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황과 소비침체 속에 한정된 기간에 유명 브랜드 제품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허위·과장 광고가 넘쳐나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오후 수원의 한 의류 아울렛 매장은 입구부터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거리는 상태였다.
바로 ‘사드 보복 불똥’, ‘눈물의 재고 처리’ 등을 내세워 지난 9일부터 내달 9일까지 유명 브랜드의 의류나 신발 등의 제품을 최고 90%까지 할인 판매한다는 전단 광고를 보고 매장을 찾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빈손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특히 매혹적인 가격을 제시한 전단 광고 내용과는 달리 실제 매장에서 판매 중인 상품은 일부 비인기 상표를 제외하면 대다수 제품이 시중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광고 전단에 게재된 가격으로는 어떠한 상품도 구입할 수 없었다.
심지어 전단지에는 티셔츠나 바지의 경우 최저가격 1만원부터, 신발의 경우 2만9천원부터 판매한다고 게재돼 있지만 현장 판매직원조차 최저가격에 해당하는 상품이 있는 지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눈물의 땡처리’ 등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운 다른 대규모 할인 판매장들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소비자들만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에 거주한다는 장모(33·여)씨는 “한두 번 속고 세 번째 속을 때는 화도 많이 나고 허위 광고에 당했다는 억울함에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는 다짐을 매번 했지만 전폭적인 할인 광고에 발길이 가는 게 사실”이라며 “매번 속다 보니 이제는 속고도 모른채 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한 아울렛 행사 매장 관계자는 “아무리 재고 처리를 한다고 해도 솔직히 2만9천원짜리 나이키 신발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며 “그런 광고가 일반화되어 있고, 광고만 그런 줄 다 아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게재하는 소비자 오인성이나 공정거래 저해성 등의 위법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하는 공정위의 특성상 이 같은 광고가 위법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제기되는 민원에 대해서는 실사를 통해 행위 중지나 과징금 등 제재 방안이 마련돼 있다”고 전했다.
/김홍민기자 wal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