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漁父之利)라는 말은 중국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전국책’에 나온다. 황새가 입을 벌리고 있는 조개 속살을 먹으려고 하자 조개가 입을 다물어 버렸고, 둘이 다투고 있을 때 지나가던 어부가 둘 모두 손쉽게 잡았다는 이야기다. 당시 진나라가 천하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때에 조나라와 연나라 사이에 전쟁이 벌어질 조짐이 보이자 사자로 조나라에 갔던 소대라는 신하가 한 이야기라고 한다. 이 말은 옛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 사이의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누가 이기고 누가 이득을 보았는가? 최근의 탄핵정국에서 국론이 양분되어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 모습에서 또 다시 이 말이 연상된다. 이 혼란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우리의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 또는 적대국인 북한이 될까 우려스럽다. 경쟁을 하되 공동의 이익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 경쟁이 지나쳐 공멸하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들이다. 요즘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무리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게 우리의 본성이라지만,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지고 국가의 이익과 미래를 못 본다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는 절대 될 수 없다. 공동체가 존속하고 발전하려면…
권력자의 ‘심판’과 ‘처벌’을 법적으로 처음 정착시킨 나라는 영국이다. 14세기 왕위에 올랐던 에드워드 3세와 리처드 2세 시절 고위 공직자들의 수많은 부정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그들을 탄핵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1399년 즉위한 헨리 4세가 “탄핵은 의회만이 다룰 수 있으며 하원이 소추하고 상원이 심리한다”는 내용을 담은 ‘헨리 4세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탄핵을 명문화한 영국은 내각책임제 실시로 이 제도가 사문화되어 있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은 1787년 미국연방헌법에 최초로 성문화했다. 이렇게 시작한 미국이지만 역시 탄핵심판은 매우 드물다. 남북전쟁 직후인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올랐으나 상원에서 1표 차이로 부결됐다. 1998년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 성추문 사건 조사를 방해하고 위증했다는 혐의로 탄핵을 당했지만 상원 표결에서 살아나는 등 단 2차례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보면 정반대다. 세계 각국의 많은 대통령들이 탄핵의 직격탄을 맞고 권좌에서 물러난 사례가 부지기수여서다. 우리나라는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과 측근 비리로 인해 탄핵된 것이 최초며 가까스로 회생했다.
시인 /진이정 시인이여 토씨 하나 찾아 천지를 돈다 시인이 먹는 밥, 비웃지 마라 병이 나으면 시인도 사라지리라 - 진이정시집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세계사·1994 서른하나에 요절한 시인이다. 죽음을 앞두고 다정도 병인 양 하야 잠 못 들어 하며 뛰어난 시편들을 남기고 갔다. “나는 건넌다. 다리는 곧 없어질 터이다/사라진 다리로 돌아올 테다/그림자 다리를 건너 빛의 나무에 오르겠네.”라며 다시 돌아오리라 다짐한다. 그 다짐은 죽음을 믿는 마음이며 그 마음은 다시 말하자면 삶에 대한 믿음에 다름 아닌 것이다. “오 사랑 없는 자여, 당신 홀로/영겁토록 죽지 않으리라”며 자신의 병에 대한 무한한 대 긍정을 보여준 시인이다. 그러나 시인도 사람인지라 그의 꿈을 거꾸로 선 꿈이라 부른다. 거꾸로 선 것은 그의 꿈일까 아니면 우리 모두의 꿈일까 꿈이 사라져가고 있는 시대에 거꾸로라도 선 시인의 꿈이 그립다. /조길성 시인
