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 최대 이슈는 선거제도 개편이다. 지난 17일 한국당을 제외한 4당은 의원정수를 유지하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합의했다. 정개특위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은 의석배분방식에 대해 “국민은 산식(계산 방법)이 필요 없다. 컴퓨터 칠 때 컴퓨터 치는 방법을 알면 되지 부품까지는 알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자판에서 A를 치면 A가 떠야지 B가 뜰지 C가 뜰지 컴퓨터에 맡기지는 않는다. 물론 전문가들이 세부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아직 모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면 아직 모의실험도 안 해본 안이란 말인가. 전문가로부터 산식이 아니라 개편안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개편안을 ‘개혁’이라 부르는 것도 적절한지 의문이다. 개혁은 법과 제도를 새롭게 그리고 보다 좋게 고치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제도는 전 세계 국가 수만큼 다양하며 정답은 없다. 모든 제도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왜 어떻게 고쳐야 할지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국민을 속이는 결과가 될 것이다. 유신과 전두환시절, 여야 동반당선이라는 1선거구 2인선출, 유정회&mid
오래된 서고 /김경성 백사장에 흩어져 있는 새들의 말과 책 속에서 흘러나온 말들을 하나하나 어루만졌다 저릿한 말들이 손바닥으로 스며들었다 오! 온몸 가득히 느껴지는 오르가즘 화라락 불붙듯이 한꺼번에 서고를 덮치는 해일 속수무책이다 “백사장에 흩어져 있는 새들의 말”이란 아무래도 새들이 자신의 온몸을 눌러 찍은 ‘발자국’일 것이다. 그 ‘발자국’은 각각의 새들이 축적한 경험의 함축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의지이자 언어다. 하늘로 솟구칠 때의 놀라운 비행력과 허공에 멈춰 있을 때의 부력도 내재한다. 가벼운 깃털 사이에 스며드는 부드러운 햇살과 스산한 바람, 그리고 새들의 시선에 스며든 원근도 있다. 새들의 발자국은 밤을 열고 닫으며 적극적인 부재를 산출한다. 의외로 새의 ‘발자국’은 중력에서 가장 먼 언어다. 찍히자마자 사라지고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새들은 모래사장에 내려앉아 새하얗게 다가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순간 날아올라 허공을 찢는다. 이것이 시인이 “백사장에 흩어져 있는 새들의 말”에서 읽은 것이다./박성현 시인…
지난주 전격 철수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일부가 25일 사무소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남북 연락대표 간 협의가 이날 오전 진행됐다고 한다. 많은 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그나마 사흘 만에 남북 연락사무소 기능이 회복된 것은 다행이다. 그렇지만 북측 인원이 평소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북측 소장 대리도 복귀한 인원에 포함되지 않아 연락사무소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태다.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만 통보한 뒤 지난 22일 전격 철수한 북측은 이날 남측 연락대표와의 접촉에서 “공동연락사무소가 북남(남북) 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 해나가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갑자기 철수하고, 또 돌아와서는 남북공동선언의 변함없는 진행 의지를 밝히는 북측의 속내를 세세히 짐작할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는 지난해 남북 정상이 내놓은 판문점 선언의 핵심 합의 중 하나였다. 남북이 관계 전반에 걸쳐 상시 협의할 수 있는 첫 소통 채널 구축이라는 점에서, 또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며 24시간, 365일 연락이 가능해
지난 22일 오전 국회에서 ‘초저출산 시대, 난임정책 전환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네이버 난임 대표카페 ‘불임은 없다, 아가야 어서오렴’(이하 카페 아가야)과 이혜훈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의장 권은희)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아이를 낳고 싶어도 돈이 없어 임신을 포기하는 난임부부를 위한 ‘적극적인 난임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난임치료 시술 지원, 시험관 시술 관련 부담금 감면과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 등을 주장했다. 발제자로 나선 카페 아가야 회원 김사랑 씨는 “지금 우리 사회에는 육아보육, 일자리 등 모든 정책들이 자연히 아이가 생길 거라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정책이 대부분”이라며 저출생을 해결하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9년 저출산 예산 23조 4천억 원 가운데 아기를 갖기 위해 직접 고군분투하는 난임 당사자들에 대한 지원은 연구용역 2억 원 포함 187억 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씨의 발제 중에서 특히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난임 환자는 22만 여명이다. “이들이 모두 아이를 낳는다면 우리나라 1년 신생아는 현재 32만 명에서 68% 이상 증가할
요즘들어 미세먼지로 골치아프지만, 산수유 꽃망울이 피고, 목련이 피는 것을 보면 완연한 봄이다. 올 한해도 아무 탈 없이 학교생활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의 바램이다. 자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 학생들끼리 작은 다툼이 생기면 교육적으로 접근해 성장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어른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학교생활 하다보면, 작은 다툼과 심한 말로 상처받기도 한다. 그럴 때, 교우관계에서 삶을 배우도록 해야할 것이다. 설령, 잘못을 하더라도,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는 교육적 접근이 학교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학폭으로 진행하다보면 일이 확대돼 안타깝다. 3월 학년초가 되면서 오래 전에 일단락 되었던 학폭 관련 민원이 그칠 줄 모르고 올라오는 것을 보면, 가·피해학생 학부모 모두 상처가 너무 큰 탓일게다. 초기대응을 잘 한다면 훨씬 더 쉽게 해결될 것인 데 안타깝다. 오래 전 6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일이다. 여학생들끼리 다툼이 생겼는 데, 피해학생 어머니께서 전화를 걸어 항의 하셨다. 또, 학급교체까지 요청하셨다. 그때만 해도 학폭법이 만들어지기 전의 일이었지만, 어머니 뜻대로 학급교체할 수는 없었다. 다행이도 피해학생 아버지가 어차피 중학교에 가면 또 만날 것
