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관광이 야단법석이다. 한때 일본을 압도했던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역전을 당하고,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힘겨운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 6년 연속 외국인 관광객 유치실적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역전(逆戰)이 시작되었고 작년 한국,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천724만명 대 2천404만명으로 일본이 680만 명 더 많았다. 선제 홈런은 우리나라 한류였다. 엔고와 원만한 한일관계 속에 서울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넘쳤다. 이에 와신상담한 일본은 규제개혁을 통한 관광 인프라 조성, 적극적 마케팅이라는 런앤힛트(run and hit) 전략을 펼쳤다. 아베노믹스(abernomics)의 관광입국전략이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경제정책이다. 20년간 계속된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연간 물가상승률을 2% 이내로 정하고 과감한 통화 공급확대, 엔화평가절하,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을 꾀하는 정책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3년 6월 일본재흥전략 중 핵심 사업으로 관광을 내세우며, 2030년에는 외국인…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입한 커피 원두는 13만7795t이다. 대상만 68개국에 이르며 들여오는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그중 베트남,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 나라가 전체 수입량의 절반을 웃돈다. 수입단가는 ㎏당 평균 4493원이다(관세청자료). 가장 비싼 것은 ‘커피의 황제’라고 불리는 ‘블루마운틴’ 산지인 자메이카로 ㎏당 7만1483원이고, 베트남산이 2223원으로 가장 싸다. 평균 가격으로 비추어 볼 때 아메리카노 한잔에 들어가는 원두를 10g(100알) 안팎으로 계산하면, 45원어치가 원가인 셈이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 가격은 4000원 안팎이다. 또 1만원을 웃도는 프리미엄급 드립커피도 수두룩하다. 물론 그 절반 가격도 안되는 1500원짜리 커피도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내놓은 드립커피는 500원이다. 따라서 여전히 시중 커피값의 거품에 대해 논란이 많다. 기호품이라 논란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차별화를 앞세운 프렌차이즈 업계의 횡포가 아닐수 없다. 얼마 전 모 언론이 우리나라가 5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에티오피아의 원두 유통과정을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한국의 수입단가는 5758
죽은 공장 /김명인 십몇 년 탈 없이 돌아가던 공장이 문을 닫았다. 주문도 기계음도 멈춰선 벨트 위엔 난삽하게 어질러진 먼지의 잔업들 흐릿해진 공장의 눈에 무엇이 비치는 걸까? 다가서면 하오의 생계로 스산한 햇살 잦아드는 손바닥만 한 마당에서 아이 몇 추위에 떨면서 놀고 있다. 해질녘까지 눌러놓은 허기 아래 어른어른 실직인 하루하루가 비치다 마다한다. 목줄에 함께 묶였던 너는 각별한 이웃, 아침저녁 밖으로 끌고 나가야 용변을 보던 개처럼 업보인양 여겨지던 한 때의 일과들, 구난 길에서 돌아와 잠긴 문 앞에 서면 죽은 공장이 옛 동료를 알아보고 컹컹 짖어댄다. -월간 ‘현대시학’ 에서 십 몇 년간 잘 돌아가던 공장이 문을 닫았다면 그것은 분명 노동자의 일할 권리를 박탈하고 가족을 해체 시키며 사회를 파괴하는 악성 바이러스라 할 수 있다. 죽은 공장은 법정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사회의 악이다. 그리고 나와 가족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죽음으로 내 모는 악성 종양이기도 하다. 직장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웃고 함께 울던 동료들, 동료가 아니라 동지라고 부르는 그들 앞에서 평생 업보처럼 짊어지고 가고 싶은 터전이 몰아치는 감원 태풍에 날아가