경기가 침체될 때마다 내놓는 게 내수 활성화 대책이다. 엊그제 정부가 또 대대적인 내수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등 국내 많은 대기업과 LH 등 공기업 등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우선 평일에 30분씩 더 일하고 금요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쇼핑·외식 등을 즐기도록 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날’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고속철 등을 조기 예약할 때는 운임을 최대 50%까지 깎아주고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유연근무제는 이미 지난 2010년 정부기관과 공기업을 대상으로 발표했던 재탕식 대책이다. 유연근무제도 확대시행은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내수 경기를 확대하자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기는 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들어 도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지난해 ‘2015년 유연근무 현황’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LH를 포함한 30개 조사대상 공기업 10만6022명 가운데 21.3%인 2만2563명이 유연근무제도를 활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달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총회에서 ‘학교총량제’ 폐지를 교육부 요구 안건으로 채택했다. 교육부는 신도시 지역의 학교신설을 학교총량제로 묶어 제한하고 있다. 농어촌, 구도심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야 신도심 학교 신설을 허가하는 것이다. 농어촌지역과 원도심 지역 학교의 학생수가 급감하는데 신도시에 학생수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학교를 지으면 막대한 예산낭비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사실 학교 한 곳을 운영하기 위해선 많은 교사와 직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와 학교 건축비, 운영비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또 교육부는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 단지별로 학교를 짓다보면 나중에 학생 수 감소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지역 간 차등을 두게 되면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일부 지역에만 지나치게 교육 재정이 투입돼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논리를 편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수도권에는 인구과밀지역이 많아 학교 신설이 시급하지만 신설 허가가 나지 않아 일부 지역의 경우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12월 수원 광교신도시 이의6중학교 등 15곳에 대한 신설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지만 모
보통 임금이 죽으면 다음 후계자가 즉위와 동시에 선대왕의 장례를 치르게 되는데 차기 임금은 즉위 초기로 아직 권력을 장악하지 못해 생각대로 장례를 치르지 못한다. 정조 또한 즉위 초기에는 아버지의 묘에 대해 언급하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힘을 키웠고 또 비밀리에 명당을 찾았는데 즉위 13년이 지난 후 그 뜻을 실행하게 된다. 권력이 무르익은 시점의 정조는 아버지의 묘를 조선 최고의 왕릉으로 만들고자 수원을 통째로 옮기는 엄청난 공력을 들여 사도세자의 묘를 조성하였다. 하지만 현륭원(융릉)에 가보면 다른 왕릉에 비해 그 봉분과 석물의 크기가 현저하게 작아 실망하게 된다. 정조는 현륭원을 처음 계획할 때 사도세자와 큰 관계가 없는 인조 장릉(長陵)을 기준으로 삼는다. 장릉은 처음 파주 운천리에 설치되었다가 풍수상 불길하다는 이유로 영조 7년(1731)에 현 위치로 이장하면서 석물(石物)은 기존의 것을 가져와 재사용하고 여분의 공력으로는 석물을 첨가하여 세조 이후 모든 격식을 갖춘 화려한 왕릉이다. 그래서인지 정조는 현륭원을 장릉을 기준으로 삼아 공사를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검소한 세조 광릉(光陵)을 따르도록 변경 지시하여 현륭원은 장릉과 광릉의 중간수준으로 병
