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홍문은 동쪽 언덕에 있는 방화수류정과 하나의 조합을 이루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시냇물 수면에 비친 화홍문을 찍기 위해 수원천 안으로 대형카메라를 들고 온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야외 활동하기 좋은 9월 가을밤 이곳에서는 수원 야행(夜行) 행사 진행되는데, 수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즐겁게 지낸다. 바로 이곳이 수원화성에서 가장 낭만적인 곳이다. 화홍문을 찾은 대부분 사람은 이 건축물이 정조 때 지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한다. 북수문은 홍수로 두 번의 붕괴와 복원이 있었는데 마지막 복원은 1926년으로 90년이나 지난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의 복원은 모두 옛 제도에 따랐다고 하지만, 원형과는 거리가 있고 현실에 맞게 수정·변형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수문의 홍예구조가 볼트형식으로 변하고 첩(堞)과 여장(女墻)의 두께 차이가 작아졌다. 또 여장은 타구(타口, 타와 타 사이)가 없는 평여장으로 변하고 누각의 너비가 좁아져 다리의 통로가 넓어진 것들은 전편에서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누각 하부벽체의 문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남아있는 문양은 외곽에 뇌문(雷文, 번개문늬)이 있
올 해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의 중간층인 ‘58년 개띠’ 공직자들이 만 60세를 맞아 정년퇴직을 한다. 58년 생 중 일부는 이미 1~2년 전에 명예퇴직을 했거나 공로연수에 들어가 있다.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연간 퇴직자 수는 지난해 4만910명, 올해 4만2천361명이었다. 내년엔 4만5천673명, 2020년 4만7천489명, 2021년 4만9천493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기업체의 은퇴자들도 갈 곳이 마땅치 않지만 공직자들은 더욱 ‘인생 2막’을 펼칠 수 있는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다. 30~40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연륜이 사장되는 것은 국가적 손해다. 따라서 이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 인사처와 각 지방정부들이 퇴직공무원들을 활용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나 극히 일부의 퇴직공무원들만 참여할 수 있다. 인사처가 지난해 “행정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며 신설한 ‘퇴직공무원 사회공헌 사업(노하우 플러스)’의 경우 국민안전, 현장컨설팅 등의 분야에서 총 43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 새로 선발된 퇴직공직자는 고작 71명뿐이다. 각 지방정부에서도 민원실 등에 퇴직공무원을…
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어제 발표했다.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같은 수준인 2.6∼2.7%로 유지하고, 일자리는 올해보다 5만 개 늘어난 15만 개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이전처럼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앞세우지 않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경제 체질과 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같은 새 경제정책은 필요하면 보완조치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3%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연한 정책적 선회일 수 있다. 경제가 제대로 성장해야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취약계층의 소득도 증가한다. 경제가 가라앉으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사람은 우리 사회의 저소득 계층이다. 포용적 성장을 중시하는 정부는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내년도 경제정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것은 좀 더 대규모적인 산업진흥 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자동차·조선·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4대 분야 지원책을 이달 중에 마련하고, 4대 신산업을 내년 상반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는 말을 한다. 교육 현실을 개탄할 때 이런 표현을 쓴다. 과거 학교에서는 감동을 주는 스승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학교에서 지식만 가르치는 교사만 있다는 식이다. 교사들이 직업인으로만 보인다고 걱정 끝에 하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스승이나 교사는 비슷한 말이다. 스승의 사전적 의미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니, 교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스승과 교사를 구분한다. 스승에 남다른 경험적 의미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교사는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성직자와 가까운 모습으로 봤다. 과거 교육 현장은 소수 그룹으로 형성됐다. 한 사람의 선생님이 있고, 제자도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선생님이 지식부터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었다. 가르침은 오직 선생님으로부터 나왔으니, 그 영향력이 컸다. 도제식 학습 방법은 지식을 배우는 것부터 삶의 방식까지 익혀야 했기 때문에 제자들은 온전히 선생님의 그늘에서 맴돌아야 했다. 산업 사회에서도 이러한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선생님은 소수고, 배움에 목마른 학생들은 다수였다. 이러한 환경은 배우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여러 면에서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교육의
