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1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시유지 헐값매각은 또 다른 화 키운다

용인시가 금싸라기 시유지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본보 7일자 1면). 시청 옆에 있는 전 차량등록과 부지 2만6천924㎡를 민간사업자에게 수의계약을 통해 넘기는 거개를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810억원 수준이지만 현재 시세는 1천6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시청 옆이라는 부지 특성과 향후 개발 전망 등으로 그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사실상 가격을 제대로 매기기조차 쉽지 않다”고 한다. 특혜 의혹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경전철로 인해 거대한 빚더미에 올라앉은 용인시 입장에서는 재정파탄을 막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해야 할 정도로 다급한 게 사실이다. 시는 이미 지난 4월 용인축구센터(15만6천㎡)와 청소년수련원(21만㎡), 시립 공동묘지 등을 매각해 2천억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제의 역북동 차량등록과 부지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당초 예상만큼 시유지 매각이 잘 진척되지 않아 시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기도 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8월 경기도가 재정보조금 21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시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차량등록과 부지 매각은 서둘러 추진할 일이 아니다. 당초 매각 일정표 상으로 이 땅은 2015년에나 팔려던 땅이다. 지방채 한도초과발행 승인을 받는 일이 다급하다보니 매수자가 나선 시점에서 팔아 발등의 불을 끄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는 간다. 하지만 아무리 궁박하다 하더라도 시세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넘기는 건 심하다. 시민들이 이해해 줄 리 만무다. 더구나 이런 덩치의 땅을 수의계약으로 파는 일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설령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처분 이후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미 제기된 문제점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급한 불을 끄려다가 더 큰 화근을 불러들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용인시는 이런 때일수록 냉정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자치단체가 재정상 궁박한 지경에 몰리면 이를 노려 잇속을 챙기려는 자들이 설치게 마련이다. 이에 놀아나지 않도록 평소보다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문제의 차량등록과 부지를 매입하려는 업체가 이와 무관한 선의의 매입자라 하더라도 뒤탈이 날 계약을 해서는 안 된다. ‘법적으로 문제없는 거래’라는 말만 되풀이 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가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는 게 좋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