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지방자치가 오늘 일제히 출범한다. 1995년 주민들의 손으로 단체장들을 직접 선출함으로써 부활한 지방자치는 벌써 20년째로 접어들었다. 이번에 취임하는 단체장들은 거의 대부분 취임식을 생략하는 분위기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일 오전 현충탑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고, 별도의 취임 축하행사 없이 안전과 관련된 현장점검으로 대체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오전 안산 단원고를 방문한 뒤 오후에 토크 콘서트를 여는 것으로 제3대 주민 직선 교육감의 취임 첫날 일정을 시작한다.
일선 시·군 역시 신임 단체장의 취임식이 최대한 검소하고 조용하게 치러진다. 고양 시흥 이천 등 5개 시·군은 별도의 취임식을 하지 않고 현장방문과 자원봉사를 실시한다. 용인과 부천 평택 등 7개 시·군은 취임식을 월례조회로 대체하는 등 간소화했다. 민선 6기에 바라는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이 취임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외형에 치중하기보다 내실을 기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일단은 바람직한 일로 임기 내내 이 같은 초심을 간직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아울러 임기 4년 동안 오직 주민만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민선 지방자치가 1995년 출범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다. 선거과정에서의 반목과 갈등이 소통의 부재를 초래하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장들은 오만과 독선을 보여 시정이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심지어 비리에 연루된 지자체장들도 전국적으로 많이 있었다. 기초단체장 공천제 유지로 공천을 둘러싼 숱한 문제도 발생했다. 모두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행태들이다. 이렇듯 더욱 성숙한 지방자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그래서 오늘 출범하는 민선 6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 남경필 지사가 야당에 부지사 추천을 의뢰했듯이 야당과의 소통을 통해 도정의 효율을 기해야 한다. 주민과의 소통은 더욱 중요하다. 독단과 전횡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선거공약을 지키는 데 노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자세도 중요하다. 특히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 등 주민들의 편에 서서 일하는 모습을 보일 때 신뢰는 자연스레 쌓여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지방의원들 역시 집행부의 발목을 잡고 권력을 누리는 게 아니라 오직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를 갖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