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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

                       /김용락



까시골 단촌집 철 대문 앞

어린 매화나무가

난생 처음 연분홍색 매화를

여린 가지에

수줍은 듯 피워 올리는 아침



이 세상 어디선가

외로움에 간밤을 꼬박 떨며 세운

순정한 사람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그렇게 짙은 향기가 있는 거다

 

 

시골 단촌집 철 대문 앞이다. 어린 매화나무가 기울어진 낡은 벽과 함께 나란히 서 있다. 바람과 볕이 촘촘히 잘 들고 비도 적당하다. 겨울을 나며 조금씩 자랐을 텐데 언제 그랬는지 매화나무에는 연분홍색 꽃이 피어 있다. 전에는 본 적 없다. 매화는 어린 나무가 난생 처음 피워 올린 수줍은 아침일 것이다. 아무리 단촌집이라도 어린 매화나무의 순정은 어찌할 수 없는가. 시인도 부끄러운 아침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꽃잎의 어디쯤 외로움이 한 움큼 맺혀 있는 것을 알게 된다. 풀벌레들의 그림자처럼 손닿지 않는 곳에 있더라도 금세 다가오는 외로움 말이다. 이 ‘외로움’의 집요한 다가섬은 삶의 견딜 수 없는 고통이지만, 어쩔 수 없음과 같은 말이다./박성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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