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새해들어 서민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말 부터 널뛰듯 뛰는 유가와 가계대출금리에 이어 올해 각종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내 월급만 빼고 모든게 다 오른다’는 서민들의 자조섞인 우스개 소리가 현실로 다가올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새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LPG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돼 유가 상승의 첫 신호탄을 쐈다.
지난달 ℓ당 850원대였던 LPG가격은 2일 현재, ℓ당 950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국제유가상승에 따른 수입가격인상과 운송비 상승 등 LPG가격 상승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50원~60원대였던 예상 상승폭이 올 해 정초 100원대를 훌쩍 넘는 상승폭을 기록, 택시업계와 장애인 차량 이용자, 요식업계 등 LPG를 사용하는 서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LPG차량을 이용해 물건 배달업을 하고 있는 김모(38·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씨는 “오늘 충전을 하기 위해 충전소를 찾았다가 LPG가격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며 “지난달까지 800원대였던 가격이 갑자기 900원대로 바뀌어 처음에는 잘못 본 것으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가득 채우는데 2만5천원이면 충분했는데 오늘은 3만7천원이 나왔다”며 “새해 첫 출근날 기분좋게 일을 시작하려했는데 갑자기 오른 LPG가격에 그 의욕마저 꺾여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새해 첫날 유가 상승의 신호탄을 LPG가격이 쏘아 올렸다면 올해 어김없이 오른 가계대출금리도 여전히 서민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는 최모(54·화성시 병점)씨는 새해 첫 날을 한숨으로 시작했다.
최씨는 “지난해 7.05% 변동금리로 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지난해 중순부터 금리가 꾸준히 오르더니 올해 이율은 7.75%가 됐다”며 “지난해 느꼈던 집 장만의 기쁨도 이자부담 때문에 사라진지 오래”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의 한숨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계는 지난해 중순부터 지속된 대출금리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원화성오산축산농협 대부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은행들의 경쟁적인 특판예금판매 등 예금금리 인상에 따라 현재 예금금리는 7%대에 임박했다”며 “이러한 예금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만큼 올해에도 대출금리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규대출일 경우 현재 8%이상의 대출금리를 예상해야하는 만큼 그 상황은 더욱 어둡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올해부터 전기와 연탄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계획이어서 새해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