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공간에 시간이 생기고 빛은 하나씩 모여 우주를 만든다. 빛들은 모여졌다 흩어졌다 반복하며 흐름을 만들고 역사를 만든다. 그 아래 흰 한복을 입은 사람들은 횡렬로 무리를 이뤄 춤을 춘다. 그 춤들은 대지가 되고 바람이 되고 비가 돼 하나의 세상을 이룬다. 경기(京畿)다. 20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경기회연(京畿會宴)’에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공연을 축하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에선 기대에 찬 박수가 흘러나왔다. 지난 1월 경기도무용단 신임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김경숙 감독의 취임 작품이기도 한 ‘경기회연’은 경기 천년의 역사와 미래 천년의 번영을 위한 춤 축제로, 경기도 사람들의 비상을 기원한다. 경기도의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전통춤을 해석해 현대적 무대예술의 미학을 담아냈다. 공연은 선인들에 대한 의례, 공동체 구성원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축제로 이어진다. □ 1막은 천년 경기를 이어온 선현들께 올리는 ‘봉행의례’인 ‘경기 천년에 대한 봉행’이다. ‘천년의 불빛’이 영상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은 천년 역사를 이어온 선현들께 봉행한다. 남녀 무용수들의 군무는 단정했고 장중한 가락에 따라 진중하면서 절제미가 있었다. □ 2막은 길이 나
경기아트센터는 경기도무용단이 2024년 첫 번째 공연인 ‘경기회연(京畿會宴)’을 4월 19일, 20일 양일에 걸쳐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경기도무용단의 김경숙 신임 예술감독의 공연 캐치프레이즈 ‘천년 경기를 춤으로 기리다’의 취지를 담아 마련한 공연이다. ‘경기회연’은 경기도 사람들의 비상(飛上)을 기원한다. 고대부터 농경사회까지 공동체 구성원의 결속력을 강화하던 축제의 역할처럼 번영과 안녕을 기원한다. 전통적으로 공동체들이 베풀던 의례와 축제를 현대 무대의 어법으로 풀어내 간결하고 신명난다. 이번 ‘경기회연’에서는 전통적인 세시기의 의례와 일상의 노동을 놀이로 승화했던 선인들의 풍류를 만날 수 있다. 무용단 단원 전원이 출연하며 아름다운 자태미(姿態美)와 역동적인 에너지의 남녀 군무를 선보인다. 장면별 메시지가 뚜렷해 공감을 이끌어내고 한국적 정감이 살아있는 춤 축제로 가족들이 함께 감상하기에도 좋다. 극은 3막 5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1막 천년 경기를 이어온 선현들게 올리는 ‘봉행의례’인 ‘경기 천년에 대한 봉행’, 2막 경기 사람들의 노고로 길이 나고 배를 띄워 문명과 문화를 피워나가는 ‘천년의 상서로운 기운으로 길을 열고’, 3막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