덩치가 크고 욕심은 많지만 속은 좁기 이를 데 없는 이웃과, 그릇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왜곡하며 후세들에게 교육시키는 이웃을 양쪽에 둔 우리나라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 특히 요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문제로 인한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국내에서 중국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도의 경우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작년 7월과 올해 4월을 비교한 결과 경기도내 중국인 관광객이 72% 감소했다. 이는 경기도의 빅데이터 분석결과다. 이 기간 동안 경기도가 외국인 관광객 결제 데이터 7천만건을 분석한 결과 도내 중국인 카드 사용자는 2016년 7월 2만9천명에서 2017년 4월 8천명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카드 사용액 역시 같은 기간 60억5천만원에서 20억7천만원으로 66%가 감소했다. 이로 인한 손실도 크다. 파주·여주·김포시는 쇼핑업종이, 용인시는 문화·레저업종이, 수원시는 숙박업계가 큰 피해를 입었다. 경기도도 그렇지만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매우 높은 제주도의 경우 심각한 위기를 맞았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발길을 끊은 대신 국내 관광객과 동남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제
임진왜란 당시 권율장군의 한양도성 수복을 위해 주둔했던 행주산성에 대한 새로운 역사서술이 필요하게 되었다. 행주산성은 한양도성의 외사산(外四山) 덕양산에 있는 산성으로 덕양산성으로 불리웠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한창인 1593년 2월, 권율장군이 1만여 병력을 가지고 우키다 히데이에(宇喜多秀家)가 지휘하는 일본군 3만명과 대적하는 과정에서 조선군이 화약과 화살이 떨어지자 산성 안의 부녀자들이 행주치마에 돌을 담아와서 투석전을 벌여 승리하였다고 하여 행주산성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행주산성의 승리로 인하여 한양 도성을 탈환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하여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이처럼 역사적 의미가 있는 행주산성에 대해 특별한 고고학적 연구가 없었던지 역사학계와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남아있는 모습만으로 토성(土城)이라고 규정해왔다. 하지만 고양시가 지난 2월에 행주산성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을 세우면서 불교문화재연구소에 발굴조사를 의뢰한 결과 발굴 두 달만에 돌로 축조된 3m 높이의 석성을 발견하였다. 석성의 유구만이 아니라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평가되는 기와편과 화살촉 그리고 수레바퀴 등 유물이 수심접이 발견되었다. 특히 기와편에서는 행(幸)자
황혼 /박형준 아버지 삼우제 끝나고 식구들, 산소에 앉아 밥을 먹는다 저쪽에서 불빛이 보인다 창호지 안쪽에 배어든 호롱불 아버지가 삐걱 문을 열고 나올 것 같다 - 박형준 시집‘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 문학과 지성사 산소 주변으로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다. 아버지 삼우제 끝나고 산소에 둘러앉은 ‘식구들, 산소에 앉아 밥을 먹는다’는 ‘ ’ 문장에 끼어있는 담백한 쉼표 하나에는 많은 것들이 들어있다. 아들이 돌아올 시각, 저녁이면 바깥에 귀 기울이고 있었을 아버지, 오늘도 마중 나왔을 것인데…. 창호지 안쪽에 배어든 호롱불이 보인다. 노을이 마치 호롱불을 켜 놓은 듯하다. 그 호롱불이 흔들리고 삐걱 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나올 것이다. 시인의 마음속에는 아직 아버지가 살아있다. 듬성듬성 떼도 마르지 않은 붉은 흙무덤 앞에 음식을 펼쳐놓은 채 노을 저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불그레한 눈빛이 보인다. /김은옥 시인…
요즘 우리나라는 가히 어수선한 그물을 아슬아슬하게 헤엄쳐나가는 물고기와 같다. 내부적으로는 대통령 탄핵에 이어 급하게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북한과 미국이 북한 핵실험을 놓고 서로 으름장을 놓으며 일촉즉발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이 나서서 중재를 모색하고 있지만 힘겨운 모양새다. 여기에 사드배치문제로 한국은 중국과 또 다른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동해표기를 놓고 일본과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바람 잘날 없는 한반도에서 담담히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기개(?)가 자못 경탄스럽기까지 하다. 어쨌든 작금의 한반도는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상황이 펼쳐진 것은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하기도 하고, 판단착오로 국가적 재앙을 초래한 적도 있었다. 조선 중기의 광해군과 인조임금의 시기에도 복잡하고 곤란한 국제정세가 전개되었다. 그런데 이 시기의 국가 리더인 광해군과 인조는 판이한 시국관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광해군은 참혹한 임진왜란을 몸소 겪은 탓인지 국제정세, 특히 전쟁위협에 대한 상황에 예민하였다. 광해군 10년(1617년), 명나라가 만주에 자리잡은 청나라를…
