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이제 3일 앞으로 다가왔다. 9일 오후 8시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은 공동으로 입장한다. 이 평화의 행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그 끝은 ‘평화통일’이다. 92개 참가국 선수단이 입장하는데 때 남북 선수단은 맨 마지막 순서로 공동 입장한다.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장은 최대한 많은 인원이 공동입장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남측 150여명, 북측 40여명이 공동입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북선수단이 대규모 국제대회에서 공동입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600명),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56명-남측 44명, 북측 12명)이 공동 입장한 바 있다. 개막식에 앞서 230여 명으로 구성된 응원단이 태권도 시범단-기자단과 함께 오는 7일 방남한다. 8일과 11일엔 강릉과 서울에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열린다. 그런데 관람 신청을 받은 결과 엄청난 경쟁률을 보였다. 3일 신청을 마감해보니 무려 15만 6천여 명이나 몰렸다는 것이다. 입장권은 연령대별로 무작위로 추첨, 530명(1인당 2매)에게 제공되는데 8일 강릉 공연
홍재전서에는 당시 건물의 편액을 일일이 다 열거하여 그 뜻을 기록하고 있다. ‘낙남헌(洛南軒)은 한(漢) 나라 고조(高祖)가 낙양(洛陽)의 남궁(南宮)에서 주연을 베풀었던 뜻을 취한 것이고, 우화관(于華觀)은 화(華)의 땅 봉인(封人)이 축원한 뜻을 취한 것…’ 등이 나와 있다. 그리고 방화수류정(訪華隨柳亭)의 의미는 ‘꽃이 핀 산과 버들이 늘어진 냇가의 뜻을 취한 것이다’라고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방화수류정을 현시점에서는 이와 다른 가설이 두 개가 더 있다. 첫 번째는 중국 송나라 정명도(程明道)의 시 ‘춘일우성(春日偶成)’에서 나오는 시구를 차용한다. 詩의 내용은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 방인불식여심락(傍人不識余心樂) 장위투한학소년(將謂偸閑學少年)’이다. 해석하면 ‘구름은 맑고 바람은 가벼운 한낮에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시냇물을 건너간다. 사람들은 나의 즐거운 마음을 모르고, 한가함을 탐내 소년처럼 논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천(柳川·수원천)을 따라가면
며칠 전 평택 통복시장에 큰 불이 났다. 불은 시장입구 쪽에 위치한 3층짜리 상가에서 시작됐으며 인근 점포 두 곳으로 옮겨 붙었다.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1층 뻥튀기 집이 발화지점이라고 했다. 기존 건물에 샌드위치 판넬로 증축한 구조여서 유독성 연기가 심했다. 큰 인명피해가 없어 불행 중 다행이다. 건조한 날씨에 춥다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날도 얼마나 추운지 소방호스에서뿜어져 나온 물이 그대로 대로변에 얼어붙고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시장 안이지만 길이 뚫려있어 소방차 진입이 수월했고 소방관의 발 빠른 활약으로 더 큰 불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두 시간여 만에 큰 불은 잡히고 화재현장에 연기만 간간히 올려오고 있다. 한 숨 돌린 소방대원들은 이른 아침에 난 사고로 식사도 놓쳤는지 길가에 웅크려 앉아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과 지친 모습으로 컵라면을 먹는 저들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이고 형제이며 이웃일거라는 생각을 하니 따뜻한 해장국이라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모자에 장갑에 머플러로 꽁꽁 싸매고도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는 날씨에 불과 물과 한바탕 전쟁을
풀꽃 시선 /최미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벽을 넘어 미지에 대한 동경으로 하나둘 돌을 옮길 때 마다 낮아지는 벽을 타고 바람이 흘러내렸다 굳은살이 배는 동안 바람은 맑은 숨의 통로였다 푸른 햇살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른 채 돌을 옮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바람은 제각기 허공 속으로 사라져 갔고 미지에 대한 동경도 흩어져 꿈이 되었다 시력을 잃어버린 세상 속의 눈 그제야 푸른빛이 어디에서 오는지 보였다 남아있는 돌 틈으로 내린 여린 생명 겨우내 얼었던 시린 땅 위로 하얀 꿈이 서렸다 단단히 뿌리 내린 자리 위로 푸른 빛 머금고 피어나는 작은 풀꽃 하나 풀꽃에 생명을 담고 애찬한 미지의 세계를 담고 있다. 햇살과 빛으로 이미지화 비유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돌하고 참신하다. 풀꽃을 통해 감각적인 반응을 재치 있게 담는다. 화자는 자신의 마음과 한숨을 돌려 희미해지는 꿈으로 비유하고 다정다감한 여성적인 섬세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시인은 단정하다 못해 글의 성품처럼 단맛의 여인이다. 이 시는 시적 진술과 산문적 진술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 산다는 일이 밝은 태양의 빛만 같지는 않다. 어둠과 슬픔을 불운의 언덕과 희망이란 메시지는 그래서 더 처
긴급재난문자는 국민안전처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과 이동통신사의 협의에 따라 한파와 태풍, 폭설, 지진 등 각종 재난이 났을 때 무료로 휴대전화에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는 폭우나 태풍의 영향 등 기상 악화로 위험할 때 동 단위까지 세분화해 보낼 수 있어 실제 인명을 구조하거나 재산을 미리 알고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012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개정되면서 2013년 1월1일 이후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긴급재난문자 기능이 의무 탑재됐다. 문제는 실제 긴급한 재난 상황이 아니거나, 훈련 상황에서도 울리는 바람에 거꾸로 스마트폰 이용자를 놀라게 한다든지 아니면 문자폭탄으로까지 이어져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민방위 훈련을 한다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오기도 하는가 하면 5~6군데에서 같은 내용의 재난 메시지가 시도때도 없이 발송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정말로 긴급 상황에서 재난 문자가 오더라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느껴지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지난 달 말께 한파가 엄습했을 때 수원시민들은 인근 화성시 용인시 평택시 등에서까지 ‘동파사고 주의, 수도꼭지 열어두기’ 등의 재난문자를 받았다. 청주
