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 역사 내 승강기 고장 건수가 늘어나는 한편 중국 부품 의존도가 높아 신속 복구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민주·성남 분당을)이 11일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앞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복구 1주 이상 소요는 357건, 2주 이상 80건이다. 한 달 이상 소요된 경우도 12건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부품 수급 지연으로 인해 수리가 2주 이상 소요된 80건 중 79건이 중국 부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승강기 생산업체들은 중국에서 값싼 부품을 들여와 조립해서 판매하고 있어 신속한 부품 조달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엘리베이터는 전자기판과 모터 부품에서, 에스컬레이터는 핸드레일부, 구동장치부, 스텝부, 제어부 전체적으로 수급 지연이 발생했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상하이 봉쇄에 따라 중국 공장 제작 부품 수급이 장기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기준 코레일 역사 내 승강기는 엘리베이터 1459대, 에스컬레이터는 2625대로 총 4084대 설치되어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3년 동안 승강기 고장 건수는 총 2840건이다.
승강기 고장 시 수리 완료까지 엘리베이터는 평균 31시간, 에스컬레이터는 평균 50시간 정지돼 있다. 평균적으로 원인 파악에 5시간, 부품 수급에 36시간, 보수에 2시간 소요된다.
지하철 역사 내 승강기는 교통약자의 이동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잦은 고장과 수리지연으로 승객들의 불편도 장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수리도 늦어지고 안내도 늦어지는 상황에서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또 다시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들에게 승강기 고장에 대한 안내가 잘 되도록 지하철 길안내 어플리케이션과 협업해 공지사항 등으로 바로 반영되는 실시간 연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미‧중 패권 경쟁, 침수 등 자연재해 상황 등으로 인해 부품 수급 상황이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산화율을 높여 부품 수급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관계부처 협의로 국내 생산 업체에 인센티브 부여 등 국내 조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