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모털족(영원히 늙지 않는 사람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과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어모털리티(amortality)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은 미국 시사지인 타임의 캐서린 메이어 편집장이 자신이 저술한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 같은 제목으로 국내에도 발간된 이 책에서 저자는 최근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의 등장을 사회의 풍요가 낳은 결과며 결혼, 출산, 교육, 직업 등 인생의 주요한 선택을 나이와 상관없이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이제 과거의 유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시니어 CF 모델 곽용근 하면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됐다 놔둬라~놔둬”, “추신수 홈런~! 넘어간다, 넘어간다. 아~숨넘어간다”는 TV 광고방송의 대사를 대면 금방 “아~ 그 사람”이라고 알아차리며 미소를 띤다. 그의 나이 올해 74살이다. 그리고 요즘 대표적인 어모털족으로 불린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는다’는 공자의 말처럼 일흔이 넘은 종심(從心)의 나이에 청바지까지 입기 시작했다는 그는 인생 후반에서 전반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공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시멘트 관련 기업에서 임원급으로 근무했던 그는 IMF 여파로 숱한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2004년 모델과 연기자에 도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운 좋은 할아버지가 아니라 나이를 잊은 노력 덕분이다. 올해 CF만도 7편을 찍었다. 현재 2편은 촬영 중이다. 국내 CF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화장품의 중국 광고에도 출연했고, 이효리의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했다. ‘광고계의 블루칩’ ‘실버 차승원’ 등 부르는 이름도 많고 몸값도 상한가(?)다.
나이를 잊는다는 것은 단지 노화에 저항하고자 하는 열망, 그리고 그 열망을 실현시켜주겠다고 약속하는 온갖 의학기술보다 훨씬 강력하고 광범위한 추진력이 될 수 있다. 다음 목표는 탤런트라는 그를 보며 많은시니어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으면 좋겠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