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사탕 /박우담 솜사탕 장수의 모자에는 은하수가 박혀 있지. 설탕 막대기로 휘저어 시간의 구름을 만들 수 있지. 우리는 구름 먹는 아이들. 오른손에 창을 쥔 반인반마의 괴물들이지. 끝없이 활활 타오르는 불 속에서 말의 귀와 발굽을 가진 시간의 자식들을 얼마든지 낳을 수 있지, 설탕만 있다면. 용서해줘,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난폭함, 우리는 그저 별사탕이 가득한 은하수 모자를 쓴 설탕의 아이들이지, 뒷발을 약간 든. 설탕은 무르녹은 꿈의 범벅이다. 설탕이 귀하던 시절을 건너온 우리들에게 솜사탕의 뭉게구름은 황홀하고 불가사의한 세계에 대한 동경의 단면이었다. 손잡이를 돌리면 무장무장 부푸는 구름의 부피 너머 설탕에 대한 인식은 그래서 더욱 근원적이고 창조적인 모티브일 것이다. 반인반마의 괴물일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설탕만 있다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신의 영역까지도 넘볼 수 있는 시인의 자화상 아닐까? 아니 모든 시인들의 공통된 속성이 아닐까? 시간의 구름을 먹고 별사탕이 가득한 은하수 모자를 쓰면 ‘뒷발을 약간 든’ 시인의 무자비한 언어 폭격이 우주를 공격하고도 남을 수 있을 것! 우리 모두 별사탕 가득한 은하수 모자를 쓰자, 설탕…
도내 사립유치원 페업 어깃장이 심화 되자(본보12일자 1면) 학부모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다. 특히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8일 ‘2018년은 사립유치원 공안정국’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하자 국민들의 지탄도 받고 있다. 입장문의 주요 내용은 무단 폐원이나 신입 원아모집 중지 사립유치원에 대해 교육당국의 특정감사·형사처벌·공정거래법 위반 검토는 개인사업자인 사립유치원에 대한 탄압과 직권남용이라는 것이다. 또 대법원 판례를 포함한 법원·검찰의 선례가 ‘교지(校地)·교사(校舍) 건립에 투입된 사재(私財)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것이 아닌 이상, 설립자의 원비회계 전출을 사립학교법 제29조 제6항 단서에 해당하는 ‘차입금 반환’으로 보았다는 사실까지 모두 무시한 채, 사립유치원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시민감사관 김윤상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에 기고한 반론문을 통해 한유총의 입장을 통박(痛駁)했다. 김변호사는 유치원 회계에 속한 돈을 설립자가 자유롭게 회수해 가는 것을 적법하다고 본 판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대법원은 사립학교 설립에 소요된 비용은 설립자가 부담해야지 추후 교비회계에서 회수해 갈 수 없다
12일 11살 A군이 인천시 연수구 한 종합병원에서 장염 치료제 수액 주사를 맞던 중 숨졌다. 감기와 복통 증상을 호소하며 이 병원을 찾은 지 30여분 만이다.앞서 A군은 장염 증상을 보여 한 개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이 종합병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올해 9월 3일 남동구 한 의원에서는 60대 여성 2명이 원기회복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마늘주사'를 맞은 뒤 한 명이 나흘 만에 숨졌다. 이렇듯 인천지역에서 두 달여 사이 환자가 주사를 맞은 뒤 숨지는 사고가 4건이나 잇따라 발생했다. 모두가 병을 고치려 갔다 오히려 생명을 잃는 변을 당한 것이다. 참으로 어저구니 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이같은 사고로 인해 불안감이 극도에 달한 시민들도 시민들이지만 가족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할수 없어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아직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 사실 의료 윤리 확립이 절실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사회에선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윤리를 망각한 채 상업적 의료 행위에 몰입한 나머지 상식적으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따뜻한 햇살이 내리 쬐는 늦가을 관악산 서쪽에 자리한 삼성산을 찾았다. 삼성산에는 신라시대의 고승 원효·의상·윤필 대사가 장막을 치고 수도를 했다는 삼막사가 자리하고 있다. 오늘 여행은 천년사찰 삼막사로 여행을 떠나보자. 안양시 석수동 삼막 맛거리촌에서 경인교대를 지나 굽이굽이 한참을 오르다보면 삼막사로 오르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삼성산을 오른다. 삼삼오오 산을 오르거나 올랐던 이들을 마주하며 삼막사를 향해 나아간다. 해발 477m의 삼성산은 오르기에 꽤 숨이 차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면 삼막사를 마주한다. ‘삼성산’이라는 지명도 ‘삼막사’라는 사찰명도 원효·의상·윤필 대사 세 고승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삼막사에 올라서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원효대사가 수행을 했을 것으로 보는 석굴이다. 아주 자그마한 석굴인데 이를 ‘삼막’이라 하고, 원효대사가 수행했다 해서 ‘원효굴’ 또는 ‘원효석굴’로 불린다. 최근에 원효대사를 석굴에 복원해 모셨으며, 석굴 위로 보존을 위한 지붕 또한 새로 만들어졌다. 모셔진 원효대사는 두 손으로 지팡이를 쥔 채 연화좌대 위에 자리하고 있다. 원효굴을 내려오면 바위 면을 깎아 새겨진 ‘삼귀자’를 만난다. 조선
계절은 어느새 만추에 접어들었다. 오후의 따스한 햇살 아래 야트막한 흙돌담을 걷는다. 그리고 흙돌담 너머 저만치 장독대가 보인다. 나란히 줄 세워 앉혀 놓은 항아리마다 시간이 익어간다. 뜨락에 항아리가 놓인 것을 보면 왜 그런지 마음이 고향 집에 있는 듯하다. 어릴 적에 보았던 어머니의 장독대는 뒤란에 있었다. 큰 배불뚝이 소금 항아리에서부터 조그맣고 예쁜 항아리까지 반질반질했다, 얼마나 닦고 관리를 잘했으면 그토록 윤기가 났는지 항상 정갈한 장독대였다. 가을에 콩을 수확해 타작을 하고, 가마솥에 콩이 뭉근하게 익도록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익은 콩을 꺼내 큰 절구에 찧어 메주를 만들고 집안에서 냄새나게 띄워 겨울을 보냈다. 음력 정월이면 장을 담그고 갈무리하여 숙성하면 깊고 맛있는 간장과 된장이 되었다. 고추장은 해마다 담그는데 김장 다 해놓고 가을 끝에 했다. 나는 어떻게 살다 보니 한 집에서만 26년을 살았다. 그저 교통 좋고 호수와 공원이 있고, 광교산 등산하기가 좋았다. 파장 시장(작년부터 북수원 시장으로 명칭 바뀜)도 가깝고 대형 마트, 병원, 학교 등 생활하기에 편리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 살았던 것 같다. 아파트에 살고 있기에 처음에는 장을…
