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오는 24일 10개 상임위 종합감사로 어느정도 마무리 되는 모양새다. ‘민생 최우선’을 합창하던 여야였지만 결국 ‘정쟁 국감’으로 끝났다는 평이다.
이번 국감은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이재명 민주당 대표 검찰 수사 등 현안을 두고 곳곳에서 파행과 막말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국정감사 첫날부터 여야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관련 이슈와 ‘이 XX들…’ 등 비속어 논란으로 불이 붙었다.
이날 외교통일위원회는 외교부 국감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의 국감장 퇴장 및 사퇴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인 끝에 하루동안 세 차례나 파행했다.
막말도 빠지지 않았다. 같은 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는 대통령실 이전 비용을 두고 말씨름을 하던 중 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여당을 향해 “버르장머리가 없잖아”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6일 법무부 등 대상 국감장은 야당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관련 특검 필요성을 주장하며 고성이 오가다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7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김제남 한국원자력재단 이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면서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라고 발언해 급기야 회의가 파행됐다.
12일에는 정무위원회 국감장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발언으로 발칵 뒤집혔다.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하자 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발해 결국 김 위원장은 퇴장 당했다.
행정안전위원회의 18일 경기남·북부경찰청 대상 국감도 이채익 행안위원장이 “이번 국감은 김동연 국감보다는 이재명 4년을 검증해야 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말해 시작부터 민주당 의원들 전원 퇴장하는 등 반쪽 국감이 됐다.
종감이 다다른 지난 19일에는 국정감사가 중단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검찰이 여의도 민주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민주당이 대응수위를 높여 국정감사 전면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다음날인 20일 오전 민주당은 “민생을 우선시하기로 했다”면서 대부분 국정감사를 이어갔지만, 법사위원들은 대검찰청 대상 국감에 나서는 대신 ‘검찰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불참했다.
이어 오후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국정감사를 강행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국감장에 몰려들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거세게 항의하며 국감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울러 국회 상임위는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약 27차례 파행했으며 국회에서 이뤄진 국감에서 파행이 일어나지 않은 날은 단 하루였다.
그러나 오는 24일 대부분 상임위의 종합감사에서도 여야 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 ‘대장동 특검’을 거듭 강조하는 한편 국민의힘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법사위 종합감사에서는 지난 19일 파행에 대한 책임 공방·22일 ‘서해 사건’ 관련자인 김홍희 전 해경청장 검찰 구속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카카오 먹통 사태’로 과방위 국감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박성하 SK C&C 대표 등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 서비스의 장애 반복 원인, 이용자 피해 보상 방안에 대한 질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