이제 도시재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고양시는 원당, 화전, 삼송, 일산지역에서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추가로 2개 지역에 대한 지정 절차가 추진, 검토 중에 있다. 또한 상반기내에 3개 지역의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지정이 예상된 가운데 이에 부응해 오랜 역사와 전통문화를 간직한 행주산성 아래 성동마을을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역으로 제안한다. 행주산성마을(성동마을)은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에 위치하며, 면적 약 4만2천평에 인구 약 4백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삼국시대에 축조된 행주산성이라는 우수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전거 매니아들이 즐겨 찾는 국수집 등 음식업종이 성업 중에 있으며 몇 년전 행주초가 혁신학교로 지정돼 고양시 미취학 학부모들의 관심지역이기도 하다. 산성 주변의 발전방향 모색과 행주산성역 유치 등을 목적으로 여러 개의 주민모임이 활동 중에 있다. 성동마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첫째, 역사적 상징공간인 행주산성 진입부가 협소하고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둘째, 점심시간대의 극심한 교통혼잡, 행주초 통학로, 교행이 불가능한 마을 뒷길 등도 문제다. 셋째,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취약하다. 넷째, 기존 주택의 노후,…
‘의정부시 조찬포럼’ 도전 현재진행형 의정부시가 지난 2013년 1월부터 시작한 ‘조찬포럼’이 어느새 400회를 훌쩍 넘어섰다. 이는 한국기록원(KRI)과 유럽연합(EU) 오피셜월드레코드(OWR)가 공식 인증한 국내·외 최장기간 지자체 조찬포럼으로, 의정부시를 공부하는 행정조직으로 변모시킨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이에 의정부시를 변모시킨, 전국에서 유일한 집단지성 토론의 장인 의정부시 조찬포럼을 살펴봤다. 조선시대 정책 세미나, 경연(經筵) 경연(經筵)은 임금이 성현의 가르침을 공부하는 자리다. 조선시대 세종은 경연을 통해 당대 최고의 학문적 실력을 갖춘 집현전 학자들과 공부하고 토론하며, 국정현안의 해결 방안을 찾고 문화 창조의 기틀을 다졌다. 경연은 오늘날로 보면 정책 세미나인 셈이다. 경연은 오전에 하는 조강(朝講), 낮의 주강(晝講), 오후의 석강(夕講)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다. 의정부시 조찬포럼은 세 차례 경연 중 오전에 하는 조강이 롤 모델이다. 의정부시는 안병용 시장의 뜻에 따라 2013년 1월16일 구내 직원식당인 문향재(聞香齋)에서 ‘시 승격 50주년 기념사업 추진방안&r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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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는 국회가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증인과 참고인을 불러 필요한 증언을 듣는 제도다. 내용은 두 가지다. 공직 대상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인사청문회와, 입법을 위해 해당 전문가의 견해를 듣는 입법청문회가 있다. 원조는 미국이다. 1787년 미국은 연방 헌법을 만들면서 연방 정부 공직자들의 임명 권한을 대통령에게 줄 것인가, 아니면 각 주 정부를 대표하는 상원의원들이 맡아야 하는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다 결국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에서 이를 인준한다”로 절충이 이루어져 ‘인준청문회’가 탄생했다. 미국의 청문회는 232년 된 역사만큼이나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특히 인사청문회는 ‘도덕과 이념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검증이 독하다. 업무 능력은 물론 말 바꾸기, 입원 경력 등 오만가지 신상이 도마에 오른다. 일예로 20년 전 대학생 시절 등록금 대출을 받고 갚지 않은 사실과 불법이민자를 유모로 고용한 게 드러나도 통과를 못한다. 지금도 청문회 대상 후보자가 되면 본인은 물론 이혼한 전 부인을 포함한 가족들의 인적사항, 집안에 고용한 가정부와 정원사의 인적사항까지 제출한다. 거기에 평판조사를 위해 과거 7년 동안 거주지별로 알고 지
춘분이 지나면서 단비가 내렸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봄을 깨우는데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미세먼지에 찌들었던 수목들은 생기를 찾고 버드나무는 꽃을 만드느라 바람을 불러 모으고 침묵하던 나무도 입덧을 시작했다. 남쪽은 벌써부터 꽃 소식이 들렸지만 여기는 지금부터 시작인 듯하다. 올해는 예년보다 봄꽃들의 개화가 빨라져 꽃 축제를 준비하는 기관은 걱정과 근심이 많다고 한다. 베란다에 까치가 놀러왔다.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 주변이 개발되기 전에는 흔하게 보던 풍경이었는데 요즘은 뜸하다. 집 주변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배나무 과수원이었다. 봄의 꽃향기보다 먼저 두엄냄새가 찾아왔고 과수원에 농약뿌리는 소리가 새벽을 열곤 했었다. 배꽃이 환하게 피면 벌 나비 대신 꽃의 초례청을 차리는 사람들의 손길이 바빴고 열매에 봉지를 씌우는 작업이 끝나면 과수원 담장에 빨간 장미가 환하게 켜지곤 했는데 지금은 회색 건물로 꽉 찼다. 아파트에서 나오는 사람들 저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감기에 걸렸거나 누군가에서 전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이었다. 해서 옆에 다가서기가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마스크를 쓰는 일이 일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