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통일사색] 계몽군주(?) 김정은 위원장

 

근래 진보진영 유력인사가 북한 김정은위원장을 계몽군주라 지칭하여 보수진영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사건을 보면서 아직 우리사회의 대북인식에 첨예한 갈등적 요소가 많이 남아있고 국민적 합의를 기대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씁쓸한 느낌을 받았다. 북한해역에서 표류하는 우리 국민을 사살하고 부유물을 태운 북한군의 몰 인권적 행동에 대해 신속하고 용단있는 사과표시를 한 김정은 위원장의 행동을 계몽군주로 비유한 것을 보수진영에서는 3대세습 독재국가의 수장이면서 자신의 권력을 위해 자신의 후견인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고, 또한 이복형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독살한 잔인한 인간을 어떻게 계몽군주라 칭할 수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다. 필자는 여기서 김정은 위원장의 계몽군주성을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의 적이면서도 미래 함께 살아야할 동포로서의 북한, 그 집단의 지도자 캐릭터를 우리가 분명히 잘 안다면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시사하듯 앞으로의 대북정책 결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어 그의 캐릭터를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먼저 북한 김정일의 요리사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가 전한 말에 의하면, 김정은이 10대에 원산 특각에 휴가차 다녀오던 90년대 어느날 차안에서 김정은이 ‘왜 우리 국민들은 이렇게 가난하게 사는가’ 하면서 심각하게 물었다고 한다. 스위스 유학을 하면서 외국문물에 익숙한 그의 생각에 북한현실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문제의식을 갖는 나름의 애민정신이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후 곧 권력을 이어 받은 후 지금까지 정권을 안정적으로 운영한 그의 지도력을 평가할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이 등장한 2012년 한국의 정부와 대다수 대북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은 2-3년 길어야 5년내 붕괴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9년이 흐른 지금 북한정권은 더욱 공고화되고 붕괴의 조짐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기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회담을 가지면서 그의 통치능력을 발휘했다. 지도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의 통치력 중 백미는 아마도 2년전 평양 남북정상회담 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 주민 10만명 앞에서 우리 대통령에게 연설할 기회를 제공한 용기일 것이다. 북한의 당·군·정 거의 대부분의 리더들의 반대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그의 행동은 자신의 정권 안정화를 위함과 나름 민족의 장래를 생각한 용단이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보자. 먼저 국외 상황은, 무역전쟁으로 표상되는 미중 패권경쟁이 날로 심해가는 형국이다. 중국의 비상을 더는 묵과할 수 없고 자신의 일방 국제적 패권을 지속하겠다는 미국의 야심은 트럼프의 재집권여부와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다. 굳건한 한미동맹하의 안보추구와 한중경제관계의 안정적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매우 힘든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일본과의 소원한 관계의 복원도 시급한 시점이다. 국내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이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에서 우리측에 손을 내 미는 발언을 하고 있다. 우리의 국내외적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은 남북관계의 회복이라 필자는 확신하다. 남북관계의 회복은 한반도비핵화 해결 노력의 재시발점이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정부의 신한반도경제지도 정책추진을 가능케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남북간 경제가 활성화되고, 우리 경제의 활로 개척은 물론 북한 경제의 성장으로 시장의 확대 및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남북간 화해평화 무드는 미중간 화해협력의 장을 마련 할 개연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생각하자.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의 과제 해결은 우리 손에 달려있음을 명심하자. 힘이 약해서 어쩔 수 없다는 패배주의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상황을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 북한지도자에 대한 신뢰, 그리고 그와 약속한 것을 지키려는 의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