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백서 /김미정 우리가 키로 서서 바라만 보려할 때 바다는 모로 누워 말씀에 가 닿으려 겹겹이 무늬를 밀어 들어 올린 채석강 해 저무는 외변산 첩첩 쌓인 물결 언덕 풍경이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그 자리 흐르던 시간이 멈춰 돌아보고 돌아보는 바람은 예까지 와 필사를 도왔으리라 바다가 너른 만큼 다 받아 적었으리라 층층이 깊이를 더해 증거물로 놓인 책 시인은 경북 영천에서 출생,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조집 ‘고요한 둘레’, ‘더듬이를 세우다’, 현대시조 100인시선집 ‘곁’. 이영도시조문학상, 대구문학상을 수상했다. 시를 접하고 보니 문득 여행일기를 묻어나게 하는 시다. 여행은 반드시 자기 발로 길을 열어가는 여행이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어떤 길도 찾아갈 수 없다. 우리들의 인생도 혼자서는 갈 수 없다. 여행의 힘을 상기한 이 시는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이미지화 시켜 바람과 주고받는 어스름한 저녁 한때를 되돌려 읽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늘 불안하고 무섭다. 바다의 끝은 언제나 수직으로 하늘과 맞닿아 있고, 하늘이 바다를 감싸고 있는 가운…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자리한 매탄고는 2005년 1월 22일 개교해 올해까지 제12회 졸업식을 거치면서 5천53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36학급 968명(1학년 335명, 2학년 308명, 3학년 325명)이 104명의 교직원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매탄고는 ‘열정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지표 아래 깊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자라는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교표는 녹색, 자주, 분홍으로 삼색을 이루며 각각 젊음과 기상, 협동과 끈기, 고매한 지조를 의미하고 있고, 교목은 젊음과 기상, 늘푸른 지조를 가진 소나무다. 교화는 고매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다. 매탄고는 열정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함께하는 매탄인 육성을 위해 ICON 교육과정을 비전으로 삼고 각 알파펫마다 색을 입혀 의미를 더하고 있다. 먼저 ICON의 첫 알파벳인 ‘I’는 intiative(자주성)를 의미, 자주인을 뜻하는 파랑색으로 상징색을 입히며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진로와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주제별 테마 체험학습, 고교학점제를 통한 선택과목 이수, 매탄 진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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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술국치 109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독립운동선열합동추모대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완상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침통한 목소리로 “통절한 자괴감을 갖고 오늘 독립운동 선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경술국치의 치욕이 오늘에 와서 더욱 서글프고 화난다면서 “일본 정부가 지난날의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후회하기는커녕 되살리려고 한다”고 분개했다. 이어 친일 잔재세력도 거론했다. 우리사회 안에는 여전히 친일잔재가 시퍼렇게 살아있다면서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정치와 경제, 사회분야에서 일제 잔재 세력이 이 땅의 주인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일제의 잔재가 남은 제도를 고쳐야 한다면서 특히 ‘머리와 심장, 세포에 남은 일제의 잔재’는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 한위원장의 말처럼 이 땅에는 ‘머리와 심장, 세포’까지 일제의 잔재가 깊이 뿌리 내린 사람들이 릴레이경기 하듯 잇따라 나타나 망언을 내뱉고 있다. ‘토착 왜구’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충북 어떤 군수는 최근에 열린 이장단 워크숍 특강에서 일본
경기도가 체육계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 신사적이다. 성폭력, 특히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대처는 단호해야 한다. 그래야만 근절시킬 수 있다. 성폭력 가해자 대부분은 비겁하거나 겁이 많은 부류이기 때문에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상대를 향해서만 범행을 저지른다. 그래서 시범적으로 몇몇 사례에 대해 강한 처벌을 내리면 금방 꼬리를 내리는 습성이 있다. 4일 경기도 김용 대변인이 발표한 ‘스포츠선수 성폭력 재발방지대책’은 ▲스포츠선수 인권(성폭력) 실태조사 매년 실시 ▲선수와 지도자 대상 인권교육 ▲가해자 징계기준 강화 ▲피해자 조기발견 시스템과 사전예방 체계 구축 ▲무료법률 서비스 제공 ▲적극적인 사전방지 홍보활동 등 6가지다. 개선책을 내놓기 위해 도가 실시한 사전 실태조사결과는 이렇다. 전체 대상자 2천864명 가운데 52.2%인 1천495명이 응답했다. 이 가운데 장애인 선수들의 성폭력(성희롱) 피해는 6.9%인 39명, 비장애인 선수들은 6.4%인 59명으로 나타났다, 또 가해자 유형은 비장애인 선수들은 소속팀의 지도자가 38.3%였으며 선배(28.4%), 동료(9.9%)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장
