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평구는 지역 경로당에 자동심장충격기(AED, 자동심장제세동기) 설치를 위해 수요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단 1곳만 설치 의향을 밝혔다.
자동심장충격기는 급성 심정지 환자의 심장 활동을 정상화하는 기기로 응급 상황이 발생활 확률이 높은 경로당에는 특히 필요한데, 예상보다 수요가 적었다.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하게 되면 한 달에 한 번씩 점검을 해야 돼 번거롭고 노인들이 사용법 등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 설치하려는 곳이 없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예전만큼 노인들이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용 인원이 많을 경우 60~70명에 달하지만 대부분 20명 내외다.
이전까지 경로당은 노인들이 여가 생활을 즐기고 친목 도모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치매 예방 교육, 상담 등 노인 복지 사업을 진행하는 지역 거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로당이 오랜 시간 문을 닫으며 이용률이 떨어졌고 노인정 외에도 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등 노인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늘었다.
텃세 등으로 경로당 이용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노인 복지 사업의 거점이었던 경로당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숙희 부평구의원(국힘, 갈산1~2·삼산1)은 “노인 인구는 많아지고 있지만 텃세 등의 문제로 경로당에 유입되는 인원은 적다”며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과 함께 무릎이 좋지 않은 노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탁자와 의자를 설치하는 등 시설적으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는 현재 지역 경로당에 안마 서비스나 노래 교실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양곡과 운영비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경로당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경로당을 찾는 사람들은 노래 교실이나 체조 같은 신나는 프로그램을 선호한다”며 “노인복지관과 함께 고민해 수요가 많은 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경로당을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인천 = 김샛별 기자 ]