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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시장 표창까지 받았는데”…억울한 선진교통 버스기사

12번 버스 운전만 23년.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사는 서동철 씨(63)는 버스 운전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12번 노선을 꿰차고 있어 최근 17년 동안 사고도 없었다. 지난 2015년에는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으로부터 선진교통문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까지 받았다.

 

정년이 된 서씨는 지난 달 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회사로부터 기존 노선이 아닌 신규 노선에서 일을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기존에 서씨가 몰던 12번 버스는 중구 신흥동 차고지에서 동구~부평구~서구를 다니는 노선이었다. 지난 2007년 연안동에서 신흥동 차고지 인근으로 이사를 했다. 홀로 외동딸을 키우기 위해 교통비라도 줄일 요량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서씨에게 이번에 새로 생긴 75번 노선을 제시했다.

 

이 노선은 서구 왕길동 차고지부터 계양역을 오간다. 서씨의 신흥동 집에서 왕길동 차고지까지 거리만 20㎞가 넘는다.

 

왕길동 인근은 신흥동 집값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다. 새벽 첫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3시 30분에 신흥동 집을 나서야 할 판이다.

 

정년 이후 기존 노선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서씨는 예외였다.

 

서씨는 이같은 회사의 인사 결정에 노조 지부장 A씨 입김이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A씨는 이 회사에서 8년째 노조 지부장을 맡고 있다. 서씨는 2년 전 A씨가 3번째 연임을 위해 나온 선거에서 반대편에 섰던 것이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서씨의 안타까움을 곁에서 본 동료 기사가 계약직 전환에 따른 노선 변경의 부당함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 지부장을 통해 건의하겠다. 수용여부를 알려주겠다’고 답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씨는 “평생 12번 버스를 운영했고 집도 차고지와 가까운 신흥동에 있는데 하루아침에 서구의 신규 노선을 가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그만두라는 소리다”며 “현재 회사의 노조 지부장에게 미운털이 박힌 게 원인인 것 같다. 인사권은 회사에 있지만 현실은 지부장이 왕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노조 지부장 A씨는 “서씨의 계약직 전환 등에 관여할 수 없고, 회사의 노선 변경 통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진교통 관계자도 “그동안 계약직 연장 시 노선을 바꾼 사례는 없지만 이번에는 신규 노선이 생긴 상황이다”며 “인사권은 회사에 있고 내부 방침으로 노선 변경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진교통은 지난 4일부터 75번 버스 5대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노선의 기사는 서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진 희망자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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