직장인들에게 가장 핫 트렌드중 하나는 워라밸이다.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의미한다.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중요시 되기도 한다. 일 뿐 아니라 삶의 질도 중요시 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워라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일에 지친 직장인들의 힐링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등산, 자전거, 낚시 동호회 등 자신만의 취미 활동으로 힐링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 지고 있다. 음악이 좋아 모인 ‘뮤렉스’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직장인 밴드다. 뮤렉스는 자신들만의 연주 공간이 아닌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그 공간의 이름은 ‘마실’이다. 뮤렉스는 올해 6년차 남녀 혼성 직장인 밴드다. 현재 안성에서 활동하고 있다. 멤버는 총 7명으로 은행권에서 일하거나 일반 회사에 다니는 사람, 전기기술자, 학원원장 등 직업도 다양하다. 이들은 모임 합주실을 별도로 마련,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또 이 공간에서 지인들을 초청, 자그마한 정기 공연도 연다. 지난달에는 안성 바우덕이 축제 때 오프닝 공연에 초청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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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공고 1980년대 중반 이후 소위 특성화고등학교 입학생은 성적이 낮아 인문계 진학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 다수를 이뤘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특성화고에 떨어지면 인문계를 가야 한다. 수원 팔달구 매향동에 위치한 삼일공업고등학교가 지난 10월 개최한 입시설명회에는 500명이 넘는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특히 내년에 신설되는 3D융학콘텐트과와 경찰사무행정과에 높은 관심이 집중됐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였던 임연수 선생을 중심으로 1903년 설립돼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삼일공고를 찾았다. 1903년 임연수 선생 중심 설립 1968년 화학공업과 설치로 전문인력 육성학교 자리매김 지역 곳곳서 동문들 활약으로 특성화고교 인식도 개선 한몫 2010년 발명특허 특성화고 지정 2016년 경기도 혁신학교로 선정 경찰사무행정·3D융합콘텐츠과 내년에 국내 고교 최초로 신설 이후 레저스포츠과 등 설치예정 정조의 효 정신 바탕에 인성교육 선배도 후배에 “꿈 가져라” 당부 일제시대 교회 유지였던 이하영, 임연수, 나중석 씨가 주축이 돼 설립한 삼일학교를 시작으로 발걸음을 시작한 삼일실고는 1968…
경기도가 골목상권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최근의 경기침체와 맞물려 골목상권이 점점더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달부터 시장상권영향분석시스템을 운영하고 도지사 공약사항인 ‘지역 상권 활성화’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라니 기대 또한 크다. 사실 대기업의 상권 잠식이 이미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골목을 무대로 소상공업을 통해 먹고살던 서민들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구멍가게는 모두 편의점으로 바뀌었고, 음식점들도 이제는 프랜차이즈 깃발을 걸지 않을 곳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대형 상권은 물론 골목상권까지 공룡 대기업의 손아귀에 넘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상황은 유독 심각하다.떡볶이, 순대를 파는 프랜차이즈 형태까지 생겨나 동네 점포들을 위협하고 있고, 김밥집이나 라면집도 단독 점포 운영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수년 안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모든 점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정부가 그 동안 골목상권 수호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중단할 수는 없다. 서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골목상권…
약 2개월 전 휴가를 나온 병사 윤창호 씨가 부산 해운대 한 건널목 인도에 서 있다가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어 의식불명이 됐다 그리고 9일 끝내 사망했다. 고인이 명복을 빌며 유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원칙을 지키는 법조인’이 꿈이었다는 그는 제대를 불과 4개월 남겨 놓은 채 ‘원칙을 지키지 않은 음주운전자’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에 그의 친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 처벌 강화 청원을 올렸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청원인은 “제 친구들은 만취해 운전대를 잡은 인간 하나 때문에 한 명은 죽음의 문 앞에, 한 명은 끔찍한 고통 속에 있다”며 “하체가 으스러진 고통 속에서도 현역 군인 윤 씨의 친구 C는 친구가 피범벅이 돼 간질 환자처럼 떨고 있는 것을 보고 기어가 자신의 핸드폰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해자 측과 동승자 모두 아직까지 사과조차 하러 오지 않고 그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은 상태”라고 분개했다. 이 청원을 접한 국민들은 분노했고 청원이 시작된 10월2일부터 마감된 11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