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문화재단이 연극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작/연출 김예기,예술감독 이대영)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부천문화재단은 “비대면 문화서비스 ‘랜선문화배달’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예술인과 시민을 향한 응원에 문화로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연극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는 살면서 상처 입고 고독감과 극단적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젊은 남편(김승현), 젊은 아내(오정연)가 살고 있는 건물 옥상에 회사가 부도나 절망에 빠진 철수(하성민)와 한때 가수를 꿈꿨으나 신세를 한탄하는 여고생(고귀현) 등이 모인다.
철수는 “이 거지같은 세상”이라며 세상을 비관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여고생을 만난 뒤 마음을 바꿨다. 그는 “이건 어른인 우리가 잘못한거야”라며 여고생이 다시 희망을 갖도록 따뜻한 말을 쏟아 놓는다.
그때 젊은 부부가 옥상에 들이닥치자 두 사람은 몸을 숨긴다.
젊은 아내(오정연)는 대출을 받아 친구에게 몽땅 가져다 준 남편을 들들 볶으며 “착하게 사는 게 잘못이냐고? 그건 착한게 아니라 멍청한 거야. 내가 당신을 믿고 어떻게 살아?”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를 목격한 철수는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다. 아내는 남편을 믿어주고 남편은 아내를 배려해주는 게 부부다”라고 조언했다.
각자 삶에 원통해하는 가운데 옥상에 합류한 사내(양창완)까지 태풍을 맞이했다.
거친 비바람 속에 겨우 살아난 이들은 다시 원성을 높였으나 사내는 “방금 죽다가 살아났는데 싸울 일이 있겠나”라며 “가족의 소중함과 생명의 존엄성을 얘기하고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도록 사는 게 할 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들은 마치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헤쳐나가는 듯 힘을 합쳐 비상구 문을 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3일 첫선을 보인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는 오는 10월 5일까지 카카오TV 또는 유튜브 부천문화재단 채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랜선으로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문화생활을 못 즐겼는데 연극도 보고 좋다”, “안방에서 1열 관람 너무 편하고 좋다” 등 소감을 남겼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