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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색] 쫓아가지 않고, 이끌어 가는 대북정책

 

 

근래 미 항모에 일본의 함대까지 참여하는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바른 진단과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바보짓을 하지 말라는, 우리는 한 동포가 아니냐는 절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로서야 정당한 군사훈련이지만 북한의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음이 문제의 본질인 것이다.

 

온전한 건물 한 채 제대로 남지 않고 초토화되었던 6·25전쟁의 기억, 맥아더 사령관의 핵무기 사용 계획 등 북한은 원초적으로 미국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되었다. 1980년대 말 시작된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몰락에서 갖게 된 안보 불안의 정도는 91년 말 남북기본합의서가 체결되었을 시, 북한의 회담대표단에게 헬기를 내 보내 개성에서 평양으로 모시게 했고, 대표단을 얼싸안으며 기뻐했던 김일성 주석의 행태에서도 엿볼 수 있다.

 

또한 6·15 남북정상회담 시기, 고 정주영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의 독대 시 김정일 위원장이 보여 준 행태에서도 북한이 안보 불안감을 볼 수 있다. 남북합작공단의 후보지로 북한이 신의주를 제시하자 정 회장은 전력공급 및 물류 이동을 고려하여 해주를 역 제안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오히려 남에서 가장 가까운 개성을 내주겠다고 해서 정 회장은 매우 놀랐다고 한다. 더욱이 북한근로자 임금을 정 회장은 월 200불 정도를 생각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공단의 성공을 위해 시작은 60불 정도로 하라고 지시했다는 데에서 남북교류를 통한 한반도 안정과 평화, 즉 안보불안의 해소를 바라는 마음을 볼 수가 있다. 2018년 판문점에서의 문-김 회담은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던 사건이 아닌가 생각한다.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언행,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시의 김 위원장의 행태, 그리고 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극도의 만족감 표시는 그들이 안보에 대해 얼마나 불안해 왔는가를 알 수 있게 하는 증표라 생각한다. 

 

1992년 북한의 김용순 비서가 대미특사로 미국을 방문, 미 국무부 캔터 차관에게 제안했던 북미수교가 거절된 후, 핵 개발을 통해 자신들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결심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치 않는 북한의 안보전략이 되어 왔다. 핵 포기는 북한의 체제 안전담보 정도에 따라 단계적, 동시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미사일 도발에 대웅 하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북한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자. 진정한 ‘담대한 구상’을 해 보자. 대화만이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핵 포기 등 전제조건을 달아서는 남북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국내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45만 톤을 정부에서 사들인다고 한다. 보관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수매된 쌀을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보내면 어떨까. 아무 조건 없이 진정성을 보이는 우리의 행동은 대화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한반도 평화, 나아가 남북공동체 회복은 최상의 국익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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