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신철, BIFAN)에서 SF밀실코미디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감독 최은종)가 반전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안겼다.
11일 오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현장인 부천 CGV 소풍 10관에서는 ‘코리안 판타스틱 : 경쟁’ 부문의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가 상영됐다. 이날 최은종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조병규, 배누리, 이현웅, 윤진영, 김규종, 윤재가 참석했다.
올해 ‘코리안 판타스틱 : 경쟁’ 부문은 최근 유래없는 팬데믹의 광풍 속에 마치 이를 예견이라도 했듯 황량한 미래, 전염과 재해, 인간의 고립과 생존의 문제를 SF장르 속에 담아낸 작품들이 두드러졌다.
최은종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는 2020년 지구, 노란색 액체 외계인의 침공으로 대다수 인류가 사라진 가운데 간신히 살아남은 소수의 ‘외계인 연구동호회’ 사람들이 모여든 지하벙커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다.
각자 섹터 넘버를 가지고 지하 벙커에 모여든 이들은 누군가에 묻어 잠입한 외계인을 잡아 죽이지 않으면 모두가 죽게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고 서로 의심하며 색출에 나선다.
특히 이 영화는 지하벙커라는 한 장소에서 3일간 촬영한 밀실드라마 장르의 장편영화이다.
최은종 감독은 “SF는 저예산으로 절대 안할 것 같은 장르 같지만 좋아하는 배우들과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서 기획했다”라며 “다시 한번 느끼지만 배우와 스태프들이 열정으로 같이 했기에 이뤄질 수 있었던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조병규는 극 중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이자 체대생인 도건태 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밀실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연기해야 해서 배우들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했다”며 “독특해 보이기 위해 연구하기도 했고, 모두 애드리브를 잘해서 대본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극 중 윤진상 역을 맡은 윤진영은 “감독님께서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주셔서 많은 걸 준비해서 촬영할 수 있었다”라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윤진상은 세글자로 끝난다. 그러나 평소에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배우들은 극 중 배역의 이름을 각자 정했다고 말하며 애정을 전했다.
극 중 윤미미(윤재)와 사랑에 빠지는 백마탄 역의 김규종은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이름을 들어봐서 좋았다”면서 “이름처럼 사랑하는 굉장히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미미를 지켰다”고 소개했다.
이에 조병규가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두 사람만 장르가 달랐다. 로맨스를 찍는 듯한 장면이 나왔다”고 해 배우들과 관객들이 폭소했다. 덧붙여 극 중 자신의 이름 도건태는 태권도에서 따온 배우 태항호의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이 안에 외계인의 있다’ 촬영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를 묻는 질문에 윤진영이 3표를 얻었다. 그는 “비가 많이 내리고, 촬영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배우들과 장난치듯이 재미있게 찍었다”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름처럼 진상은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끝으로 배우들은 외계인을 찾아내는 결말과 더불어 코로나19 장기화를 겪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수진 역의 배누리는 “작년 이맘때 영화를 찍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다시 한번 벙커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고, 박사 역의 이현웅은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은종 감독은 “영화 촬영 당시만해도 코로나19 발생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영화는 관객과의 만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가 세상에 나올 수 있게끔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