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채용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협성대학교 이사장이 항소심에서 1심 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부(김경란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학교법인 삼일학원 전 이사장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협성대 총장 B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 전 협성대 교수 C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삼일학원의 이사장으로, 협성대 교원 임면과 관련한 실질적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지위를 이용해 부정한 청탁을 받아 금품을 수수했다”며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교수 채용 분야를 변경토록 하고, 다른 교수들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6년 협성대 시간강사로 근무하며 학과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던 C씨에게 “2000만원을 준비하라”고 채용 대가를 요구하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7월 C씨가 근무경력 미달로 인해 심사에서 탈락하자 한 달 뒤 C씨가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채용 분야를 바꾸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 과정에서 해당 학과에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채용 분야를 바꾸기 위한 계획안을 올리라’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학과 교수들은 처음에는 이를 반대하다가 끝내 인사권자인 A씨와 B씨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C씨는 논문 및 학사학위 허위 기재, 근무경력 과장 등 채용 지원서에 허위 사항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듬해 초 결국 교수 임용이 취소됐다.
이후 A씨는 C씨로부터 받은 돈 2000만원을 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