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는 4개의 대문이 있다. 동은 건춘, 서는 영추, 북은 신무, 남은 광화문이다. ‘광화문(光化門)'은 이처럼 방위상 남쪽에 위치해 있지만 경복궁의 정문이자 왕실의 얼굴로 통한다. 또 조선의 중심은 한양이고, 한양의 중심은 경복궁이라면 광화문은 그런 경복궁의 상징이었다. 이런 광화문의 이름은 세종 7년(1425년)에 붙여졌다. 건립 당시 이름은 정문(正門)이라는 뜻에서 오문(午門)이라했다. 오문이 광화문으로 바뀌게 된 것은, “국왕의 덕(光)은 사방을 덮고, 바른 정치(化)는 만방에 미친다”는 뜻을 담은 당시 집현전 학자들이 건의에 의해서다. 그런가 하면 궁의 주인인 임금의 책무를 다해 줄 것을 기원한 광화에는 나라가 오래도록 태평무사하다는 의미, 즉 광천화일(光天化日)의 뜻도 담겨 있다. 하지만 국태민안을 빌며 세워진 광화문 자체는 아이러니 하게도 서있는 기간보다 무너진 기간이 더 길었다. 조선 태조 때인 1395년 경복궁 정문(正門)으로 건립됐으나 임진왜란 때 불탄 뒤 273년 동안 방치됐다가 1865년 경복궁 재건으로 옛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나 광화문의 애사(哀史)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제 때엔 조선총독부 청사를 짓는다는 구실로 1
집 /나해철 지친 몸으로 집으로 가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빛에 떠다니는 작은 먼지와 벽지에 남은 어린 아들의 희미한 그림이 보인다 지친 몸으로 집으로 가자 안 들리던 것들이 들린다 베란다를 지나는 바람과 부엌에서 떨그럭거리는 그릇 소리 들린다 지친 몸일 때 집으로 가자 안 보이던 그들이 안 들리던 그들이 눈도 귀도 어루만지며 곁에 와 함께 눕는다 집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편안하게 쉴 곳이란 생각이 지배적이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오면 지친 몸을 받아주는 곳. 모든 것이 새롭고 귀하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날 기다렸다는 듯 변함없이 맞이해 주는 제라늄의 빨강과 빨랫줄에 걸린 햇살과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친숙한 냄새와 섞일 때 비로소 내가 집에 왔음을 절실히 느낀다. 아침에 식구들을 배웅하면서 “잘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한다. 산업 현장에서 혹은 학교에서 하루의 고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발걸음은 평화롭고 따듯함으로 충만할 것이다. 집에 작은 먼지와 벽지에 그려놓은 어린 아들의 그림이 미소 짓게 하고 소소한 소리마저 애틋하다, 부엌에선 달그락거리는 사랑과 소박한 반찬들로 밥상이 차려지는 평화로운 일상이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치친
새로운 5년을 이끌어갈 새 정부가 탄생했다. 10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의결로 8시9분 이순진 합참의장과의 전화통화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임기를 개시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지난 9일 늦은 밤 광화문에 모여든 시민들 앞에서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통합대통령을 약속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까지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여소야대의 정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당연한 말이다. 야당과의 협치 내지는 나아가 연정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나 당선 직후 세대와 이념, 지역과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탕평인사를 공약왔다. 정치권과 국민 모두 촛불과 태극기로 찢어진 민심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한 방안의 하나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호남출신인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에 지명하고 비서실장에 임종석 전 의원, 민정수석에 조국 교수를 임명했다. 앞으로도 최소한의 국정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핵심 비서진의 신속한 임명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내각의 인선은 이낙연 총리후보자와의 긴밀한 협의 아래 대탕평의 인사가 필수적이다. ‘인사는 만사’라 하지 않는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탕평인사가…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최순실 일파의 농단으로 인해 헝클어진 국정을 바로 잡기 위해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경제나 일자리, 안보, 외교 등 여러 가지 시급한 일들이 있지만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통합이다. 이는 대통령만의 책무가 아니다. 선거 기간 동안 지지후보별로 갈라졌던 국민들도 우리와 우리의 후손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지금과 앞날을 위해 통합해야 한다. 새 대통령에게 힘을 모아줘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세대 간의 갈등은 섬뜩할 정도다. 전통적으로 경로효친을 미덕으로 여겨온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 가슴이 아프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정의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세력이 정부 운영에 함께 참여해 책임지는 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면서 “지역·노사·세대·계층 간 갈등 해소를 통한 국가통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루 빨리 갈등으로 인한 상처가 치유되길 바란다. 아울러 대통령은 대선에 맞춰 내놓은 공약들도 잘 챙겨서 이행해야 한다. 특히 각 지방정부들이 애타게 원하는 지방 분권 공약은 반드시 이행하기 바란다. 문…
중장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장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중장년층의 눈높이를 맞쳐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이 눈높이를 낮춘다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중장년층은 자신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고 퇴직 전 받았던 연봉수준에 대한 향수 때문에 눈높이를 쉽게 낮추지 못한다. 중장년층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구직 활동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최악의 경우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데 실패할 경우에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정년 퇴직, 해고 등으로 실업을 할 경우 우울증 발생 위험이 1.78배 더 높았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서울시내 고독사 사망자 가운데 50대가 33%로 가장 높았다. 50대는 퇴직과 재취업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결국 준비되지 않은 퇴직과 재취업의 어려움이 극단적인 선택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중장년층 스스로 기대 소득에 대한 기준치를 낮추어야 한다. 또한 일자리 목표 설정에 있어 직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몇 개나 될까? 