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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8·15 남북공동행사를 추억하며

  • 이성원
  • 등록 2020.08.14 06:18:14
  • 인천 1면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의 민간단체들이 주동이 되어 매년 6·15일과 8·15일 남북의 민간단체대표들이 함께 모여 남북정상의 615공동선언과 광복절을 기리기 위해 기념식을 갖고 종교·문화예술·여성·노동 등 각 분야별 소모임, 그리고 남북예술공연, 연회, 참관 등 남북주민들의 만남을 통해 분단 이후 각각의 삶속에서 벌어진 차이를 확인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는 새로운 문화 창조의 가능성 모색 등 남북재통합을 위한 사전 준비 모임 성격으로 매년 남과 북을 교차 방문하면서 개최한 경험이 있다.

 

통일부 직원으로 이 행사의 지원을 위해 참여했던 경험과 느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남·북간 다시 만남을 소망해 본다.

 

사실 남북 민간단체의 모임성격이라지만 북은 반관반민단체 즉 노동당 내 통일전선사업부 멤버들과 그 산하 외곽단체 회원들의 참여고, 우리측은 민족화해협의회와 7대 종단, 통일연대 등 순수민간 시민단체들이 참여한다. 그래서 일부 보수인사들은 우리측 진보진영 시민단체인사들이 북한정권에 이용되는 문제가 많은 행사로 비판도 했지만 직접 참여하여 관찰해 본 나의 생각으로는, 오히려 북측의 의도가 어떻든 북측 참여인사들은 우리측 민간단체 참여자들의 자유분방함과 다양성에 많이 놀라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실감있게 체험하는 모습을 목격한 기억이 많이 있다.

 

물론 평양을 방문한 우리측 인사들이 주체사상탑이나 만경대, 국제친선전람관을 찾는다. 묘향산에 위치한 친선전람관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외국 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전시한 장소로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포함 남측 재계, 언론계 등 우리들이 익히 잘 아는 분들의 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세계 각국 인사들로부터 받은 30여만점 이상의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북측이 제공하는 참관시설을 돌아보면서 북한체제의 독재성, 폐쇄성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갖고 북한주민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목도함으로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사회주의체제의 허구성을 현실감 있게 느낄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념식이나 분야별 모임, 남북문화공연행사, 참관 모두가 의미있게 평가될 수 있는 행사내용이지만 공동행사의 실질적 의미는 당국차원의 대결의식에서 벗어나 남북주민들의 개별적 만남을 통해 그간의 피차 반공교육과 미제식민지교육에 대한 반성과 역지사지의 관점에서의 이해와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통한 상호이해와 과거의 상처에 대한 관용과 포용의 마음을 키워가는 자리가 또한 남북공동행사의 진정한 의미라 생각된다.

 

남쪽에서 개최된 공동행사의 참관지 강화도로 향하던 버스에 동승한 북측의 H선생은 대북식량지원을 위해 북한 남포항에 갔을 때 만났던 분으로 북한의 식량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양정사업소에서 일하는 북한의 통일전선사업부 인사였다. 우리 농촌의 현실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면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차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만 보던 그의 눈빛에 너무 진지해서 말한마디 부쳐보지 못하고 그의 행동만을 주시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가 뱉은 한마디는 ‘대단하다’였다. 북한 농촌 현실을 여러차례 경험했던 나로서는 그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 내가 느끼고 배운 것은 ‘백문이 불여일견’, 자주 이런 행사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북한의 의료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은 분명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터인데 이번 장맛비로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양의 장맛비가 북한에 내리더라도 치산치수와 강의 준설 등에 문제가 많은 북한으로서는 우리의 피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피해를 입게 될 것 같다. 금년 북한주민들의 먹거리가 심히 걱정이 된다.

 

다른 축면에서 이번 어려움을 하늘이 주는 좋은 기회로 삼아 북에 식량지원 등 적극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의, 남북간 다시 만남의 기회로 삼는 지혜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남북관계가 원만히 재개되어 내년 평양에서 개최되는 8·15 민족공동행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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