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개성공단의 출·입경 명단을 주고받는 수단이자 남북 간 연락채널인 서해 군(軍) 통신선을 지난 7일 정상적으로 재개통했다. 이로써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개성공단에 따르면 10일부터 우리 측 인력이 체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이의 연속선상에서, 남과 북은 이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선 개성공단의 정상화 방안 차원에서 개성공단의 재가동 시점이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던 서해 군 통신선이 정상 복구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재가동 시점이 개성공단의 정상화문제와 직결된 시험지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남북경협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의 정상화문제가 바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결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 개성공단의 가동중단으로 큰 손해를 본 국내 투자기업들은 어떤 상황인가. 지난 4일 통일부가 발표한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지난 4개월 동안 우리 기업 123개사의 영업손실액을 모두 합한 금액이 3천억원 규모라고 했지 않은가. 달러 소득의 손실과 국제적 신용의 추락을 당한 북측도 어떤 입장인가. 북쪽 노동자 5만3천여명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일년 치 임금 총액 1천억여원으로 볼 때 지난 4개월 동안 250억원 정도가 손실을 입었지 않았는가.
이젠 남과 북이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즉시 개성공단 재가동에 들어가 경제적 공동이익 창출에 나서야 할 때다. 개성공단의 정상화로 인하여 남한은 인건비를 절감하고 원·부자재를 판매하여 생산유발, 부가가치 유발효과 등을 얻을 수 있다. 북한도 직접외화 획득, 공단 내 인프라 조성, 공장건축 효과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사업은 단순히 대표적인 남북경협사업으로서 남과 북이 당장의 경제적 이익만 얻을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바로 남북신뢰, 남북통일대비에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현재 개성공단의 정상화문제는 곧 개성공단의 재가동 속도와 시기와 관련한 시간의 문제인 것이다. 시간이 없다.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해 시간을 끌면 끌수록 남과 북 모두가 손해다.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놓고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자. 이를 위해 남과 북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의 제2차 회의에서 개성공단의 재가동부터 적극 나서는 결단을 내리자. 정치적·이념적·냉전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경제적 접근으로 개성공단의 정상화에 속히 나서는 것만이 남과 북, 입주기업과 우리국민들에게도 신뢰와 이익과 희망을 주게 될 것이다.
특히 지금, 개성공단의 중단으로 군사분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에 접해 있는 경기도와 인천시의 많은 주민들, 서해 5도의 주민들과 임진각 주변의 주민들은 생명의 위협뿐만 아니라 생업 위기마저 느끼며 살고 있다. 이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것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로 남북관계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처럼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것이리라.
때마침 G20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순방한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국제화 노력에 박차를 가하였다. 예컨대 박 대통령은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서 “이탈리아 기업이 개성공단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는 140개 국정과제 중 하나로서 표현된 것이다.
시간은 마냥 남과 북 모두에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개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세월이라고도 한다. 오늘날 시간이 돈이라는 개념에서 볼 때,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있어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바로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개성공단의 정상화문제가 바로 시간이란 관점에서 즉시 개성공단의 재가동부터 풀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