약 7천여 개 라고한다. 거기에 간접적인 영향력까지 더하면 최대 2만여 개가 훌쩍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국무총리와 부총리,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각 부처 장·차관 등을 포함해 모두 117명(장관급 27명, 차관급 90명)의 고위직 공무원을 임명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감사원장,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5대 권력기관장’을 비롯해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자리도 포함 된다. 각 부처 실·국장, 1~3급 등 1천500여 명에 이르는 고위공무원과 정부위원회 1천여 명에 대한 임면권, 검찰(검사 이상)·경찰(경정 이상)·외무공무원(참사관 이상)·소방직 국립대 총장을 임면권도 대통령에게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사법부 등 각종 헌법기관, 그리고 공공기관 등의 주요직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헌법기관 고위직만 보더라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14명,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 9명, 중앙선거관리위원 3명 등 26명이 해당된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실질적으로 국가 전반을 장악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인사권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출산 에피소드 /이연주 애 머리가 절반쯤 나오고 있습니다 분만중인 산모가 몸을 벌떡 일으키며 지나치다 싶게 갑자기 호들갑을 떱니다 「머리가 둘은 아니죠? 팔이 셋은 아니죠? 눈, 코, 입, 제대로 다 있는 거죠?」 아기 울음소리가 공기를 찢습니다 의사가 시간을 알립니다 속이 허해진 산모,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애가 이상하면 죽이세요」 에어콘이 붕붕붕붕 탁음을 내며 돌고 있습니다 - 이연주 시선집 ‘최측의 농간’ 출산을 경험해 본 여자라면 저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열 달 동안의 태교는 물론 온갖 벅찬 상상들이 한순간에 백지화 된다는 사실을. 오직 열 개의 손가락, 오직 열 개의 발가락, 눈, 코, 입은 제 자리에……. 평범해서 정상적인 아기! 그러나 간절함은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퇴색되는 것일까. 잘 자라는 자식을 향한 어미의 또 다른 욕망이 시작된다. 공부를 잘했으면, 운동을 잘 했으면, 노래를 잘했으면. 만능인간을 꿈꾸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학원을 순례하느라 뛰어놀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제발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이미산 시인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다리가 짧은 뱁새가 다리가 긴 황새의 걸음걸이를 따라 걸으려 하면 낭패를 본다는 것으로 자신의 능력을 무시하고 남을 따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수입을 생각하지도 않고 부자들이나 화려한 연예인들을 흉내내어 고가의 주택, 자동차, 옷, 가방에 소비하여 미래의 삶을 고단하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그런데 이는 우리나라 지방자치에서도 발견된다. 지방은 각자의 역량이 다름에도 다른 지역과 동일하게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그 사업의 성과도 얻지 못하고 정부운영도 어렵게 될 수 있다. 지방정부는 면적과 인구가 다양함을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지리 모든 면에서 동일하지 않다. 지방의 다양함과 고유성을 바탕으로 정부를 운영하여야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지방자치의 근원적 출발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를 무시한 채로 국가운영을 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복지정책의 확대에 따른 중앙의 비용 전가이다. 기초연금의 확대, 누리과정 실시는 지난 대통령 선거의 공약과 중앙정부의 주요 정책이었다. 그러나
Q: 사업자등록을 내면 국민연금은 어떻게 되나요? A: 1인 이상 근로자 고용 시 사업장가입자로 신고, 근로자의 보험료 절반 부담해야 한다. 근로자 고용 없는 개인사업자 경우 지역가입자로 신고해야 한다. 사업자등록을 내고 소득활동을 할 경우에는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합니다. 사업자등록을 내고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자의 사용자는 국민연금공단에 가입신고를 해야 하며, 본인과 근로자의 연금보험료를 매월 납부해야 합니다. 사업장가입자의 경우 연금 보험료율은 기준소득월액의 9%이며, 근로자와 사용자가 각각 절반씩(4.5%) 부담해야 합니다.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고 개인 사업을 할 경우에는 지역가입자로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합니다. 공단에서 개인 사업 관련 자료를 확인하면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지역가입자 취득신고서를 보냅니다. 이때 기준소득월액(월평균소득액) 및 연락처 등을 작성하여 우편이나 팩스 등으로 관할지사에 신고하면 됩니다. 신고기한까지 신고가 되지 않을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직권으로 소득이 결정될 수 있으니 본인의 실제 소득을 성실하게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준소득월액이란? ▲기준소득월액: 연금보험료를 산정하고 급여를 계산하기 위하여 소득월액(실제
한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문재인 정부가 드디어 탄생했다. 어제 오후 8시 선거가 끝나면서 개표에 들어가 10일 오전 중앙선관위 전체회의를 거쳐 당선자가 정식 통보되면서 곧바로 19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다. 5명 후보들의 난립으로 당선자가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 했지만 어떻든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선거기간 내내 고생했던 다른 4명의 후보들에게도 격려를 전한다. 특히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기는 했지만 집권당의 의석이 과반수를 넘지 못 한 현재의 정국이 현안을 효율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인수위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새 정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더욱이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됐던 진보와 보수를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 사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치권의 협치 또한 새 정부가 타개해야 할 문제다. 과거 양당체제에서 각자의 진영논리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 했던 정권을 경험한 국민들은 다당체제의 구도로 걱정이 앞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서로가 물고 뜯는 구태와 지역구도 및 이념으로는 더이상 국가의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기에 더욱 그렇다. 며칠 전 프랑스 대선 당선자 마크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