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굶주린 자는 어떤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고(飢者甘食) 목마른 자는 어떤 음료도 달게 마시며(渴者甘食) 이는 음식의 올바른 맛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是未得飮食之正也)라 하였다. 사람이 배가 고플 때 어떤 음식이건 맛있게 먹는 것은 그 음식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을 여유조차 없는 것이고, 목이 바짝 말랐을 때 무슨 물이 됐건 마시고 단맛을 느끼는 것은 황급한 상황에 처해서 어떤 것을 헤아릴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음식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마음먹고 살아가는 과정에 물질에 갈증을 느껴서 금품 유혹에 넘어 가기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 있고 부당한 권력에 귀 기웃거리기에 분주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라는 말과 같이 먹고 싶을 때 입에 넣기만 하면 달콤한 그 곶감 맛을 잊어버리지 않는 한 천 길 낭떠러지의 유혹은 언제나 계속된다. 궁하다고 해서 마음먹었던 일을 쉬이 접지 말고 드높은 산에 올라 심호흡한 다음에 세상을 바라보라. 그리고 나를 돌아보라. 그러면 딱딱해서 못 먹겠다는 빵은 없게 된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