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자금으로 3억원을 빌린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자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60대가 중형에 처해졌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워 인간의 생명과 존엄한 가치를 훼손했다”며 “사건 현장의 CCTV와 피해자 휴대전화를 수거하고, 바닥과 출입문 손잡이를 닦아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17일 새벽 서울의 한 도박장 인근에서 채무자 B(60)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워 손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지인 B씨에게 도박자금 등의 명목으로 약 3억원을 빌려줬으나, B씨가 갚지 않자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
A씨는 사건 전날 추가로 돈을 빌려달라는 B씨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도박자금 전주 역할을 한 것을 주변에 알리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도박장에 찾아가 채무 변제를 독촉하며 B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그는 B씨의 시신을 이불로 감싸 차량에 실은 뒤 인적이 드문 낚시터로 이동해 시신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