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진행된 가평군 지역 한 ‘면민의 날’ 행사에서 한 관계자가 고가의 경품을 몰래 빼돌린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6일 가평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진행된 설악면민 체육행사에는 55만 원 상당의 김치냉장고 등 주민들에게 제공될 다양한 경품이 마련돼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가평군 체육회가 2천500만 원, 한국수력원자력 ㈜청평발전소가 2천만 원을 각각 후원, 경품 등을 구매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미리 마련된 대다수의 경품은 행사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고가의 김치냉장고는 빈 박스만 진열돼 있을 뿐 내용물은 사라지고 없었다.
실제 담당공무원이 당시 경품 목록을 확인, 경품에 스티커를 붙이려 했지만 해당 품목의 스티커도 아예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공무원은 경품을 관리하는 체육회 관계자 A씨에게 김치냉장고의 소재를 확인했으나 “분실했다. 없다”는 답변만 들었으며 결국 김치냉장고 없이 경품 추첨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뒤 김치냉장고의 소재를 파악하자 ‘분실했다’고 말했던 A씨의 가족이 경품 당첨권을 갖고 김치냉장고를 수령해 간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행사 전날 술을 마시고 집에서 김치냉장고 경품스티커를 분실했었다”면서 “따로 사시는 어머님이 나중에 집청소를 하다 이를 주워서 전자제품대리점에서 상품을 교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주민 B씨는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고가의 상품을 몰래 빼돌린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면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도 아니고 결국 면민들을 희롱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다”고 질타했다.
한편 A씨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설악면 체육회에 뒤늦게 경품김치냉장고 가격인 55만 원을 변상하며 사태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가평=김영복기자 k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