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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형의 생활여행] 입도세, 관광세, 환경보전기여금

 

지속 가능한 여행, 현재 화두에 오른 여행의 방식엔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만 새로운 세금의 징수 앞에선 눈을 치켜뜬다. 섬은 들어가면 그만이고 환경은 지켜주면 되며, 관광은 당연히 하는 것인데 왜 세금을 걷어야 할까?

 

제주도가 도입을 추진 중인 환경보전기여금은 관광객이 제주를 여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쓰레기와 하수, 대기오염, 교통 혼잡 처리비용을 관광객 스스로 부담하는 제도다. 이 금액은 제주의 환경, 생태계 보전 및 환경교육, 홍보 사업 등에 사용된다.

 

환경을 위한 세금이라니,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실제로 전 세계 유명한 관광지에서는 각양각색의 세금이 자연스럽게 걷히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1박 체류마다 내는 숙박세부터 당일치기를 포함해 방문마다 내는 관광세가 있고, 아시아 역시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 관광세가 존재한다. 이웃나라 일본은 골프장이용세, 입탕세, 문화관광시설세, 요트·보트세 등에 이어 2019년부터 모든 일본 방문객이 출국할 때 내야 하는 출국세를 부과한다. 태국은 2022년부터 약 1만 원을 관광세로 부과하며, 부탄은 기존의 관광세를 3배로 인상했다.

하수 및 쓰레기 처리 등이 어려운 섬의 경우는 더하다. 환상적인 바다빛으로 유명한 사이판의 마나가하섬은 풍경을 유지하기 위한 환경세를 받고, 섬의 입장 시간도 제한된다. 몰디브도 마찬가지다. 세계 3대 해변으로 유명한 보라카이도 섬에 들어가려면 환경세와 터미널 이용료를 내며, 환경을 위해 6개월간 섬 전체 폐쇄도 단행했다.

 

2002년 생물권보호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며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을 달성하고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세계적인 관광지 제주도는 관광객 급증과 폐기물 처리용량 한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생태계와 자연경관 훼손, 쓰레기, 교통, 오폐수, 지하수 문제 등으로 인해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환경은 전례 없이 깨끗해졌다. 전 세계인들이 꼼짝하지 못하는 동안 태국, 필리핀 등에서는 생물다양성이 회복되었고, 인도에서는 대기오염이 줄어 처음으로 히말라야 산맥을 볼 수 있게 됐다. 사람의 자유와 풍요로운 삶을 위해 희생되었던 자연은 사람이 자유를 빼앗긴 동안 되살아났다.

 

유로미터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지속 가능한 관광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99개국 중 한국은 78위다. 지속 가능한 관광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객 개인은 개인대로 관광지를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국가와 기업과 협회 등은 제도를 도입해 환경을 위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자유로운 여행은 한순간이 아닌 삶 전체와 후대까지 이어진다. 자유를 최대한 길고 아름답게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제도는 언제나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자유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돌아봐야 할 때다./자연형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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