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
/송진권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부추꽃만 하얗게 피었습니다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살았었다고
뜨물 빛 부추꽃이 고샅까지
마중 나가 피었습니다
- 송진권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 걷는 사람
잃었던 사람을 되찾았을 때, 잊었던 기억을 되살렸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충만함을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잃었던 의미들과 가치들을 다시 획득하게 된다. ‘뜨물 빛’이 그렇고 ‘부추꽃’이 그렇다. 느리게 다가오는 낮은 목소리를 들은 적 있다. 고대의 유물을 들여다보는 듯 착각에 빠져들게 만드는 시인 송진권. 연자(연밥)따는 시인의 시선이 머물던 연못이 눈에 선하다. 봄이 느리게 낮은 목소리로 온다. 오고 있다./권오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