 종합계획이 새삼 궁금하다. 보존·관리와 활용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간극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의 인정받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 Outstanding Universal Value
안병용 의정부시장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해 6·13 선거에서 3선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는 이번 임기가 더욱 바쁘다.민선 7기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쳐야 하기에 재임기간 동안 산적해 있는 현안 사업들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안 시장의 탁월한 창의력과 강력한 리더십은 의정부시의 발전을 크게 앞당겼다. 안병용 시장으로부터 현안 사업들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들어봤다. 재임기간 주목할 만한 성과 및 핵심 사업은. 시민 여러분들이 의정부를 새롭게 바꿔 한 단계 더 발전시키라고,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3선 시장이라는 영광과 함께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다. 또 그동안 해왔던 사업들을 확실하게 마무리 하라며 지엄한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시민들의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민선 7기에 의정부의 미래비전이 모두 담기도록 ▲100년 먹거리 조성의 희망도시 ▲시민중심의 선진교통도시 ▲일류수준의 교육선도도시 ▲시민맞춤형 복지도시 ▲통일과 안전 중심의 행정도시 등 총 5대 약속 37개 사업을 제시했다. 주목할 만한 성과는 우선 전국 최초 민자 개발방식으로 추진한 직동 및 추동 근린공원조성사업이다. 직동·추동근린공원은 지난 1954년…
우리 생활 속에서 ‘폴리염화필림’소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값이 싸고, 원하는 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고, 재활용도 쉬운 장점 때문이다. 파이프 같은 건축자재는 물론, 저장용기, 필름, 주방 생활용품 등이 여기에 속한다. PVC로 불리는 폴리염화필림은 원래 딱딱한 물질이다. 인체에도 해롭지 않다. 하지만 단단한 PVC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가소제가 문제다. PVC 분자 사이로 들어가 분자의 결합을 유연하게 바꿔 주는 물질인 가소제에 다량의 환경호르몬이 섞여 있어서다.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넣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식용유 등의 기름 성분을 담아 두는 것도 좋지 않다. 가소제가 녹아 나올 수 있어서다. 물론 가소제를 섞지 않은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과 같이 원래부터 부드러운 성질을 갖고 있는 플라스틱 소재도 있다. 대부분의 용기나 식품을 싸는 랩, 물이나 음료를 담는데 많이 쓰는 페트(PET), 어린이용 장난감, 주사기 같은 의료기에 사용한다. 하지만 아직도 가소제첨가 플라스틱제품은 우리주위에 널려 있다. 그동안 유해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법적으로 규제를 벌여왔지만 위험의…
첫사랑 /조은길 밥보다 술을 더 좋아하던 남자 보신탕 국물에 흰밥을 말아 먹던 남자 화가 나면 밥상을 뒤엎던 남자 거짓말을 하면 말을 더듬던 남자 산에 가면 산열매 들에 가면 들 열매를 두 손 가득 쥐여 주던 남자 한밤중 불덩이가 된 나를 들쳐 없고 십 리 자갈길을 뛰어서 약방 문을 부수던 남자 그날 네 심장에 쿵쿵 박히던 가쁜 숨소리 나를 불끈 끌어안고 드나들던 딱딱하고 축축한 손길 지워지지 않아 도무지 지워지지 않아 글로는 양성평등 동물 보호를 외치면서도 아직 페미니스트도 채식주의자도 되지 못하였네 지금은 아련히 꿈결에서나 만나는 술쟁이 화쟁이 말더듬이 남자 하나 때문에 - 시집 ‘입으로 쓴 서정시’ 첫사랑, 내 마음에 처음으로 받아들인 사람으로 하여 앓게 되는 열병. 그 사람이 이성이든 동성이든 상관없이, 아무런 계산 없이, 어떤 징후도 없이, 어느 날 불쑥 내 가슴 속으로 밀고 들어와 자리 잡아 버리는, 그 얼마나 순수하고 순결하고 순정한 빛깔인지는 누구나 다 알 것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찾아오고 그 첫사랑 때문에 어른이 된다. 가끔씩 혼자 들춰보게 되는, 꿈결에서나 만나는 그런 남자지만 첫사랑은 내 가슴에 처음으로 찍은 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