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이런저런 기념일이 많다. 그래서 이것저것 챙길 일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여기에 직장이나 학교 동료들의 결혼까지 신경 쓰다 보면 쉴 날이 없다. 기념일과 관련 연휴라도 이어지면 더욱 허리가 휜다. 어제 오늘의 상황이 아니지만 매년 부담은 늘어 서민들은 닥칠 때마다 겁이 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올해 어느 정도나 비용 지출을 예상 할까? 직장인들의 경우 평균 50만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730명을 대상으로 ‘5월 개인 휴가 계획과 예상 경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예상 추가 지출액은 ‘평균 54만원’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때(56만원)보다 소폭 줄어든 것이지만 기혼 직장인이 평균 68만원으로 4.5% 줄어든 반면 미혼 직장인은 작년보다 오히려 19.8% 증가한 48만원으로 나타났다. 각 기념일의 예상 추가 지출액은 어버이날이 평균 2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어린이날 13만원, 스승의 날 5만원, 부부의 날·성년의 날 9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은 근로자의 날(1일·수요일)에 이어 2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유명한 ‘홍문지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방과 항우는 함께 힘을 모아 진시황이 통일한 진나라를 정벌하는데 힘을 합쳤다. 그러나 하늘에는 해가 둘이 없고 천하에는 황제가 둘이 없듯이 끝내 항우와 유방은 치열한 경쟁의 상대가 된다. 당시 항우의 군사는 40만이요, 유방의 군사는 불과 10만이었다. 두 장군은 패상이라는 곳에 진을 치고 서로 대치하여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았다. 당시 백전백승의 젊은 장군 항우는 그 위세가 유방을 누르고도 남았다. 이에 패왕(유방)의 참모인 장량이 유방에게 홍문에 있는 항우를 방문하게 하는 위험한 계략을 꾸며낸다. 그렇게 하여 일단 유방이 항우의 면전에서 머리를 숙이게 하여 항우의 분노를 가라앉힐 묘책이었다. 그런데 항우의 참모인 범증은 처음부터 이를 의심쩍게 생각했다. 그는 항우에게 계책을 올렸다. “이번이야 말로 하늘이 내린 기회이니 유방이 오면 반드시 죽이십시오.” 그 말을 들은 항우는 패기만만하여 유방을 죽일까 말까 결심이 서지 않았다. 마침내 유방이 그의 참모들을 이끌고 항우의 진지로 찾아 들었다. 하지만 뱃장 좋은 항우는 유방의…
지난 주 삼척에서 있었던 한 워크숍에서 초청강사가 “리더십은 뭘까요?”라는 질문으로 강의가 시작됐다. ‘소통이다. 대화다. 관계다.’ 등 참석자들이 열거했지만 정답이 아니었다. ‘건강’이라고 했다. “건강한 몸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조국에 충실한 자가 되기 어렵다.” 페스탈로찌가 한 말이다.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며, 괴로운 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 번 살아보라고 했다. 3천 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 준다. 몇 십 억짜리 아파트는 등기서류가 증명해 준다면서,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 주는지를 연이어 물었다. 다양한 답들이 열거됐지만 그 역시 정답이 아니었다. 바로 ‘건강한 몸’이 강사가 요구하는 답이었다. 건강에 들인 돈은 계산기로 두드리지 말라고 했다. 세상에서 내 차를 몰아줄 기사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내 몸을 대신해 아파줄 사람은 결코 없다. 그렇다. 건강은 제일의 자산이다. 정승을 부러워하지 말고 네 몸이나 건강케 하라는 속담은 부자보다는 몸의 건강이 최선이라는 뜻일 게다. 건강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 질환을 일찍 발견하
푸시 /하린 나 오늘밤 절벽에게 고백할래 사람은 새가 될 수 없지만 새를 품을 순 있다고 말할래 새를 꺼내는 그 순간, 1초 동안의 긴 고백 어둠이 왜 이렇게 투명한 건지 윤곽을 가진 것들이 온전히 자신을 다 드러내 놓기 좋은 시절이라고 속울음까지 들킬 것 같아 불편이나 불안의 차이를 알 필요 없을 것 같아 노크를 하듯 툭, 머리로 지구를 한 번 두드려 볼래 손을 쓰지 않은 채 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써 놓은 유서를 방치해 둔 채 절벽 아래 스프링은 없지만 몸 안에서 잔뜩 부풀길 좋아하는 관념어들을 위해, 폴짝 뛰어 볼래 물론 고백은 자정이 적당하겠지만 자정이 지나도 계속해서 어둠 다음에 어둠이겠지만 한 번의 고백으로 절벽 없는 날이 완성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온전히 선명해지려는 태도를 참을 수 없으니 나 오늘 밤 절벽에게 반드시 고백할래 어중간한 태도와 가면을 전부 벗어던지고 불편한 프랑켄슈타인을 끝장내 볼래, 진짜로 폴짝 -하린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 / 2019 푸시(push)는 ‘밀다’, ‘밀고 나가다’라는 뜻이다. 이 시를 읽으면 어떤 절박한 상황이 떠오른다. 절벽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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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호 하남시장 하남시가 올해로 시 승격 30주년을 맞았다. 시는 올해를 ‘빛나는 하남’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현재 하남시는 미사강변도시, 위례신도시, 원도심, 농촌동 등 ‘한지붕 네가족’으로 불린다. 이에 시는 이를 하나로 만들고자 원도심에는 활력을, 신도심에는 편리함을 조성한다. 그 중 하남교산지구에는 기업을 유치하고, 지하철 3호선을 개통해 획기적인 교통망을 구축함으로써 자족도시를 건설한다.또 광주향교를 중심으로는 역사문화단지를 조성한다. 김상호 하남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공약 추진상황과 여러 가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그동안의 공약진행 상황은. 공약은 5대 시정목표, 17개 시정전략에 따라 현재 70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제도개선은 완료단계이고, 시설과 인프라는 도입단계이다. 조례 등 제도변경과 관련된 부분은 2019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미 백년도시위원회, 공공갈등심의위원회, 시민감사관 등 각종 시민참여 조례 제·개정 작업을 완료했다. 단기간에 완료할 수 있는 중소 규모의 사업은 상당부분 완료됐거나, 머지않아 완료될 것이다. 시설 및 인프라 분야의 경우 감일-초이 간
