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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비상을 위한 천년의 춤사위…경기도무용단 ‘경기회연’

경기 천년 봉행하고 앞으로의 천년을 기원하는 춤 축제…김경숙 신임 예술감독 취임공연
문화유산 춤으로 재해석해 절제되고 다양한 함의 내포된 현대적인 무대

 

태초의 공간에 시간이 생기고 빛은 하나씩 모여 우주를 만든다. 빛들은 모여졌다 흩어졌다 반복하며 흐름을 만들고 역사를 만든다. 그 아래 흰 한복을 입은 사람들은 횡렬로 무리를 이뤄 춤을 춘다. 그 춤들은 대지가 되고 바람이 되고 비가 돼 하나의 세상을 이룬다. 경기(京畿)다.

 

20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경기회연(京畿會宴)’에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공연을 축하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에선 기대에 찬 박수가 흘러나왔다.

 

지난 1월 경기도무용단 신임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김경숙 감독의 취임 작품이기도 한 ‘경기회연’은 경기 천년의 역사와 미래 천년의 번영을 위한 춤 축제로, 경기도 사람들의 비상을 기원한다. 경기도의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전통춤을 해석해 현대적 무대예술의 미학을 담아냈다.

 

공연은 선인들에 대한 의례, 공동체 구성원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축제로 이어진다.

□ 1막은 천년 경기를 이어온 선현들께 올리는 ‘봉행의례’인 ‘경기 천년에 대한 봉행’이다.

‘천년의 불빛’이 영상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은 천년 역사를 이어온 선현들께 봉행한다. 남녀 무용수들의 군무는 단정했고 장중한 가락에 따라 진중하면서 절제미가 있었다.

 

□ 2막은 길이 나고 배를 띄워 문명과 문화를 피워나가는 경기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

‘천년의 상서로운 기운으로 길을 열고’는 남성 무용수들의 힘찬 지경(地境)을 다지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기합소리와 함께 바다에서 노를 젓는 모습은 새로운 문명의 탄생을 알렸다. 곧이어 여성 무용수들이 나룻배와 함께 등장해 아름다운 춤으로 평화와 번영을 기원했다.

 

문화유산 ‘지경다지기’와 ‘선유락’을 춤으로 재해석한 무대는 힘차고 단아했다. 특히 ‘동래학춤’을 상징적으로 해석한 ‘비상’은 새가 힘차게 날아가듯 자유롭고 역동적이었다. 현대적이고 모던한 의상의 무용수들은 새들이 무리지어 날 듯 조직적이었다. 세상의 초석을 다지는 힘 있는 몸짓과 사뿐사뿐한 발걸음은 새로움에 대한 설렘과 희망을 전했다.

 

□ 3막은 신명나는 잔치다.

경기 사람들의 화합을 통한 번영을 기원한 ‘경기회연- 춤과 소리로 베푸는 화합의 잔치’는 힘찬 북소리로 시작한다. 북, 장고, 징, 꽹과리, 태평소가 고단한 노동 뒤의 흥겨운 놀음을 펼쳤다. 전통의 두레놀이의 미학을 바탕으로 농악을 재구성했다. 사물놀이의 신명나는 장단과 심장을 울리는 북의 고동소리가 장엄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김경숙 예술감독은 “춤은 주제 동작의 확장, 동작절의 연결에서 지켜야 할 정조의 개연성을 두루 살피며 한국춤의 맥락을 유지하고자 했다”며 “남성춤과 여성춤이 상생하거나 대조되며 변화를 꾀함으로써 무대 춤의 숨가쁜 흐름을 지탱하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단원들이 공연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연습하며 심혈을 기울였다”며 “공연을 보러 와주신 관객들께 감사하고, 앞으로 남은 공연에서도 경기도무용단만의 특색 있고 창의적인 무대를 선보이겠다. 작은 발걸음이지만 도민들에게 다가가는 경기도무용단이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기도무용단은 27일부터 10월 26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레퍼토리 시즌1 공연으로 ‘토요상설공연-문화유산을 춤추다’를 진행하고 6월 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경기아트센터 재단법인 20주년 기념 개막 공연 ‘찬연(燦然)’을 공연할 계획이다. 12월 6일과 7일엔 레퍼토리 시즌2 ‘킹세종’으로 세종의 애민정신을 풀어놓을 예정이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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