성희롱·추행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 일부 기성세대들은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다. “에이, 여자가 먼저 꼬리를 쳤겠지” “허점을 보였으니 그런 일이 벌어진 거야” “그 자리에서 싫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고 조치를 취했어야지” 대충 이런 반응이다. 그래서 피해 여성들은 더욱 움츠러든다. 오죽하면 현직 여성 검사조차도 6년이 지난 후에야 자신이 당한 피해를 폭로했을까. 피해자는 현재 창원지검 통영지청에서 근무하는 서지현 검사다. 2004년 대전지검 홍성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인천지검, 서울북부지검, 수원지검 여주지청을 거쳤다. 서울북부지검 근무 중인 2010년 10월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변의 중재로 안 검사의 사과를 받기로 했으나 안검사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 기막힌 것은 부당한 인사발령까지 받았다는 서 검사의 주장이다. 최근 서 검사가 용기를 내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에서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은 2016년 SNS에서 확산됐다. 성범죄나 성차별 피해자가 인터넷에
도라산역 /이복남 지척인 북녘 땅 인근 도라산都羅山이름을 딴 도라산역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 반세기 넘게 잠든 기차 나, 기관사 되어 딥다, KTX 속력으로 평양 신의주로 달리고 싶다 덩그런 플랫폼 금방 갈수 있을 것 같은 이정표 서울 52㎞ 개성 17㎞ 개성으로 성큼 다가가 인삼주 한잔 마시며 북녘 소식 듣고 싶다 남북의 창이 열리는 날 유라시아 횡단철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고원을 달리고 싶다 얼마전 북한예술단 현송월 단장이 강릉과 서울을 방문했다. 방문자체가 분단된 현실의 이슈로 조명되었다. 시인은 도라선역을 통해 끊어진 철마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한다. 참회와 원망과 같은 분단의 현실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에게 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현실은 냉혹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도라선역을 지난 DMZ영화제 참가로 다녀온 기억이 있다. 시선에 들어온 북녘의 하늘도 철망에 막힌 분단의 서러움도 사람이 사람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시간이 공간으로 연결되고, 다시 존재하는 시간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이 시는 죽어가는 미약한 세포의 날들을 하루하루 염려하듯 북한 사람들의 오늘을 더 그리워하게 만든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이제 사흘 후면 입춘이다. 입춘 소리만 들어도 봄이 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지금은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는 입춘이 되면 제법 살만하다는 집에서는 대문에다가 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는 문구를 한지에 써서 붙였다. 새로운 봄이 오는 것을 알리고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서 크게 길하고 건강하며 경사스러운 일만 집안에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문구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란 문구다. 대문 혹은 현관 등에 붙이는 풍습이 있고 붙이는 방법은 입춘대길이 오른쪽에 건양다경이 왼쪽에 入자 모양으로 붙이는데 이것도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는가 보다. 지난 겨울은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혹한이 기승을 부렸기에 누구나 할 거 없이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하리라. 추워도 너무 추웠고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태어나서 처음 겪는 한파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 역시도 강원도 양구에서 군대 생활을 하던 40여 년 전 겨울의 악몽이 떠오르는 겨울이었다. 간혹 연세 있는 분이 자신이 어렸을 적에는 더 추웠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더러 있지만 이번 겨울 한파가 최강 한파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동지가 지난지도 한 달이 훨씬 넘었기에 낮에 길이가 눈에…
최저임금이 시간당 7천530원으로 작년 대비 16.4% 인상된 지 한달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달성을 위한 첫걸음이었지만 지난 한 달간의 여정은 절대 순탄치 않았다. 인상 폭이 컸던 탓에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의 인건비 추가부담이 만만치 않았고 여러 부작용도 불거졌다. 일부에서는 청소원, 경비원, 아르바이트생 등 취약 계층의 고용을 줄였고 외식업계에서는 음식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정부는 3조 원 가까운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을 편성해 영세기업 지원에 나섰지만 해당 기업들의 신청률은 극히 저조하다고 한다. 정부는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낮춘 데 이어 신용카드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핵심이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면 소득주도 성장도 흔들릴 수 있다. 최저임금 정책이 중요한 만큼 이를 안착시키려는 정부의 바람도 간절한 듯하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인 등의 어려움을 덜어주려고 정부가 내
지난달 25일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이 여성근로자가 출산 전·후 휴가신청을 할 경우 이와 동시에 육아휴직도 신청되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성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제74조’에 따라 출산 전 후 휴가시기를 통보한 경우 자동적으로 육아휴직 신청이 되도록 하는 법안이다. 김 의원은 “육아의 어려움으로 결국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경력단절여성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해결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우리 주변엔 혼인 후 출산을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흔하다. 공직에 근무하는 여성을 제외하고 일반 직장에 근무하는 여성들은 이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지난해 11월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경력단절여성 및 사회보험 가입 현황’을 보면 이 같은 사실이 잘 나타난다. 지난해 4월 기준 15~54세 사이 혼인 여성은 905만3천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0%인 181만2천명이 경력단절여성이었다. 경력단절여성들 중 34.5%는 혼인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또 32.1%는 육아를 위해 직장에서 나왔다. 이어 임신과 출산(24.9%), 가족 돌봄(4.4%), 자녀교육(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