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열리면 제일 먼저 보이도록
맞은편 가득히 늘어놓았다, 슬리퍼까지
항상 벗어두던 그 자리에다
남은 자를 걱정하는
떠난 자의 갸륵한 배려
죽음과 삶의 동거방법이구나
날마다 이 구두로 나갔다가
돌아와 제자리에 벗어둔다고
뭔지도 모르는 온갖 상상공포에서
독거(獨居)를 지켜주는 친숙한 발 냄새.
저자 약력
안동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졸
[현대문학] 3회 추천완료
[거짓말로 참말하기] 등 14권의 신작시집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 다수의 수필집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특별상, 월탄문학상, 구상문학상 등
현재 서울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