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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예수정·손병호 부부 호흡…가족 본질 묻는 ‘파묻힌 아이’

 

경기도극단 한태숙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은 연극 ‘파묻힌 아이’가 도민들에게 가족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질문을 건넸다.

 

경기도극단은 지난 27일부터 6월 6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2021 레퍼토리 시즌으로 연극 ‘파묻힌 아이’를 진행한다.

 

‘파묻힌 아이’는 가족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샘 셰퍼드의 ‘BURIED CHILD’가 원작으로, 원시적이며 무책임한 인물들과 그들의 야만적인 시간 뒤에 남은 저주받은 인생을 그렸다.

 

연출을 맡은 한태숙 감독은 그리스신화 중 ‘오이디푸스’의 근친상간 내용을 비틀어 인간이길 포기한 채 욕망을 앞세우고 서로를 해치는 가족의 비극적인 시간을 무대에서 풀어냈다. 무대 뒷배경을 가득 채운 옥수수밭과 끊임없이 내리는 비는 음산한 분위기로 극장을 가득 채운다.

 

작품 속 아들 틸든(윤재웅)과 어머니 핼리(예수정)가 과거 충동적 관계를 맺었고, 그 사이에서 인정할 수 없는 아이가 탄생했다. 가장인 닷지(손병호)는 그 아이를 인정할 수 없어 뒷마당에 묻어버린다.

 

 

아이를 파묻은 땅은 황폐해졌고 오랜 시간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고 하나 틸든은 뒷마당에 풍년을 이뤘다며 옥수수와 당근을 한아름 들고 집안으로 들어온다. 뭔가 비밀을 감춘듯한 이 가족들 사이에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손자 빈스(황성연)와 그의 여자친구 셸리(정지영)가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셸리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막상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상상했던 인물과 같은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고 소리쳤다. 이 집을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가족들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어한다.

 

틸든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우리에게는 아주 작은 아이가 있었다고 비밀을 털어놓는다. 닷지도 자신의 피붙이가 뒷마당에 묻혀있다고 차마 묻어두었던 과거 비밀을 이야기한다.

 

한태숙 감독은 “실제 비가 내리고 옥수수밭으로 꾸민 무대 등을 통해 미술적으로 극대화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사 없이도 미술적인 접근에서 생명력을 느끼게 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무대는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이태섭 디자이너가 맡아 시각적인 요소를 더했다.

 

특히 무대 뒷배경을 가득 채운 옥수수는 기형적인 남근을 상징하는 장치라고 하니 작품을 보면서 그 의미를 하나하나 생각해보길 바란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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