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쿠팡 3사(배송·물류·배달)의 산재사고 다발과 관련해 여야를 향해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국회 출석을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안전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쿠팡의 문제점은 폭염 대책의 미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쿠팡의 물류 혁신은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 시킨 대가”라며 “쿠팡은 쿠팡지부 94차, 라이더 유니온 쿠팡이츠 협의회 24차, 쿠팡 물류센터지회 20차 교섭 등 시간 끌기만 할 뿐 성실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 사무실 제공 등 기본적 노조 활동 보장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김 의장을 오는 24일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환경노동위원회에 요청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비대위원장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쿠팡 3사 업무상 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식회사쿠팡(배송)에서는 2074명이 업무상 재해 신청·157명 승인 됐으며 이중 2명은 사망 재해였다.
이는 산재 승인 기준으로 새벽 배송 경쟁업체인 마켓컬리나 오아시스에 각각 28배와 130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 쿠팡풀필먼트(물류)에서는 332명 재해 신청·297명이 승인됐고, 그중 1건은 사망재해였다. 또한 쿠팡이츠(배달)에서도 197명이 재해 신청·172명이 산재 승인을 받았다.
김태형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차장은 “쿠팡은 지역·팀·개인 평가 점수로 승급하기 위해 남보다 잘해야 살아남는 전쟁터”라고 호소했다.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쿠팡의 낮은 배달료와 ‘미션배달’ 운영 방식은 사고가 필연적으로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위 회장은 “낮은 배달료는 산재를 동반한다”며 “더 많은 배달을 위해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며 달릴 수밖에 없다. 라이더들이 용인할 수 있는 기본급이 올라가면 산재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쿠팡이츠는 한달에 600건, 800건, 시간당 7~15건 등 미션이 주어지는데 이를 하지 않으면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민병조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유급 휴게 시간·공간 보장과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가중 행위, 급성 질병·부상 등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시스템 개선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를 향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현장의 위험요소와 반인권적 노동자 통제 등을 관계 법령에 따라 즉각 처리하고 재해 발생을 묵인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