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권기만 발 달린 벌을 본 적 있는가 벌에게는 날개가 발이다 우리와 다른 길을 걸어/꽃에게 가고 있다 뱀은 몸이 날개고/식물은 씨앗이 발이다 같은 길을 다르게 걸을 뿐 지상을 여행하는 걸음걸이는 같다 걸어다니든 기어다니든/생의 몸짓은 질기다 먼저 갈 수도 뒤처질 수도 없는 한 걸음씩만 내딛는 길에서 발이 아니면 조금도 다가갈 수 없는 몸을 길이게 하는 발/새는 허공을 밟고 나는 땅을 밟는다는 것 뿐 질기게 걸어야 하는 것도 같다 질기게 울어야 하는 꽃도 - 권기만 시집 ‘발 달린 벌’ 중에서 발은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화자의 말처럼 벌은 날개가 발이고 뱀은 몸이 날개다. 그리고 식물은 씨앗이 발이다. 우리는 모두가 기쁨의 집으로 가는 길 위에 서 있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지향하는 유토피아, 혹은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천국으로 가는 수십만 개, 아니 수억 개의 길을 따라 가고 있다. 가끔은 물욕의 유혹에 빠져 서로가 싸움도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그 길을 가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뿐이지 걷다가 보면 결국은 수억만 개의 길이 한 곳에서 합쳐진다. 그 길의 끝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천국
“잘못 가르치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라는 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면서 현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런데 이 정권은 지금까지 교과서의 집필기준과 내용이 무엇인지, 집필자가 도대체 누군지 철저하게 감춘 채 비밀작업으로 추진해왔다. 따라서 그동안 역사학자, 역사교사, 국민들이 반대하면서 공개를 요구해왔다. 의식 있는 국민들과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지난해 11월 국정화 확정 고시 이후부터 친일과 독재 미화 등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집필자를 공개하지 않은 이른바 ‘복면집필’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런 논란 끝에 28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했다. 중학교 역사 1·2, 고등학교 한국사 등 총 3종이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 독재미화, 친일 성향 등 우려했던 내용이 들어있다. 공개된 현장검토본은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해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대신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했다. 헌법 전문에 기술된 대한민국 수립일 1919년 3월1일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전문에는 ‘우리 대한국민은…
국정혼란 속에 국민들의 부채부담이 늘어가고 있다. 1천300조원의 국민부채는 국가경제의 암초가 될 수밖에 없다. 날로 어려워지는 국민경제가 걱정이다. 정부불신과 지도자의 잘못은 국가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특히 대통령의 무능과 실책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서민들은 빚에 허덕이고 자영업자들은 대부분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빚 속에서 일거리를 찾는 많은 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한다. 경기지역의 경우 10~11월의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설비·건설 투자가 소폭 증가하면서 지난 3분기에 비해 다소 개선되었다. 그러나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판매부진에 고통을 받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에 따르면 도내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소폭 증가한 반면 자동차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으며 휴대전화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 등의 생산이 늘면서 소폭 증가하였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타 지역에 비해 다행이다. 경기지역은 소비도 전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류 등 소비재 판매가 코리아 세일페스타…
Q:국민연금을 납부하던 중 장애를 당했는데 장애연금은 언제부터 받을 수 있나요? A:장애를 입게 된 즉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정도가 고정된 때의 상태를 심사하여 결정된 등급에 따라 지급된다.완치되지 않은 상병은 초진일로부터 1년 6개월이 경과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장애연금이란 국민연금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부상)이 완치된 후에도 신체(정신)상의 장애가 남아 있는 경우에 장애가 존속하는 동안 지급되는 연금으로, 장애를 입게 된 즉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정도가 고정된 때의 상태를 심사하여 결정된 등급(1급~4급)에 따라 지급됩니다. 또한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 또는 부상이 1년 6개월이 경과하여도 완치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처음 진료일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날을 기준으로 장애등급을 심사하여 등급이 인정되는 경우 그 다음 달부터 장애연금을 지급합니다. 만약 처음 장애심사 시에는 1년 6개월 경과시점에 등급이 인정되지 아니하였으나 그 후 장애가 악화되어 장애등급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60세(1953년생 이후부터는 출생연도별로 61~65세) 이전에 청구한 날을 기준으로 장애등급을 심사하여 장애연금을 지급합니다. 장애의 경우에는 개별적인 사안마
지난 주말에도 190만의 국민이 모여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 한 가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하지만 대통령의 하야는 문제의 출구일 뿐 진정한 해결은 아니다. 검찰과 특별검사의 수사에 이어 국회의 국정조사와 탄핵절차가 예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언제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빨리 해결되어 주말마다 수많은 국민이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는, 전 국가적 에너지 낭비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을 거리에 나오게 만든 최순실게이트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진정한 해결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이 사태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점은 특정인의 국정농단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저지당하지 않았으며, 또 다른 비리를 계속 낳을 수 있었느냐의 문제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느냐이다. 사태의 해결과정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최태민과 최순실의 이름이 잠재적 국정농단의 책임자로 제기되어 왔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내 경선에서는 84%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본선