우리나라 주화 중에서 최소 화폐단위는 1원이다. 지름 17.20㎜, 0.729g의 은백색 주화. 앞면에는 활짝 핀 무궁화 문양이 새겨져 있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던지면 날아갈 듯 가볍다. 1968년부터 발행됐으나 시중에서 주화로서 기능을 못해 지난 2004년 발행이 중단됐다. 물론 아주 퇴출된 것은 아니다. ‘민트세트(1원부터 500원까지 모든 동전이 들어가는 묶음)용’으로 소량은 제조되고 있다. 5원짜리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발행이 중단된 것은 유통이 멈춘게 이유지만 사실 동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과다한 것도 원인중 하나다. 과거 1원짜리 주화 1개를 만드는 데 254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역(逆)시뇨리지’ 효과 때문에 주머니나 지갑 속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처지에서 아예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공과금 끝전에 붙어 겨우 연명하는 10원짜리는 개당 원가가 38원이다. 지난해 총 16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그러나 이 중 돌아온 액수는 1억여 원일 정도로 유통이 거의 없다.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런데도 지난해 540억 원을 동전 제조에 썼다. 동전 제조원가가 동전의 표기금액보
이번 대선판에 터져나온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일단 물 건너간 듯하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간 연대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막판 변수가 되지나 않을까 기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른정당은 최근 유승민 후보의 완주 여부, 다른 정당과의 연대 문제를 공식 논의하고 후보단일화가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낮은 지지율로 완주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25일 밤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후보들은 단일화는 없다고 못박고 유승민 후보 역시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반 문재인연대’를 의식한 문재인 후보가 이날 TV토론에서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안·홍·유 세 후보에게 단일화에 대한 의사를 먼저 물었다. 그러나 유승민 안철수 홍준표 세 후보 모두가 단일화를 절대 안 한다며 선을 그었다. 후보 단일화에 가장 민감한 문재인 후보 역시 토론회를 마치면서 “후보 단일화라는 말이 드디어 공개적으로 말해지기 시작했다. 말뿐 아니라 실제 추진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그렇게 될 경우 그야말로 적폐연대라고 규정하고 싶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단일화 주장과 논의가 벌써부터
지난 11일자 본란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엔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 미국 어바인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국제공동연구진 연구결과가 게재돼 충격을 줬다. 지난 2007년 한 해에만 미세먼지로 인해 세계에서 모두 345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중국 미세먼지로 피해를 입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조기사망자 수가 3만900명이나 됐다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협심증 등 심장질환·뇌졸중 등 심장질환과 폐암·만성 폐쇄성 폐질환, 비염과 안구건조증을 발생·악화시킨다. 이에 따라 현 대선 주자들 중 선두 2강을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도 미세먼지 해결방안을 공약에 넣었다. 문재인 후보는 석탄 화력발전소 감축 등을 1차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학교 내 미세먼지 알리미 제도 도입, 선진국과 WHO 권고수준에 걸맞는 미세먼지 환경기준 마련,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해결 위한 한중일 환경협약 체결 등도 공약했다. 안철수 후보는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에 포함시켜 관리하겠다고 공약했다. 미세먼지 기준 외국 수준으로 낮추고 신규 화력발전소 친환경발전소 전환, 화력발전소 가동률 줄이기 등을 내세웠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전 국민이 느끼고 있다.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