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말을 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위대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우선 말은 한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수많은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말에는 커다란 힘이 있다. ‘중구삭금’이라는 말이 있다. 뭇사람의 말은 쇠같이 굳은 물건도 녹여 낸다는 뜻이다. 한 알에서 시작된 한 줌의 모래가 모여 백사장을 이루듯 개인의 생각과 표출되는 말 한마디가 모여서 여론을 형성하고 사회를 움직이기에 개인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크고 작은 조직의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바르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의견이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반영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집단에 속해 있는 각자의 의견과 생각이 표출되어야 할 것이다. ‘귀찮으니까,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지, 누군가는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쉬쉬하거나 침묵을 처신의 덕목으로 삼을 때 조직이나 단체의 운영은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는 대신 독선과 아집에 의한 권위주의로 채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러한 외침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명확한 근거나 증거에 입각해야…
기억이 나를 본다? /박홍점 귀와 눈을 새로 사줄게? 씻어놓은 흰 개미알들을 엎지르듯 쏟아 부은 말들을 모두 주워 담을게 제발 잊어줄래? 내가 너를 화장실 안에서 때린 거 보행기 안의 너를 샌드백처럼 후려친 거 우는 너를 건축 공사장 소음 속으로 밀어 넣은 거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저절로 간절했던 기도를 까마득히 잊었으면 좋겠어 머리칼과 눈썹을 새로 달아 줄게 뇌수를 새로 부어줄게 아가야, 뜨겁게 하루를 달구었던 태양이 물에 몸을 담그는 시간 나는 네 머리맡에서 걸리버 여행기 톰소여의 모험같은 이야기의 첫 장을 이제 막 펼쳤어 이라와 누우렴, 아가야 붉은 얼룩의 기억을 지우고 또 지울게 일정한 슬픔 없이 어린 시절이 떠오를 수 있을까. 그러나 만일, 내가 너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었다면,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까. “내가 너를 화장실 안에서 때린 거”/보행기 안의 너를 샌드백처럼 후려친 거/우는 너를 건축 공사장 소음 속으로 밀어 넣은 거”. 날카로운 기억들을 중심으로 얼만큼 더 멀어져야… 너와 나는 망각(妄却)의 강을 건널 수 있을까. 우리의 결별이 가을을 스쳐가는구나. 낙과(落果)의 시간이 한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천500조 원을 넘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신용은 1천514조 원으로 6월 말보다 22조 원 늘었다. 증가율은 작년 같은 시기 대비 6.7%로 2014년 4분기(6.5%) 이후 가장 낮았다. 2016년 4분기(11.5%)에 정점을 찍은 뒤 7분기 연속 둔화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미결제 잔액(판매신용) 등을 합친 것으로 가계 빚 전체를 뜻한다.가계소득 증가율이 둔화한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 억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편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보다는 여전히 높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월평균 명목 가계소득은 1년 전보다 4.2%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주요 아킬레스건 중 하나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가정의 소비 여력이 떨어지고, 이는 산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저성장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진다.…
지난 9월 기준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8.8%이며 청년 실업자는 37만8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상 실업 상태를 포함하는 청년 체감 실업률은 23%나 된다. 이에 노동계와 국민들 사이에서 외국인노동자를 제한하고, 특히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외국인노동자는 올해 6월 말기준 102만명에 달한다. 그런데 여기엔 불법 체류자가 누락돼 있다. 법무부는 불체자를 32만 명으로 추계하고 있다. 그러니까 134만명 정도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가 증가하면서 노동시장을 점유율도 커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내 노동자와의 경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노동계의 반발이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과천 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가 ‘건설현장 외국인 불법고용 척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불법고용척결’이란 글씨가 새겨진 얼음을 쇠망치로 내려쳐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건설업종의 외국인 불법취업자 단속을 강화하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 육길수 노조 사무처장은 “다문화센터, 이주노동자센터를 혈세로 지원하면서 국내 건설노동자는 외면한다,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불법 체류자의 천국’이라고…