인류는 당초 곡물이 흔한 환경에서 진화하지 않았다. 오늘날 석기시대 식단과 지중해식이 유행하는 이유는 인류가 호모사피엔스급으로 진화한 이후에도 구석기시대 상태로 99.99% 생활했기 때문이다. 인류는 600만년 중 고작 1만년의 농경 역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류는 농경의 부작용을 새롭게 겪고 있다. 농업과 농약, 비료의 발명은 인류의 배고픔을 거의 해결했지만 당뇨병에 걸리는 인구를 증가시켰다. 당뇨병이 암의 전조증상이라는 스티브 잡스 주치의의 얘기를 들어보면 당뇨병은 작은 병이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인류는 학교와 교육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데, 바로 ‘교육당뇨병’이다. 교육당뇨병이 교육암(癌)으로 진화한 모습을 우리는 TV에서 자주 본다. 무슨 이유로 많이 배운 사람들이 더 비윤리적이고 기억이 더 나지 않을까? 왜 헌법을 어기고도 불법인줄 몰랐다고 할까? 인류 역사의 오랜기간 곡물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그래서 곡류 탄수화물로 인한 혈당과잉은 근육과 간에서 당분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의 신호체계를 망가뜨린다. 마치 교육과 지식의 과잉이 책이나 교육을 흔하다는 이유로 멸시하게 만드는 현상이 교실에서 일어나듯 우리 몸이 당분을
독가스의 무서움이 일반에 알려진 것은 지난 1995년 3월 20일. 사이비 종교집단인 옴 진리교 신자들이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 ‘사린가스’를 살포,12명이 사망하고 5천여 명이 부상한 사건이 계기였다. 물론 독가스살포로 인한 끔찍한 사건은 예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전쟁 중 이었다. 세계1차대전때인 1915년 4월 독일은 벨기에 ‘이프르’ 전선에서 168톤의 염소가스를 살포, 프랑스와 캐나다 연합군 5천명이 사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차 대전 중엔 더 했다. 일본까지 가세, 전장 곳곳이 독가스 전쟁터로 바뀌었고 공식 사망자 집계가 어려울 정도로 치명성을 발휘(?)했다. 그런 면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른 일본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은 충격을 주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특히 독가스를 이용, 백주대로에서 발생한 세계 첫 번째 독살사건이어서 더욱 그랬다. 당시 사용한 사린은 냄새도 색깔도 없이 순식간에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대표적인 신경가스다. 원료는 시안화나트륨(NaCN)이다. 시안화나트륨 10㎏ 정도면 2천명에 가까운 인명을 살상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 물질이다. 또 산(酸)이나 이산화탄소와 반응하면 시안화수소(H
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박수중 최초의 직립인간이었다 바로 서기 어려워 고개 숙여 땅만 보고 살았다 50만년후 新 人類는 편히 살기 어려워 관계를 맺으며 여전히 머리를 숙이고 산다 없는 사람이 있는 자에게 소시민이 떼쓰는 자에게 보통 사람이 목소리 큰 단체에게 그러면서 혼자는 지상에서나 지하철에서나 틈만 나면 고개를 숙이고 오로지 휴대폰만 눌러 댄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삶은 거칠고 황폐화되어가고 있다. 현대인의 발걸음은 또한 얼마나 바쁜가. 소통이 부재되고 말은 점점 없어지고 언제 어디서나 손과 눈은 스마트폰에 가 있다. 어쩌면 함께 할 누군가가 없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탈출구인지도 모른다. 고개를 들고 주변을 살펴보자. 모르는 이에게도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자. 그 미소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물질만능의 시대에 도래해도 우리는 가야 한다. 사람들 속으로 가서 대화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전국의 마라톤대회는 400개 정도가 될 정도로 많다. 그만큼 달리기가 건강을 지키는 척도가 된데다 동호인들이 늘어난 증거다. 그중에서도 본보가 주최하는 경기 국제하프마라톤대회는 새해들어 첫 테이프를 끊는 대회다. 지난 겨울동안 강화훈련을 했던 선수들이 자신의 기록을 체크해보는 워밍업의 성격을 띠고 동면에서 깨어난 동호인들도 국내 첫 대회에서 체력과 기록을 가늠해보는데 안성맞춤인 대회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참가자가 4천명을 넘어섰다. 또한 경기도 유일의 국제마라톤대회로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달려본다는 것은 색다른 체험이 되기에 전국 ‘달림이’들로부터 호응을 받아왔다. 첫 대회는 지난 2007년 개최해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국내외 사정상 잠시 중단됐다가 2014년부터 부활해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되고 대회운영 면에서도 짜임새를 갖추게 됐다. 26일 수원종합운동장 출발선을 가득 메운 4천여 명의 마라톤 동호인과 선수 그리고 가족들은 모처럼 봄이 오는 길목에서 축제를 함께 즐기며 달렸다. 국제부문과 국내 남녀부 개인전, 단체전, 국내 마스터즈 부문(이상 하프마라톤), 10㎞ 마스터즈 부문 등으로 나눠 치러진 이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