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발. 나이가 들면서 평발로 바뀔 수도 있을까? 정답부터 얘기하자면 '그렇다'이다. 여러 원인으로 후천적 평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중을 견뎌주는 발은 52개의 뼈와 76개의 관절, 64개의 근육과 힘줄, 그리고 긴장과 비틀림을 견디게 해주는 214개의 인대로 이뤄져 있다. 또한 걸을 때마다 발목 운동을 통해 발끝까지 내려온 혈액을 심장까지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한다.
발바닥을 보면 반달모양의 둥그런 아치가 있는데, 평발은 지면을 딛고 섰을 때 그 아치가 낮아 발바닥전체가 땅에 닿는다.
아치는 활의 현과 같은 작용을 해서 걷거나 뛸 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평발은 제대로 지면을 딛지 못하기 때문에 걷거나 운동을 할 때 관절의 긴장을 유발하고, 발이 쉽게 피로해지기도 한다.
발에 질환이 나타나는 것뿐 아니라 무릎이나 고관절, 척추 등에도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개 평발은 선천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40% 정도는 후천적으로 발생한다. 잘 걷지 않고, 급작스런 체중 증가나 밑창이 얇거나(혹은 두껍거나) 딱딱한 신발을 많이 신는 등 여러 원인으로 후천적인 평발이 되는 것이다.
원인을 찾아보면 발의 굴곡을 유지하는 후경골건의 기능장애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이나 비만, 류마티스 관절염, 외상에 의해 후경골건 기능장애가 발생하면서 후천적 평발이 발생된다.
몸의 무게를 지탱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발바닥의 아치가 평평해지면 오래 걷는 것이 힘들고, 발에 통증이 생긴다. 신발 안쪽이 닳거나 발 안쪽에 굳은살이 생기거나, 까치발을 못 한다면 평발의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다.
후천적 평발은 방치하면 할수록 변형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서 있을 때는 발 아치가 없어지지만 앉아 있을 때 아치가 생기는 유연성 평발의 경우에는 깔창과 맞춤형 신발 등 보조기를 이용하거나 운동,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어떤 자세를 취해도 항상 아치가 없는 강직성 평발이라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관절염 발병 위험이 높고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발의 모양을 되찾아야 한다.
평발이 있지만 통증과 증상이 없다면 일반적인 신발을 착용해도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바닥 내측 아치의 지지대가 있으면서, 신발 앞 부분이 넓고 여유 있는 신발을 신어 후경골건에 과도한 힘이 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이힐이나 플랫슈즈 등은 자제하고,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발가락으로 물건 잡기나 발끝으로 걷기, 뒤로 걷기 등의 운동도 평발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글=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박태훈 원장 제공)
[ 정리 / 경기신문 = 강경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