국내 조류 372종 중 266종이 철새다. 이중 가창오리는 전 세계에 서식하는 90% 이상이 국내를 찾는다. 또 희귀종 검은머리물떼새는 절반 넘게 쉬어간다. 최대 서식지는 낙동강 하구 을숙도를 비롯, 충남 서산 천수만, 서천·군산 금강 하구, 해남 고천암호, 창원 주남저수지 등지다. 이곳은 10월 말부터 바이칼호와 캄차카반도에서 날아온 철새들이 겨우내 머문다. 요즘 이런 철새가 조류독감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공포의 대상이 됐다. 철새 도래지역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1일 충남 천안 한 농가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으로 들불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따라서 AI 발생지역 사육농가의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은 물론 철새행사를 비롯 전국의 모든 동물원까지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 AI가 첫 발생한 것은 2003년 12월 충북 음성군의 한 닭농장에서다. 당시엔 10개 시·군 18개 농장으로 번졌다. 이어 다음해인 2004년 2월 충남 연기군에서, 3월에는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생해 53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되는 등 1500억 원의 피해를 냈다. 그리고 10여년 가까
맨드라미 혈서 /정미소 유배살이 하던 초가에 들어선다 마당 가득 붉은 맨드라미가 꽃대를 흔든다 어긋나게 달리는 잎새 뒤 막 붓을 놓은 먹물이 붉은 획순마다 우국충정이다 혈서로 적어올린 상소문이 대역죄 되었다 파도에 갇힌 초가의 붉은 한낮 곡기 끊긴 마당에 엎드려 올리는 맨드라미의 혈서를 읽는다. - 계간 ‘리토피아’ 가을호에서 남도의 초가에 붉게 핀 맨드라미를 바라면서 우국충정의 혈서를 떠올린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는 알 수 없어도 유배길에 오른 안타까운 심사는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이 시대의 우국청정은 어떤 식으로 발현이 되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흘러간 시대의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마음과 시작은 같을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옳든 그르든 이미 옛시대의 우국충정은 골동품화 된지 오래다. 그래서 그 시대의 영혼이 담긴 맨드라미는 더 붉을지도 모르겠다. /장종권 시인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순실과 관련된 예산을 자진해서 삭감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특혜의혹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고양 K-컬쳐밸리 사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마침내 경기도의회도 K-컬처밸리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24일 싱가포르 현지를 방문했다. 이 사업의 투자사인 방사완브라더스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는데 싱가포르 자금투자사가 은행 대출을 받아 사업 시행사에 자금을 댄 것을 확인했다. 사업자인 CJ E&M조차 케이밸리 출자금을 은행 대출로 마련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대출을 해서라도 자금만 차질없이 들어오면 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을 뿐이다. 그러나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사실은 방사완브라더스가 자금 조달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용수(더민주·파주2) 조사특위 위원장은 “1조4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호텔, 건설, 자금지원, 유통 등 각 분야에서 전문업체로 컨소시엄을 꾸리는 게 일반적인데 케이밸리가 이런 업체를 끌어들인 것 자체가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CJ E&M이 외국인투자기업의 지위를 얻기 위해 자금 여력이 없는 해외투자사를 끌어들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26일 현장에서 본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의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는 장엄했다. 흥겨운 축제처럼 보였지만 분노와 탄식, 그리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이 가득했다. 이날 눈·비와 진눈깨비가 내리고 추위가 뼛속까지 파고든 날씨 속에서도 서울엔 연인원 150만명이 모였다. 지방 40만 명까지 합치면 무려 190여 만 명이었다. 아마 주최 측도 이날 악천후 탓에 참가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지만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 지난 12일 3차 촛불집회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추운 날씨임에도 아이들 손을 꼭 붙잡고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이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된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산교육을 시키기 위함 일터이다. 요사스런 여인과 ‘십상시’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리는 자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나라를 우스갯거리로 만든 사실을 알게 된 국민들의 분노는 지축을 흔들고 하늘을 찔렀다.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포위하는 ‘청와대 인간띠가 이어졌고, 집회 참가자들은 ‘하야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하라’ ‘박근혜 구속’을 외치며 행진했다. 수원 광교산 마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임금과 세자의 갈등, 비극적인 세자의 죽음 등은 대중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영조는 2남 12녀의 자녀를 두는데, 첫째 아들인 효장세자는 9세에 죽고, 둘째이자 마지막 아들인 사도세자는 영조의 나이 41살에 태어나 많은 사랑과 축복 속에 자라게 된다. 영조는 경종이 죽자 본인만이 유일한 삼종(三宗, 효종·현종·숙종)의 혈통이기 때문에 종사를 이어갈 수 있다는 필연성을 언급하면서 등극을 하였고, 이를 통치의 수단으로도 사용하였다. 그렇게 삼종의 혈통을 중요하게 생각한 영조가 그 혈통의 맥을 지워버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도세자는 영조의 큰 기대 속에 성장하지만, 오히려 큰 기대는 사도세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시간이 갈수록 둘의 사이는 멀어져 가고, 결국에는 두 사람 중 한 명만 살아야 하는 갈림길에서 사도세자가 죽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영조 38년(임오년 1762) 윤5월 22일 나경언이 세자가 역모를 모의한다고 형조에 고발하면서 사건이 커진다. 세자가 정말 역모를 도모했는지는 모르지만, 사도세자는 매일매일 석고대죄를 하며 처분을 기다리고 다음달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