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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대의 미디어산책]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이 감정은 뿌듯함입니다.” 6/29일부터 16회를 달려 8/18일 막 내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마지막 대사다. 로펌 한바다의 정규직이 된 우영우는 뿌듯하다.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도 뿌듯하다. 완벽히 톱스타 반열에 올랐기에.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우영우 IP로 웹툰을 출시하였고 뮤지컬도 계약했다. 우영우 방송 전 6/23일 종가 기준 16,250 원하던 주가가 7/19일 32,800원이 되었다.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두배 되었다. 안 뿌듯하면 그게 이상하지. 투자를 결정한 스튜디오 지니의 김철연 대표와 채널 ENA의 윤용필 대표도 뿌듯하다. 올 4월 ENA리브랜딩 미디어데이 때 향후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첫 번째로 언급한 드라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다. 이름도 생소한 채널명을 TVN에 버금가게 만든 공은 윤용필 대표와 우영 우에게 있다. 이들의 뿌듯함 대신 시청자는 따듯함을 느꼈다. 영화 말아톤에서 초원이를 보면서 응원하고 인간승리에 박수를 쳤다면 우영우에서는 따듯한 마음으로 공감하고 힐링을 느꼈다. 우영우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는지, 주변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함께 성장하는지를 보여주었다.

 

1회 방송 전국 시청률(닐슨) 0.95% 에서 16회 방송 17.5% 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드라마 시청률 반등으론 아마 국내 기록이지 싶다. 이런 급상승은 우영우가 가진 화제성에 기인한다. 입소문을 타며 시청량 자체가 폭발하였다. 굿데이터의 7월 3주 차 화제성 지수를 보면 63.9% 로 압도적 1위다. 단일주차의 화제성 점수로 과거 기록이었던 “응답하라 1988” 과 “펜트하우스”를 넘어선 신기록이다. 7월 13일 넷플릭스 시청량도 비영어권 콘텐츠 1위로 올라섰다. 7월 20일 CNN은 우영우를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 평했다. 

 

우영우는 매력 있는 캐릭터다. 이를 박은빈이 눈동자, 말투, 손짓 하나로 입체적 표현을 해냈다. 동그라미 인사법도 입가에 웃음 번지게 한다. 딱 박은빈이 우영우다. 가끔씩 우영우 입을 통해서 나오는 대사도 마음에 박힌다. ”법은 마음을 중시합니다” 성공요인을 더 들자면 우영우와 연기력 뛰어난 로펌 식구들의 힐링 케미를 들 수 있다. 매회 법정 사건이 종결되는 스피디한 전개도 깔끔하다. 당연히 좋은 대본은 필수다. 착한 캐릭터들의 착한 이야기하는 MSG 가 없다. 입맛이 개운하다. 회별로 나오는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가 차별이 아닌 다름으로 제시되어 우리에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다.

 

다큐멘터리보다 드라마가 우리의 의식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데 기여한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질병관리청은 영유아 건강검진 항목에 자폐스펙트럼 진단검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알렸다. 우영우 효과다. 소위 프로그램의 선한 영향력이다. 우영우로 말미암아 우영우 주연의 드라마, 동반 출연자의 드라마, 작가의 영화까지 역주행을 하고 있다. 하다못해 법정 소재로 참고되었던 책들도 서점가에서 역주행이다. 하나가 잘되면 모든 게 잘된다. 서로의 덕이란다. 흐뭇하다. 막장드라마처럼 남 탓을 하지 않아 좋다. 

 

채널 ENA, 스튜디오 지니 앞으로 좋은 콘텐츠로 시청자를 즐겁게 해 주기 바란다. 탈지상파 하는 환경 변화 속에 CJ의 독점적 우위는 결코 산업생태계나 시청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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