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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김영승

베어진 나무도
그 자체로 大만족으로
그냥 안개에 젖어 있다

오늘 새벽은
내 인생 최초로
상륙한 새벽이다

차곡차곡 쌓여진 소나무는
솔잎을 속눈썹처럼 깔고
누워 있다 뺨을
맞대고 엎드려 있는
소나무는 소나무를

그러나 잘려 있다

- 김영승 ‘화창’ / 세계사


 

 

 

 

 

 

 

누군가에 의해서 ‘베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늙고 병들어 더는 살 수 없을 때, 아직 어리고, 젊고, 건강하지만 어쩔 수 없이 무엇인가에 의해 단절되고, 소외되고, 분리되어졌을 때 우린 ‘이별’이라는 말로 일축한다. ‘차곡차곡’ 쌓여지는 이별은 늘 있는 일이다. 이별은 이별을, 비 바람 속에서도 청정했던 ‘소나무는’ ‘소나무를’ 죽음으로 만난다. ‘새벽’은 언제나 ‘오늘’이었고 ‘최초’이기 때문에 젖은 ‘속눈썹처럼’ 안개로 가득하다. /권오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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