화홍문은 동쪽 언덕에 있는 방화수류정과 하나의 조합을 이루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시냇물 수면에 비친 화홍문을 찍기 위해 수원천 안으로 대형카메라를 들고 온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바로 이곳이 수원화성에서 가장 낭만적인 곳이다. 화홍문을 찾은 대부분 사람은 이 건축물이 정조 때 지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한다. 북수문은 홍수로 두 번의 붕괴와 복원이 있었는데 마지막 복원은 1926년으로 90년이나 지난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의 복원은 모두 옛 제도에 따랐다고 하지만, 원형과는 거리가 있고 현실에 맞게 수정·변형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수문의 홍예구조가 볼트형식으로 변하고 첩(堞)과 여장(女墻)의 두께 차이가 작아졌다. 또 여장은 타구(타와 타 사이)가 없는 평여장으로 변하고 누각의 너비가 좁아져 다리의 통로가 넓어진 것들은 전편에서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누각 하부벽체의 문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현재 남아있는 문양은 외곽에 뇌문(雷文, 번개무늬)이 있고 내부에는 벽돌 6줄이 수평으로 놓여있다. 이런 방식은 경복궁 자경전의 담장에도 보여 우리가 잘 사용하고 있는 친근한 문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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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물어가는 한 해를 되돌아보는 각종 이야깃거리가 많다. 어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7대 식품 이슈’, ‘7대 식품소비트렌드’, ‘7대 히트상품’도 그중 하나다. 특히 소비자 눈으로 본 올 한해 식품 소비 트렌드 분석이어서 화제도 낳았다. 먼저 2018년을 뜨겁게 달군 7대 식품 관련 이슈는 폭염, 미세먼지, 미미쿠키, 최저임금 등 식품 소비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내용이 등장했다. 어느 해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한해답게 익힌 음식보다는 과일·음료·샐러드·간편식 등 간단한 조리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고 계속된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유해물질 배출을 돕는 식품들이 주목받았다. 오르는 물가로 간편식 수요가 늘고 최저임금 인상이 배달료 부과로 외식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이밖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평양냉면 열풍이 불어 정치 이슈가 식품 소비에 영향을 끼친 이례적인 사례도 남겼다. 올해의 7대 히트상품 반열에는 곤약 젤리, 노니 제품, 아보카도, 미니 과일·채소, 샤인머스켓 등 새로운 건강식품이 올랐고 ‘다이어트만 붙이면 대박 난다’는 속설도 생겨났다. 거기엔 간편식 안주, 평양냉면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올해도 조리 과정만 거치
6·25 전쟁 전후로 태어난 사람들은 형제자매가 보통 6~8명이었다. 이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가족 간에도 상대를 서로 배려하고 봉사하며 살았다. 대가족 생활에서 형제자매간의 우애도 두터웠다. 자립심도 강하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핵가족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즈음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가 1명 아니면 2명이다. 대부분 자식이 귀해서 그런지 요즈음 부모들은 내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주지 않고 알아서 모든 것을 세세하게 챙겨주는 실정이다. 스스로 헤쳐 나가는 교육이 필요 부모들의 과잉적인 사랑에 아이들은 그냥 가방만 메고 학교에 등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식사는 물론 학습 준비물도 모두 부모가 알아서 잘 챙겨준다. 아이들은 그냥 몸만 움직이는 식이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학교생활에서 많은 아이들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헤쳐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저학년인 경우는 더 그렇다. 수업 시간에는 아이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데도 해보려고 하지 않고 담임 선생님한테 부탁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정도는 너 혼자 할 수 있잖아?’라고 말을 하면 마지못해 하는 척하다가도 조금만
A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러나 턱없이 높은 집 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의 꿈’이 언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살고 있는 집주인이 전세 값을 올려 달래서 A는 또 다시 전세를 알아보러 다녀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는 동네 부동산에서 A가 살고 있는 단지 내 B아파트가 현재 시세보다 약 30% 정도 싸게 급매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A는 B아파트가 현 시세에 비해 너무 싸게 나온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현 시세의 30%라면 A가 가지고 있는 전세보증금 등으로 충분히 매수가 가능했기에 B아파트의 주인인 C와 바로 계약을 체결하고, B아파트를 샀다. 그런데 A가 B아파트를 사고 약 6개월이 지났을 무렵, C의 채권자 D가 A를 상대로 ‘A와 C가 B아파트에 관하여 체결한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A명의로 마친 B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A는 B아파트의 소유권을 어떻게 지켜내야 할까? A에게 제기된 소송과 같은 소송을 ‘사해행위 취소소송’이라고 한다.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①재산보다 빚이 많은 채무자 C가 ②자신의 채권자 D를 해하는
투계鬪鷄 /정찬교 면도칼을 발목에 매단 닭은 전생에 나쁜 짓을 많이 했음이 분명하다. 신神이 벌 줄 곳을 찾다가 보낸 이곳 그래서 쉬지 않고 싸우면서 벌 받는 닭, (중략) 늘어진 날개깃에는 이미 얼룩얼룩한 백납의 꽃이 피었는데도 연일 솟구치는 허공 촘촘하게 박혀 있는 사금파리를 보면서 닭은 이해할 수 없다. 적敵은 왜 생기는가? 살 베이듯, 음절 하나씩 피 묻은 살점. 절뚝거리면서 구름이 닭 벼슬처럼 붉은 저녁 길을 걸으면서 닭은 의아하다. 누가 적敵을 만드는가?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쉬지 않고 싸워야만 하는 벌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식물들은 가뭄과 홍수와 바람에 맞서 싸워야 하며, 동물들은 먹이와 제 짝과 영역을 위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사람은 이 모든 것들과의 싸움은 물론 자기 자신과도 싸워야 한다. 투계처럼 연일 솟구치고 절뚝거리면서 살아가야 한다. 이런 적들이 왜 생기는지 투계가 이해할 수 없듯이 우리도 우리의 적을 누가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언젠가는 이 적들이 친구가 될 수 있는 날들이 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김명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