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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노혜경



가시를 솜털처럼 둘러치고 있는 찔레꽃 울타리를 빠져 나오며 바람은 한숨을 쉰다.

늘 그렇듯이 찢기는 것은 아프다. 찔레꽃 뿌리에 고인 물처럼 아프다.

모든 형체를 감싸안는 무정형이 되기까지 밀려나가고 밀려들어 오는 모든 기억은 아프다.



- 시집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 실천시선·2015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과거는 어떻게 존재하는가요. 바로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옵니다. 그때 기억은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기억을 지워서는 안 됩니다. 현재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안부할머니들이 겪은 과거의 기억을 망각하는 일은 할머니들의 오늘을 외면하는 일입니다. 할머니들은 ‘밀려나가고 밀려들어’ 왔던 세월은 모두 아픈 기억입니다. 몸과 마음을 찢기는 아픔입니다. 시인이 한숨 쉬며 말하는 아픔의 울타리를 지금 우리가 둘러치고 있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찔레꽃 뿌리에 고인’ 할머니들의 아픈 기억을. /이민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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