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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복서 키워 ‘세상 밖으로’

화성동부경찰서 과학수사반 이병수 경사.
자비 털어 생활고 겪는 권투 유망주 뒷바라지
보조트레이너 역할 하며 청소년 선도 팔걷어

 

과학수사팀(CSI)에 근무하며 취미로 배운 복싱의 매력에 빠져 생활고로 복싱을 포기한 유망주를 후원해 전국신인왕을 배출한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화성동부경찰서 과학수사팀(CSI) 이병수(39)경사. 이 경사는 오늘도 근무를 마치고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 위치한 프라임 복싱 체육관을 찾는다.

이 경사가 복싱을 시작한지는 2~3년전.

그는 학창시절 복싱이 아닌 태권도로 각종대회에 출전, 매달을 따내는 등 선수생활을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복싱에 매력을 느껴 쉬는 날이면 짬짬이 시간을 내 복싱훈련을 한다. 유난히 정(情)이 많은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어린선수들의 뒷바라지도 앞장선다.

 

지난 2006년 고등학생이던 김유신(18)군이 프로데뷔를 앞두고 가정사정 등을 이유로 방황을 하다 결국 가출을 해 운동을 중단했을 당시, 이 경사는 유신군의 소재파악에 나섰고 PC방 등에서 생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몇 차례 유신군을 찾아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와 애로 사항을 청취하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 그 결과 김유신군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2006 프로복싱 전국신인왕전에’ 출전해 예선부터 KO승을 이끌어가며 ‘대회 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 상패와 상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경사는 생활고를 겪으며 운동에 전념하지 못하는 김용성(26) 선수를 위해 주머니까지 털어가며 조금씩 후원해준 결과 2007년 ‘WBO 아시아퍼시픽 챔프’에 등극하는 영광을 차지했고 최근에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유망 선수로 떠올랐다.

이처럼 그는 체육관에서 불우한 환경에 처해 있는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도움을 주는 친형 같은 존재 뿐 아니라 청소년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선수들의 시합이 있을 경우 직접 경기장을 찾아 참관하고 경기가 끝나면 같이 식사를 나누며 고쳐야 할 점 등이 있으면 지적 해주는 보조 트레이너 역할도 한다.

그는 요즘 동갑내기 동료관원들과 정기적인 모임으로 체육관 옥상에 후배들을 초대해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조촐한 회식자리를 마련, 관원들의 단합도 도모한다.

한편 이 경사는 일상으로 돌아가 본연의 업무인 과학수사팀(CSI) 감식 업무에도 열의를 보인다. 사건현장을 감식, 증거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모든 게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이병수 경사는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를 몰아치기 보다는 현장에서 철저히 증거를 채취해 자백을 얻어내야 한다”며 “과학수사팀은 사건현장에 출동해 사건의 단서가 될만한 지문확인 등을 통해 분석·비교하는 고집과 노력 없이는 절대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사건현장에서 증거를 찾아내 사건이 해결되면 그때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라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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