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이 사실상 가시화됐다. 이달 말 퇴임을 앞둔 그는 엊그제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대권도전 의지를 밝혔다. 대권도전에 대해 그동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으나 국내에서 대권 예비주자들 가운데 줄곧 지지율이 선두를 달려왔기에 출마의지를 자극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퇴임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대권도전 의사를 어느 정도 밝혀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작심을 하고 한 말이라 생각한다. 반 총장의 이같은 선언은 국내 정치권에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권에서 떠오르는 강력한 주자가 마땅치 않은데다 야권에서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민들로부터 식상한 인물들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그렇다.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그나마 참신한 인물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여망에 따라 지지율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도 새로운 사람,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어떻든 그의 당선 가능성은 제쳐놓더라도 일단 대권 출마의사를 피력하면서 현실정치에 참여하
‘시민안전보험’이란 것이 있다. 경제적인 사정 등으로 개인 보험을 들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거나 범죄 상해를 입었을 때, 그리고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보험비는 해당 지방정부가 내고 있으므로 시민은 보험금만 받으면 된다. 복지시스템이 완벽하다시피 잘 갖춰진 유럽 등 선진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논산시가 대표적인 경우다. 논산시는 2015년부터 전 시민을 시민안전보험에 가입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시민 72명에게 보험금 7천300여만원을 지급해 커다란 도움을 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대교동 휴먼시아 아파트 화재사고 질식 사망자의 법정상속인에게 사망보상금 1천만원을 지급했다. 시민 안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도 시민안전보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시민안전보험은 지방정부가 보험사와 계약 한다. 시민안전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 보험 여부와 상관없이 중복보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민이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시민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며 시민이 재난이나 사고를 당하면 계약에 따라 보험사는 보장된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 보험에…
4대강 삽질이 우리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연구를 얼마나 억압했을까? 이명박과 박근혜는 한국의 ICT 경쟁력과 4차 산업혁명 주도력이 중국에 뒤처지게 만든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이미 중국은 국가별 등수에서 한국을 20계단이나 앞서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지수가 명실공히 세계 1위였다. 지금은 25위로 밀려났으며 4대강 삽질과 최순실표 창조경제는 한국이 글로벌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뒤로만 밀려나는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게 만들었다. 지금 한국은 두 AI(조류독감+인공지능) 때문에 공포사회가 되었다. 조류독감 AI(Avian Influenza)의 진화속도가 너무 빠르다. 근본적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불가능하다. 인공지능의 빠른 확산에 우리 아이들이 창의적 각자도생으로 대비를 해야 하듯 조류독감도 각 생명체들이 강한 면역력을 가져야만 극복이 가능하다. 이제 우리 아이들의 교실과 양계장의 구조적 혁신을 실천할 때이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면역력을 잃어가고 있고 닭들은 조류독감에 대한 면역력을 상실하고 있다. 불량 교사나 불량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불량 소독제나 불량 백신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불량 시스템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통폐합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조직 및 체제개편 논의가 당분간 중단되게 됐다. 두 기관이 통합해 내년 1월 경기경제과학진흥원으로 출범할 예정이었지만 경기도가 초대 원장의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 취임할 원장에게 통합 및 조직운영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부여할 계획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한의녕 원클릭코리아 회장을 선임했다. 한 후보자는 오는 26일 열리는 경기도의회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초대 경기경제과학진흥원의 초대 원장에 취임한다. 인사청문회에서도 양 기관의 통합안에 대한 문제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출범은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앞두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직급과 보수체계 등과 관련한 논의를 새로 해야 하고, 경기과기원의 법인 청산을 하려면 몇 개월은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설될 경기경제과학진흥원은 경기지방중소기업청과 미래창조과학부 등 2곳의 법인 설립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이같은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질병으로는 암이나 뇌졸중, 당뇨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런 신체적 질병 이외에 가족이 겪는 정신적 장애로 인해 고통을 받는 가정이 많다. 정신적 장애는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로 나뉘며, 발달장애는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로 다시 분류된다. 치매가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데 비해 발달장애는 유년기와 아동기에 발견된다. 선천적, 또는 발육 과정 중 생긴 대뇌 손상으로 인한 것이다. 대운동, 미세운동과 인지, 언어, 사회성과 일상생활 중 2가지 이상이 지연된 경우를 발달장애로 규정한다. 학습, 인지, 의사소통, 사회·정서, 적응행동 등이 같은 연령대에 비해 현저하게 뒤쳐진다. 이를테면 만 4세에 한 발 뛰기를 못하고 십자형와 사각형을 보고도 그리지 못하거나 만 2세에도 간단한 두 단어 문장을 만들어 말하지 못하는 경우, 만 3~5세가 돼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따라서 이에 맞는 특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발달장애인들의 권리를 지켜주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발달장애인권리보장및지원에관한 법률(약칭 발달장애인법)’을 시행하고 있다. 특정 장애인을 위해 별도의 법이 제정된 것은 처음이다. 이
