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 아침보약 ] 존중에 관하여

 

 

왜 그럴듯한 남성조차 여성존중에 실패하는가?

 

정의당의 장혜영 의원은 당대표가 자신을 성추행한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국민들에게 발표한 글에서 위와 같이 물었다. 사실 나도 계속 그것이 오래동안 궁금했다. 왜 그럴듯한 그들이 여성을 존중함에 실패하는가? 선한 가치의 추구, 인간 진보에 대한 희망과 그것에 대한 실천을 표방하는 이들이 왜 바로 옆의 여성을 존중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궁금한 그것을 물을수도 없었고 행여 아주 조심스럽게 용기를 내어 물어도 대답은 석연치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하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니가 너무 예민하다는 말을 많도 많이 들었다. 그러던차에 나의 오랜 내적물음을 표면화시킨 장의원의 글들은 나만 아팠던 것이 아니구나 나만 궁금했던 것이 아니구나 위로가 되었다. 문제제기를 하는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국회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희망을 보았다.

 

급진적 여성주의를 표명하던 한 여성의원은 한 한의사모임에 참여해서 그 모임에서 유일한 여성이었던 나에게 건배를 청하며 자신이 여성주의를 내세우며 핍박을 받은 역사를 알려 주었다.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과거에 어떤 시선을 받았는지 알기에 그녀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었다. 그 말들 이후에 이어지는 한의학의 치료가치에 대화, 특히 인지기능, 정신건강사업 등 에서 한의학의 가치와 국민건강에 기여할수 있는 많은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료제도에서 소외되어 있는 부분들에 대한 대화에서 그녀를 보고 왜 그럴듯한 여성주의자가 한의사와 한의학의 이해에 실패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그 의문은 언젠가 신문기사에서 본 한 여대학생들이 성전환해서 여성을 획득하게 된 어떤이를 여성으로 인정할수 없으므로 입학거부를 주장했다는 기사와 겹쳐지기도 한다. 여성주의에 내포한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 말이다.

 

위의 장의원의 질문에 공감한 이유는 그가 여성과 남성을 떠나서 한 인간이 왜 다른인간을 존중하는데 실패하는가 라는 더 큰 이해에 바탕을 둔 질문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녀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기 시작한 출발인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장애가 있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처럼 좀더 넓은 시야와 경험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최근 장혜영 의원의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가 무한양당 과거 정치로 회귀하는 것의 가장 큰 이유를 자성하지 않고, 자기가 부패한 부분, 잘못하고 있는 부분, 자기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부분을 늘 외부 - 상대 당, 20대에 혹은 여성, 온갖 외부 요인-듬의 탓으로 돌리고 '나는 늘 최선을 다했고 무결하다'고 하는 지점에 대한 말들이 또 한번 내마음을 대변한다.

 

존중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물러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아마도 괜찮은 정치인들일 것으로 생각되는 그들은 투표한 시민들을 존중하는데 성공하길 바래본다. 아마도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무한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