인천공항 수하물처리시설에서 17년간 일해오던 한 노동자가 2017년 12월 폐암판정을 받았다. 당시 담당 의사는 “작업 시 노출기준을 초과하는 고농도 분진에 노출돼 왔다”는 소견과 함께 “중금속 노출은 저농도이지만 일부는 발암성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서에 명기했다. 해당병원은 작업환경 시료 분석 결과 2개 시료가 노출기준을 초과했다는 내용의 작업환경 유해요인 노출평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는 “장기간 고농도 분진에 주기적으로 노출돼 호흡기계에 부정적인 건강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이 노동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휴업급여를 신청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3월 29일 그의 산재는 승인됐다. 폐암 판정을 받은 이 노동자 뿐 아니라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다른 노동자들도 안면부 전반에 피부발진 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은 이곳을 탄광에 빗대 ‘공항의 막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만큼 노동조건이 열악했다는 뜻이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천공항 지하시설에서 탄광 수준의 분진 수치와 발암성 분진이 확인됐다고 밝힌다. 실제로 어제 아침 KBS 텔레비전 뉴스에서 한 노동자는 “코를 풀고 이러
등반객과 사찰 사이에서 수십 년째 마찰을 빚던 지리산국립공원 천은사 통행료가 마침내 폐지된다. 천은사를 관람하지 않고 그냥 노고단만 방문하려는 많은 이들에게도 사찰 측이 꼬박꼬박 1인당 1천600원씩 징수하면서 ‘산적 통행료’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터라 폐지 소식이 무척 반갑다. 천은사는 32년 전인 1987년부터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립공원 입장료와 함께 관람료(통행료)를 받았고,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뒤에도 계속 받았다. 매표소가 있는 지방도 861호선은 지리산 노고단을 가려면 꼭 지나야 하는 도로인데, 천은사에 가볼 생각이 없는 탐방객에게까지 통행료를 내라 하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민원이 계속 제기됐고, 소송까지 이어졌다. 관련 소송에서도 모두 등반객 측이 승소했다. 참여연대가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대법원은 2002년 당시 관람료 1천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고, 2013년에도 탐방객 74명이 낸 통행 방해 금지와 문화재 관람료 반환 및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도 탐방객 측이 이겼다. 하지만 이런 판결 효력이 당사자한테만 적용돼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물론 천은사 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노고단으로 통하는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에 나오는 ‘문화강국론’의 일부다. 세계 속에 강한 존재로서 자리하기 위해서는 그 기저엔 문화를 본질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이 짧은 시간의 궤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결국은 영화, 애니메이션, K-POP 등의 한류소프트파워가 그 선봉에서 문화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국가경쟁력이 자본과 인력의 집약인 굴뚝산업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닌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콘텐츠산업시대에 돌입했다는 사실의 반증이며 귀결인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미술, 음악, 연극, 사진, 무용, 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예술 분야의 과거를 포함한 현재적 관점은 이와는 대조적이며 불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과거와 현재의 반영인 미래적 가치와 비전 또한 매마찬가지다. 사고의 전환을 통한 창의적이자 창조적인 문화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음에도 불…
어쩔까. 낭창거리는 저 봄의 허리. 매화 향이 지자 목련이 북으로 고개를 돌려 한 장 한 장 꽃잎을 열어젖힌다. 봄을 앓는 벚나무, 몸이 달아 화르르 열꽃을 피운다. 솜을 얹은 듯 촘촘히 매달린 꽃무리. 하늘거리는 연분홍. 그 몽환적인 가지라니. 한 번에 피고 한 번에 지는 벚꽃. 모든 송이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다. 사는 것도 같이, 죽는 것도 같이 하자고 약속을 한 것 같다. ‘피어라’ 혹은 ‘떨어져라’ 하고 누군가 명령을 한 것도 같다. 한꺼번에 피었다가 미련 없이 잎자루를 놓는 것을 보면. 꽃잎을 여는 것은 힘들어도 지는 것은 잠깐이다. 마음을 열기는 어려워도 돌아서는 것은 순간인 것처럼. 꽃이 진다는 것은 세상이 흔들리는 일이다. 동백의 낙화가 가슴을 무참하게 만드는 것은 피보다 붉은 꽃잎이 시들지도 않은 채 떨어진다는 데 있다. 상대는 이미 변심했는데 동백의 사랑은 여전히 붉다. 생으로 목을 꺾은 절개가 땅으로 떨어진다. 아리다. 목련의 낙화는 처참하다. 하나둘 천천히 피었다가 먼저 핀 차례로 꽃잎을 떨어뜨린다. 화려할수록 생은 짧아서 요절한 미인처럼 애달프다. 땅에 떨어진 꽃잎이 갈색으로, 검은색으로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