문화공간과 운영정책을 생각하면서 공공극장에서 오래 재직한 경험에서 관객들이 왜 극장을 찾아오는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다. 유럽의 공공극장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의 심리는 다음과 같은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해방감이다. 극장에서 관객들은 일상에서 없는 공연에 대한 몰입을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극장에서 일상에는 없는 평생교육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본연의 호기심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교육의 장으로써 극장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많은 이들과 함께 무대의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 대한 탐색을 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극장을 찾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공공극장에는 많은 공간이 존재한다. 공공극장의 역사가 우리보다 앞선 일본에서는 음악전문 극장과 연극 전문극장 그리고 전시장, 예술교육을 하는 공간은 극장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공공극장의 영향을 받아서 최근 만들어진 곳은 복합시설로 공연, 전시, 예술교육의 공간이 같이 만들어져 있다. 공공극장의 운영과 정책을 구상할 때 이렇게 공연과 전시, 예술교육을 묻어서 운영방향을 잡는…
유럽인 중 처음 담배를 피운 사람은 콜럼버스와 동행, 신대륙을 발견한 ‘로드리고 데 헤레스’였다. 인디언의 의식용 담배를 배워 고국 스페인으로 돌아와 공공장소에서 피우다 체포돼 7년의 옥살이도 했다. 당시 종교재판에선 ‘악마와 결탁’이란 죄목을 내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담배에 대한 유해성을 경고한 사람 또한 콜럼버스와 동행했던 ‘바돌로뮤 드 카사’라는 사람이다. 그는 일찍이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간파, ‘사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보급저지에 적극 나섰다고 한다. 그 후 유·무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담배는 ‘신이 내린 풀’로 극찬을 받거나 ‘악마의 성찬’으로 묘사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17세기 담배 폐해가 크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으나 나라별 전매품으로 취급되면서 담배논쟁은 없었던 일이 됐다. 심지어 1차 세계대전 땐 담배를 군인들의 애국심과 연계했는가 하면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해방의 상징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상당수 국가는 지금도 담배에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담배는 ‘유일한 합법적 살인 상품’이라 낙인 찍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담배 연기에 4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그 중 60여 종이 발암물질이어서다. 또 10가지 이
첫, /유현숙 눈이 온다해서 못 떠났습니다 눈은 담장을 덮고 마른 장미줄기를 덮고 유목의 대지를 덮고 나는 잠들지 못합니다 세밑입니다 누군가 발자국을 찍으며 걸어오는 골목길에도 눈이 내리겠지요 양떼를 몰고 겨울바람을 건너오는 당신에게도 눈이 내리는 기미가 닿는지요 동쪽으로 난 게르의 문 앞에서 눈은 여전히 서성이고 있습니다 눈 내리는 날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나요? 날은 저물고 겨울바람은 불어오는데 당신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동쪽으로 난 게르의 문 앞에서 그대는 눈과 함께 서성이고 있습니다. 혹여 당신이 늦게라도 올까봐 선뜻 등짐을 지고 떠나지 못합니다. 이제 세밑입니다. 그대에게도 유목의 이 쓸쓸한 발자국의 기미가 닿는지요. 눈이 더 세차게 휘몰아치기 전에 어서 양떼를 몰고 따뜻하게 불 지펴놓은 이 게르안으로 들어오십시오. 그대와 마주 앉아 따듯한 수테차이 한 잔으로 차가운 입김을 데우고, 타오르는 화목의 열기에 노곤한 몸을 기대어 긴 불면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눈이 온다 해서 떠나지 못하고, 잠들지 못하는 우리는 누구인가요. /송소영 수원문학 시분과위원장·시인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12년 만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를 다시 겪고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헌법이 규정하는 탄핵소추의결, 그중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결은 그 의결정족수를 가장 많이 요구하는 의결 중 하나다. 국회의원 재적의원 2/3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당이 과반수나 그 언저리를 차지한 경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국회에서의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이다. 2004년 처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당시 집권 여당의 분열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는데, 이번 2016년 탄핵은 집권당이 사실상 분열되면서 역시 가능했다. 1988년 헌법재판소 출범이후 30년이 채 안 되는 시점에서 두 번이나 탄핵소추 의결이 있었다는 것은 집권자의 헌법수호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를 하였음에도, 실상은 헌법과 법률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4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새로운 회계연도에 대한 국정계획이 모두 있은 후였고 탄핵소추 사유에 대하여 모두 인정하여 단기간 내에 탄핵에 대한 결정을 예상할 수 있어 사실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고 볼 수도 있
‘반드시 정의가 승리한다’는 명제가 만고의 진리라면 좋으련만, 실제 세상에서는 ‘더 지독한 사람이 승리한다’는 말이 더 잘 들어맞는 것 같다. 연일 뉴스에서 들리는 소식들은 권력과 대중 사이의 힘겨루기가 장기전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태를 바라보면 힘은 좀 빠져도 마음을 잘 추슬러서 지치지 않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오늘은 끈기와 성실함으로 일생 작업을 해왔던 척 클로스(Chuck Close)라는 작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포토 리얼리즘(Photo-realism) 혹은 하이퍼 리얼리즘(Hyper-realism)이라 불리는 경향의 창시자로서, 이 경향은 즉 대상의 모습을 마치 사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정밀하게 묘사한 작업들을 의미한다. 작가의 손을 직접적으로 많이 타는 작업들이 대부분이고, 그만큼 수많은 노동과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다. 1950~60년대 미국에서는 캔버스 위에 형태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평면회화야 말로 회화의 본질을 가장 잘 나타낸다는 의견이 두루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앤디워홀, 리히텐슈타인과 같은 팝 아티스트, 에드워드 호퍼와 같은 사실주의 화가들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