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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

중국 개혁개방을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가장 적확한 비유로 표현한 이 흑묘백묘론(黑猫白描論)은 원래 중국 쓰촨(四川)지방의 속담인 황묘흑묘(黃猫黑猫; 노란 고양이, 검은 고양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데올로기나 선입관에 구속받지 않고 오직 경제발전의 결과를 놓고 어떤 정책과 제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자는 덩샤오핑의 경제이론은 여기서 착안한 것이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최근 기본소득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불붙고 있다. 기본소득제의 원조(元祖)격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기본소득’ 논쟁에 대해 “2012년 기초연금의 데자뷰가 느껴진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2012년 대선 박근혜 후보의 경제교사였던 김종인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치고 나왔고, 어느새 기본소득은 통합당 어젠다로 변해가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 후 진보·보수를 넘어선 실용주의 노선이 전면에 등장해, 코로나 확산 이후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지사는 자신을 ‘진보, 보수 가리는 사람이 아니고 실용주의자’라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다. ‘포스트 코로나 복지모델’을 놓고 오랜만에 ‘정치권의 생산적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대편 언어 가져오기’ 전략이 있다. 2012년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가 대표적 사례다. 보수정당을 표방했던 새누리당이 김종인위원장을 영입하면서 진보정책을 선점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경제민주화 정책을 기억하는 국민은 드물다. 기본소득제와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계기로 시작된 실용주의 논쟁 정국에서 과연 누가 그러한 정책을 추진할 자격과 정치적 자산을 가졌는지도 중요한 대목이지만 누가 더 실천적 의지를 갖고 과연 국민들을 더 이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인지 냉철히 지켜볼 일이다. /심흥식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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