11월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이 되는데 구인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들이 몸살을 앓았다. 차출된 교사들은 하루 전인 14일에도 해당 시험장에 출장으로 방문하여 장시간 전달연수를 들어야 하며, 정작 본인들의 수업도 다른 교사에게 교환수업이나 보강처리하고 출장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1박 2일 동안 차출이 되는 것으로 해당학교는 수많은 차출교사로 인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되지 않아 휴업을 하거나 단축수업 등 비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졌다. 최근, 빈발하는 수험생 민원과 선택 과목 수 증대 등으로 해마다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수능 관리 시스템은 과거에 고착되어 감독관 기피 풍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전국의 중등교사 5천32명을 대상(중학교 38.7%, 고등학교 60.1%, 교육청 등 기타 나머지)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 사이에서 수능 감독관 차출을 기피하는 풍토가 생겨나게 된 이유는 ‘과도한 심리적 부담 및 체력적 부담’(복수 응답 항목에서 각각 71.8%와 71.5%)인 것으로 나타…
메릴스트립(도나역)이 엄마로 분하고 아만다 사이프리드(소피역)가 딸이 되어 아바의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하는 ‘맘마미아’를 보았다. 우리에게도 찬란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떠올리게도 했고 아바의 경쾌하고도 추억 가득한 노래도 들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아름다운 기대를 갖고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었던 주인공 도나는 서툰 사랑의 결과로 소피를 가지게 되고 섬에서 혼자서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낳은 딸 소피가 엄마의 소원이던 호텔을 개장하면서 파티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 가운데 소피도 그녀의 엄마처럼 기대하던 생명의 소식을 알게되고 벅찬 기쁨을 함께 나누게 된다. 밝고 건강한 화면과 활기찬 분위기가 에너지로 느껴지면서 나의 첫 태임의 순간이 떠올랐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인 것 같았다. 나는 뭘까 무엇을 하려 이세상에 왔을까가 사춘기 시절 궁금했었다. 본능만 해결하며 사는 것이 전부가 될 순 없겠지 분명 존재하는 가치가 있을 것이었다. 필요치 않는 존재로서 이 세상에 오진 않았으리라. 뚜렷한 해답 없이 시간에 익숙해지며 스스로도 답 찾기에 게을러졌다. 고민을 자연스레 거두며 불편하지 않게 세상을 받아들이면서 사랑을 하고…
김포시 노인 일자리 정책 지난 여름 혹독했던 폭염에 이어 올 겨울도 예년보다 춥다는 기상예보다. 상대적으로 추위를 더 느낄지도 모를 노인들을 위한 따스한 정책은 없을까.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고령화에 대한 체계적인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에서 김포시가 노인 일자리 마련을 통한 복지 프로그램을 마련, 노인들의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이끌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특히 김포시는 고령화 사회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 수행 성과가 지역경제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노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급속한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7년 말 전체 인구대비 노인의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2016년 고령자통계조사에 61%가 일하기를 원하고, 65세 이상 노인의 33%가 향후 늘려야 할 복지서비스로 고용(취업)지원 서비스를 꼽았다. 다시 말해 갈수록 인구절벽과 고령화 사회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이 시대에 과연 김포시의 노인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무엇인지 짚어봤다. 김포시는 올해 6월말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
자수성가(自手成家)와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 자수성가는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어엿하게 한 살림을 이룩하는 일이며, 입신양명은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높이 되는,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기반을 닦고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린다는 말이다. 둘 중 더 성공적 의미는 입신양명이지만 한사람 일생의 가치 면에서는 타고난 두뇌나 자질보다는 자신의 힘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노력형 인간의 자수성가일 것이다. 자수성가란 꼭 재정적 부자가 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노력하는 모든 사람이 다 자수성가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부모가 물려준 물질적인 유산은 없어도 강인한 정신력, 강건한 체력, 근검 절약정신이 있고 역경을 이겨낸 경험을 들려준 이야기나 인내심을 길러주고, 신용을 잘 지키도록 가르쳐준 간접적인 부모교육의 효과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삶에서 느끼고, 다짐하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가 더 필요하다 하겠다. 성공은 노력과 운이 따라야 하지만, 노력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운은 따르는 법이다. 198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나이지리아 소잉카에게 수상계기를 물었더니 대
오랜 객지생활 후 필자가 모국에 합류한 지 어언 15년, 즉 4번째 한국정부를 겪고 있다. 2004년에는 여러 기관과 단체들의 이름에 ‘열린’이라는 글자가 흔했고, 심지어 새로운 계모임을 만들어도 ‘열린’이 들어가야 하나보다 할 정도로 당시 대한민국은 온통 ‘열린 사회’였다. 그러다가 몇 해가 지나자 세상은 ‘녹색시대’로 변했다. 기존의 ‘열린’ 자의 단체들은 그 이름들을 ‘녹색’ 자로 개명했고 ‘녹색’이 들어간 신생단체명들로 가득했다. 5년이 지나자 그 많던 ‘녹색’은 한순간 사라졌다. 심지어 국회에서 예산을 잘 받아왔던 기관과 단체들은 예산요구서에 ‘녹색’ 자가 들어있다고 줄줄이 원천 삭감될 정도였다. 또 임기를 다하지 못한 ‘창조시대’ 또한 겪었다. 물론 지금은 그 누구도 ‘창조’자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5년간 막대한 세금을 국내외에서 ‘열린’, ‘녹색’,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