12등급에서 3 또는 5등급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을 대폭 줄이자는 지도자가 있었다.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실력이 좋은 학생을 구분해낼 수가 없어서 선발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진짜 실력(점수였겠지?)’이 드러나지 않아 운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황당한’ 입시제도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비판하는 쪽은 공공연히 고함을 질렀다면 지도자의 관점을 지지하는 쪽은 ‘꼭 실현돼야 할 과제가 맞기는 한가?’ 싶도록 조용했다. 지도자가 거센 폭풍처럼 몰아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몰라도 웬만하면 포기하고 말기를 기다렸을 수도 있고 현실적 방안 마련과 추진과정이 지난하지 싶어서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이래저래 지도자의 주장은 힘을 얻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 결과는 보나마나였다. 지도자 체면을 감안했는지 9등급으로 결정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는데 그날 국정회의를 마치고 상기된 표정으로 돌아온 교육부총리는 궁금해 하는 직원들에게 다행한 결정이 이루어졌다면서 회의 경과를 알려주었다. 교육의 본질 회복이나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혁신 같은 걸 떠올리면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마련이고 그럴 경우 어떤 결정
민선 7기 취임 때 소통행정을 약속하며 자신만만한 행보를 보였던 정하영 시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잇따라 터진 각종 악재에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잭자문관의 출퇴근 기록 및 초과근무수당 내역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정하영 시장이 사과는 커녕 정보 유출부터 따져 보겠다는 심사로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것은 진실을 대충 덮기 위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여기에 수사를 의뢰한 내용에 특정인 적시는 하지 않았지만 집행부가 최초로 자문관의 출퇴근 내역을 야당 시의원에게 건냈기 때문에 이를 모를리 없을 정하영 시장이 이번참에 수사를 빌어 시의원과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최악의 시도로 양동작전으로 보여진다. 지방자치가 정착되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확장되기 위해서 지역 언론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 언론의 다양한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시민들을 대신해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을 비판, 감시하는 것이다. 또 때로는 시민의 입장에서 비판,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하영 시장의 생각대로 아님 말고식의 ‘카더라’ 기사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최근 제주에서 운전자간 사소한 앞지르기 시비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전자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 차량의 등화(전조등, 방향지시등 등)를 작동하지 않느냐는 항의에 발발한 시비와 폭행이었다. 그렇다면 등화를 작동하는 것과 운전자간 시비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소한 운전습관, 교통 법규 불이행이란 물리적인 상황이 운전자간 시비라는 감정적 시비를 촉발시키는 큰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운전자의 60%이상이 주간에 전조등을 켜지 않고 운행하고 있으며, 2009년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결과를 보면 주간 전조등 켜기만으로 약 28%의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있고, 사회적 손실비용이 연 1조2천500억 원이 감소된다고 한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핀란드, 캐나다, 스웨덴 등 나라에서 주간 전조등 켜기 법제화를 시행하는 등 유럽 전역에서는 최소 11%에서 최대 44%까지 교통사고가 감소됐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 국방부는 군용차량에 대해 주간 전조등 점등 운행을 규정화해 현재 시행 중에 있다. 이는 전조등 점등으로 인해 전·후방 차량의 존재가 쉽게 파악되고, 그만큼 시인성이 높아 운전자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향상되
욕의 의미가 담긴 ‘엿 먹어라’는 언제 등장한 말일까? 1964년 12월7일에 시행 된 전기 중학입시 에서 비롯 됐다는 것이 정설처럼 돼 있다. 당시 자연과목 18번 문제가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였다. 이에 대해 출제측은 디아스타제를 정답으로 했다. 하지만 보기 중에 ‘무즙’도 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무즙에도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고,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항의가 일어났다. 결국 무즙을 답으로 써서 낙방한 학생의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법원에 제소했고 항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대입과 관련된 모든 기관에 찾아가서 엿을 들이 밀었다. 그런 와중에 한 학보모가 교육감에게 “엿 먹어라”며 던졌다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다가 끝내 공개적인 비속어로 남게 되었다는 것. 엿 파동은 6개월이 지나 무즙을 답으로 써서 떨어진 학생 38명을 구제하고, 교욱감과 문교차관이 물러나며 일단락 됐다. 물론 이것이 진짜 유래인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많다. 실제로 무즙 파동 훨씬 이전인 1905년 대한매일신보나 1929년 동아일보 등에서 ’엿먹이다’, ‘엿이나 먹어라’는 문장이 사
새벽 편지 /박정대 돌아가고 싶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이삭 줍던 황혼의 들녘 새들이 별빛을 물고 따라오던 그 저녁의 등불 아래로, 젖은 신발을 끌며 돌아가고 싶습니다 - 단편들 / 세계사·1997 우리는 무슨 이유로든 모두 애써 고향을 떠나왔지요 고향에 오래 발묶여 있는걸 부끄러워 했지요 그렇게 서둘러 떠나온 고향을 산전수전을 다 겪고 나서야 그 곳이 생명을 이루던 곳임을 알아내지요. 비로소 마음을 다해 ‘돌아가고 싶습니다’ 고백하지요. 그러나 이미 돌아가기엔 늦었지요. /최기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